에피소드 모음

------------------------------------------------------------------------------------------------------



“다친 데는 없어?”


조종실에 도착해 조종석에 앉은 프레이를 보며, 카라는 말했다.


“…그래, 괜찮아.”


프레이는 그녀에게 거짓말을 하며, 왼팔의 저릿거리는 고통을 참고서 조종간을 두 손으로 잡았다.


“그래서, 이제 어떻게 할 생각이야?”


“도시에서 멀리 벗어난 다음에 착륙시키고, 그 다음에 이 함선 안을 뒤질 거야. 도시 상공에 떠 있으면 놈들이 지원을 오기까지 얼마 걸리지 않을 테니까.”

“그러면 이 함선 안에 네 친구가 잡혀 있다고 확신해?”


“너도 그 오르카가 말하는 걸 들었잖아, 납치한 사람들은 대부분 이 함선의 감옥 구획으로 잡아간다고 말이야.”


“그래, 하지만…그 사람이 잡혀간 건 겨우 몇 시간 전이고, 이 함선은 그 시간에 도시 상공에 있지도 않았잖아? 그럼 그 사람은 아직 이 함선에 도착해 있지 않은 거 아냐?”


“…그렇지. 젠장.”


행동이 급해서 그걸 미처 생각 못했다며, 프레이는 헬멧 속에서 미간을 찌푸렸다.


“그럼 너무 빨리 벗어나진 말고, 천천히 가자. 우리가 함선을 점거하고 있는 게 티가 나지 않도록 말이야.”


프레이는 계기판을 조작하려 그것에 손을 뻗었고, 레버를 당겨 우주선의 속도를 낮췄고, 이내 도시를 빠른 속도로 벗어나던 우주선은 이내 도시 경계에서 나아가는 것을 멈췄다.


“아예 멈추면 더 티가 나지 않을까?”


“레이더를 봐. 뒤에서 왕복선 한 대가 오고 있어.”


프레이의 말대로, 계기판의 레이더는 순양함의 후미에 왕복선 한 대가 접근하고 있음을 알리고 있었다.


이내 들어오는 통신 요청에, 조종사는 떨리는 손으로 계기판에 달린 통신기를 집어들었다.


[야, 왜 이리 빨리 가는 거야? 죽고 싶어!?]


조종사는 통신기를 통해 튀어나온 거친 말투에 겁을 먹고서 입을 다물었고, 그것을 본 프레이는 턱짓으로 조종사를 가리켰다.


그것을 본 카라는 조종사의 뒤통수에 블라스터를 겨누며 나지막히 협박을 가했다.


“뭐라고 대답이라도 좀 하지?”


자신의 뒤통수에 닿는 차가운 총구에 감촉에, 조종사는 겁먹은 눈초리로 계기판에서 통신기를 뽑고서 입을 열었다.


“…죄송합니다, 엔진 출력 조절장치가 조금 말썽이라서…”


[핑계 대기는. 오늘 실수는 네 월급에서 나갈 줄로 알기나 하라고.]


“…알겠습니다.”


[도킹을 준비해. 오늘 갓 잡아온 빚쟁이가 있으니까.]


조종사는 떨리는 손으로 통신기를 다시 계기판에 꽂아 놓았고, 프레이는 그런 조종사를 잠시 바라보더니, 이내 자리에서 일어나 조종석을 나섰다.


“어디 가?”


“도킹 베이. 넌 여기서 그 녀석을 감시하고 있어.


그렇게 말하고서 엘리베이터로 향하는 프레이를 잠시 바라보던 카라는, 이내 조종사에게 시선을 돌리며 물었다.


“넌 이 갱단을 위해서 일해? 조직원이야?”


“…아뇨, 전 그냥 고용된 조종사에요, 저년들 동료가 아니라고요! 저년들한테 용무가 있는 거면 저랑은 상관없는 일이잖아요!”


“상관은 있지. 넌 걔네 돈을 받아서 먹고 살잖아.”


“그렇기는 하지만-윽!”


갑자기 선체가 크게 흔들린 탓에, 카라와 조종사는 비틀거리다 바닥에 넘어지고 말았다.


“무슨…”


조종사는 다시 급하게 조종석에 앉으며 레이더를 확인했고, 레이더에 조금 전의 왕복선 말고도 정체 모를 두 대의 소형 우주선이 더 잡히는 것을 보고서 당황했다.


