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신은 비늘이 듬성듬성 돋아난 인간형인데 하반신은 그야말로 이무기와 같은 몬무스.


 평소에는 꼬리 끝부분을 입에 물고 다니며, 특별한 일이 아니면 입에서 꼬리를 뱉지 않는다.


 한 남자아이는 그 이유가 몹시 궁금해서 우로보로스에게 직접 물어봤다. 


 "꼬리 끝에서 체액이 나오거든, 나한테는 아무 영향이 없지만, 남들에겐 독이 되는거야."


 그렇게 말하곤 우로보로스는 입에서 꼬리를 빼내어 꼬리 끝부분을 보여줬다. 끝부분에 구멍이 나 있는 것이 마치 물을 뿌리는 호스와 같았다. 물론 구멍 자체는 호스라 부르기 힘들 만큼 작았지만.


 의외로 시시한 이유여서 조금 실망한 남자아이는 다른 것을 물었다. 남들이 체액을 마시면 어떻게 되냐고.


 그러자 우로보로스는 되물었다.


 "궁금해?"


 소년이 긍정했다.


 "정말로?"


 소년이 다시 긍정하자, 우로보로스는 꼬리를 소년의 입에 박아넣었다. 너무나 빨라서 소년은 저항하지 못했고, 우로보로스의 힘이 너무 강해서 꼬리를 빼낼 수도 없었다.


 "그러면 직접 마셔보렴 꼬마야."


 우로보로스는 연금술에서 완전함을 상징한다. 우로보로스의 꼬리에서 나오는 체액은 완전함의 영약 엘릭서의 재료가 된다. 


 하지만 마물의 마력으로 인해 변이된 우로보로스의 체액은 완전함의 미약이 된다. 


 한 번 맛을 본 것만으로도 극도의 쾌락을 느끼며 정신이 침식당한다. 남성이라면 그 즉시 우로보로스의 남편이 될 것이며, 여성이라면 그 즉시 마물이 되어버릴 것이다.  


 그 꼬리가 입에 들어온 순간, 소년의 운명은 결정되어버린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