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에 내던 보험료가 너무 비싸서 보험 새로운거 알아보고있었는데 마침 보험광고가 나오는데 조건이 너무 좋은거야. 그래서 와 이거 사기아닌가? 생각 들면서도 전화 걸었더니 갑자기 남자냐고 묻는거야. 그래서 좀 갸우뚱 하면서도 그렇다고 했더니 갑자기 상담원 목소리가 확 밝아지며 몇일날 보험사 직원이 필요한 서류를 들고 만나러 갈테니 읽어보시고 결정하라는거야. 

근데 그 보험사 직원이랍시고 온게 데몬이었음. 밥먹고있는데 걍 창문으로 날아서 들어오더라고. 여기서부터 바짝 긴장했지. 영악한 데몬들이 계약에 손대기 시작하면 무슨짓이 일어날지 모르니까. 


"당신이 몬붕씨...인가요?"


"네 맞는데요, 당신이 그 보험사 직원인가요?"


"맞아요. 후후..어쩜 이리 멋진 고객님인지...역시 제 촉은 틀리지 않았군요. 그럼 여기 자세한 서류들을 드릴테니 한번 읽어보시고 결정해주세요"


데몬으로부터 받아든 서류 뭉치를 한글자 한글자 다 읽어보기 시작했지. 투명잉크같은 수작을 안 부려놨나 줄 간격까지 확인해가며 읽었는데 미심쩍은 부분은 의외로 없었어. 근데 그렇게 집중을 해서 10페이지쯤 읽고나니 지치더라고. 그래도 다 읽고난 결과 조건은 광고대로 매우 만족스러웠기에 나는 서명란에 서명을 했지. 그런데 여기서 실수를 하고 만 거야.


필요한 개인정보 수집에 동의합니까: 예

해당보험의 이용약관에 동의합니까: 예


에 전부 서명을 하고 나자 갑자기 데몬은 얼굴을 살짝 붉히며 미소를 짓더니


"어머, 그러고보니 이용약관이 한페이지 더있었는데 보여드리는걸 깜빡했군요"


라는거야. 그러면서 가방에서 다른 서류와 달리 검은색 종이를 꺼내더니 보여줬어. 거기에는 파란 글씨로


OO보험 이용약관:


해당 보험에 가입함으로써 고객은 눈앞의 데몬과 부부가 되었음에 동의한것으로 간주한다.

두 사람은 평생을 서로만을 사랑할것을 맹세한 것으로 간주된다.

아내가 된 데몬의 남편의 어떤 요구던 들어줄 의무가 있으며 남편의 사랑에 보답하며 살 것을 맹세한다.



같은 글자가 씌여있었어. 좆된걸 직감하고 고개를 들자 거기에는 얼굴에 홍조를 띄운채 미소짓는 데몬이 있었지.


"그럼 잘 부탁드려요, 고객ㄴ...이 아니라...자기♡"



니들은 나처럼 눈뜨고 코베이듯 결혼당하지 말아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