“뭐야, 뭐가 우릴 공격하고 있는 거야?”


“…정체 모를 우주선들이에요-젠장!”


다시 날아오는 레이저 캐논의 포화에, 조종사는 욕지거리를 내뱉으며 엔진의 출력을 올리고서 방어 시스템을 작동시켰다.


이내 순양함의 위쪽에 달린 레이저 캐논 포탑은 위에서 따라붙는 전투기들을 향해 포문을 열었고, 전투기들은 포문의 사각으로 이동하기 위해 순양함의 전방으로 날아갔다.


조종사와 카라는 조종석의 창문으로 그 전투기들의 모습을 보고서 표정을 굳혔다.


“…타이 파이터!”


그 특유의 트윈 이온 엔진이 내는 엔진음에, 조종사는 사색이 되었다.


“이건 순양함이잖아, 겨우 전투기 두 대에 왜 쪼는 거야!”


“…타이 파이터들은 절대 단독으로 움직이지 않아요. 그래서 타이 파이터들이 날아다닌다는 건…그걸 함재기 삼는 모함이 나타났다는 거예요.”


한편, 도킹 베이로 향했던 프레이는 함선이 흔들리자 복도의 벽을 짚고서 넘어지지 않도록 버티며 중얼거렸다.


“…망할, 들켰나?”


욕지거리를 중얼거리며, 프레이는 도킹 베이를 수동으로 열어버리고서 바깥에 보이는 왕복선을 향해 날아갔다.


그리고 그는 왕복선의 조종실을 향해 블라스터를 발사해 유리창을 깨트리고서, 그 안으로 침입하며 왕복선을 몰고 있던 오르카를 스턴 블라스트로 기절시켰지만, 이내 들려오는 트윈 이온 엔진의 소리에 다급히 위를 올려다보았다.


“…이런 망할.”

프레이의 눈에 들어온 것은, 행성의 궤도에 떠 있는 거대한 전함, 임페리얼급 스타 디스트로이어였다.


“…카라, 이거 보고 있어?”


[…응.]


카라 또한 순양함의 창문을 통해 스타 디스트로이어를 보며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이런 변방 행성에 왜 제국의 전함이…]


“그것만이 아니야, 조금 전에 타이 파이터가 날아가는 소리가 들렸어. 제국이 본격적으로 이 행성에 손을 뻗치려는 거야.”


프레이는 조종실에서 뒤의 화물칸으로 가는 문을 열며 말을 이었다.


“한시라도 빨리 이 행성에서 떠야겠어.”


프레이는 그렇게 말하며 화물칸 안으로 들어갔고, 그 안에 잡혀 있는 수많은 사람들을 본 프레이는 놀라며 말했다.


“…카라, 아무래도 좀 큰 문제가 생겼어.”


[무슨 문제?]


“납치된 사람이 제이 한 명만이 아니야. 하나, 둘…어림잡아도 열 명은 넘어.”


“제이 한 명만 구해서 나와, 지금 순양함이 타이 파이터들에게 공격받고 있어서 다른 놈들까지 신경 쓸 여유가 없어!"


왕복선 바깥에서 들려오는 레이저 캐논의 발포음에, 프레이는 망설임 없이 기절해 있는 제이를 들쳐 업고서 왕복선의 깨진 조종석 유리창을 통해 열려 있는 순양함의 도킹 베이로 향했다.


도킹 베이를 통해 다시 순양함 내로 들어온 프레이는 여전히 기절한 제이를 어깨 위에 들쳐 업은 채로 조종실로 향했고, 기절한 제이를 조종석 뒤의 좌석에 내려놓은 채로 조종간을 잡았다.


“이제 어떻게 할 거야? 타이 파이터들이 계속 따라붙고 있어.”


“생각이 있어. 좌석에 앉고 안전벨트 매!”


그렇게 말하며 프레이는 갑자기 조종간을 위로 당겨 순양함을 급상승시켰고, 순양함이 지면과 거의 수직을 이루는 각도까지 기울어지자, 프레이는 반중력 장치를 끄고서 이온 추진 엔진의 출력을 올려 대기권을 벗어나기 시작했다.


“프레이!? 지금 뭐 하는 거야!”


프레이는 대답 없이 레이더를 쳐다보았고, 아직도 두 대의 타이 파이터가 레이저 캐논을 쏘아대며 자신의 후미를 따라오고 있는 것을 보고서 조종간을 더욱 올려 선체가 지면과 완전히 수직을 이루도록 했다.


조종실 안을 가득 채우는 비상 알람음을 무시하며, 프레이는 타이 파이터들이 순양함에 거의 달라붙은 것을 확인하고서 엔진 출력을 담당하는 레버를 확 당겨 엔진을 단번에 꺼 버렸다.


“프레이!?”


카라의 당황한 목소리와 함께 함선은 빠른 속도로 추락하기 시작했고, 타이 파이터들은 추락하는 함선의 앞으로 나아가버렸다.


그와 동시에 순양함의 타겟팅 컴퓨터에는 두 타이 파이터가 록온되었고, 프레이는 조종간의 발사 버튼을 눌러 타이 파이터들을 향해 레이저 캐논을 발사했다.


방어막이 없는 소형 전투정인 타이 파이터는 그대로 레이저 캐논에 산화되었고, 프레이는 다시 엔진 출력 레버를 밀어 엔진을 가동시켰고, 순양함은 그대로 공중에서 거꾸로 한 바퀴를 돌아 지면과 다시 수평을 이루었다.


“…이런 거 하기 전엔 말 좀 하라고!”


“급해서 어쩔 수가 없었어. 가자.”


“어디로?”


“도시로 돌아가야지. 넌 알아서 탈출하던가, 갱단으로 돌아가던가 해라.”


프레이는 조종사에게 말하며 자리에서 일어나 제이를 깨웠고, 카라 또한 좌석에서 일어나며 프레이에게 말했다.


“어떻게 돌아갈 건데?”


“이게 있잖아.”


프레이는 자신의 제트팩을 가리키며 말했다.


“나랑 그…제이라는 사람은?”


“걱정 마. 그건 새틴한테 맡겼으니까.”


그 말과 함께, 프레이는 허리춤에서 위치 추적기를 꺼냈다.


“지금 우리 쪽으로 오고 있을 거야.”


그리고 프레이가 그렇게 말하자 마자, 순양함의 옆을 프레이의 YT-1300 함선이 지나갔고, 카라는 그것을 보며 반색했다.


“일어나, 제이.”


제이의 뺨을 때려서 그를 깨우며, 프레이는 그를 억지로 일으켜 카라와 함께 조종실의 밖으로 향했다.


새틴은 YT-1300의 조종석에서 뒤를 힐끗 보더니, 속도를 줄이고 고도를 낮춰 고잔티 급의 도킹 베이 쪽으로 접근한 뒤, 상단 해치를 열어 도킹을 시도했다.


순양함의 속도와 자신이 모는 함선의 속도를 맞추며, 카라는 두 함선의 도킹구를 맞춰 도킹을 완료했고, 이내 프레이 일행은 도킹 해치를 통해 YT-1300의 내부로 들어왔다.


조종실로 와 조종간을 잡으며, 프레이는 새틴에게 물었다.


“수고했어, 새틴.  수리 대금은 얼마나 냈어?”


“안 냈습니다.”


“…뭐?”



------------------------------------------------------------------------------------------------------

타이 파이터


은하 제국의 주력 전투기로, 트윈 이온 엔진 시스템(Twin Ion Engine, 줄여서 TIE.)을 탑재해 대기권 내와 우주권 모두에서 재빠른 속도를 자랑했다.

기본 무장은 레이저 캐논 2문 뿐이며, 기종에 따라 추가 무장을 장착하기도 했다.


단점은 방어막이 장착되지 않고, 양 옆의 날개를 겸하는 솔라 패널 덕에 피탄 면적 또한 넓어 격추되기가 쉽다는 것이지만, 은하 제국은 이러한 단점을 타이 파이터의 물량을 많이 만드는 것으로 보완하고 있다.

------------------------------------------------------------------------------------------------------

스타워즈 전통의 야라레메카 등장. 

그리고 야라레메카답게 등장한 화에서 바로 격추당헤버리기.


오늘도 부족한 글 읽어줘서 고맙다, 몬붕이들아.


댓글과 피드백은 언제든 환영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