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시대 전반적인 국가들의 여성 인권이 매우 열약했으며 사회적인 표현의 억압 강도가 매우 높았던 편이야.

하지만 그냥 그렇게 살았던 것은 아니야. 여성의 삶은 전반적으로 억압되었지만 그 각각의 양상은 다채로웠지.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자신의 욕망을 표현하고자 하는 노력이 있었으며 그 중 하나가 문학 부분이고.

무력과 지력을 갖춘 여성 영웅들이 나오는 작품들은 그러한 욕망의 반영 중 하나.

하지만 이런 밝고 희망찬 입신양명의 이야기들 말고도 다른 방식의 이야기 또한 있었으니.

죽은 다음에야 본성과 욕망을 인정받고자 하는, 어쩌면 살아서는 불가능하기에 죽음으로 이루는 여성들의 이야기도 있었다.

이 이야기 중 한국에선 대표적인 것으로 홍재추와 여승』이라는 이야기가 있지. (중국의 이야기는 窦氏, 일본은 吉備津の釜 참고)


역사적으로 뱀은 성적인 상징이며 애욕과 욕망의 상징, 그리고 여성의 상징이기도 했어.

가장 널리 알려진 예는 릴리트(리리스)가 선악과의 뱀으로 변해 복수를 했다는 이야기나, 불교에서의 뱀이나...예시는 아무튼 많다.

홍재추와 여승은 이러한 상징이 잘 사용된 이야기 중 하나야.



홍재추라는 자가 있었는데, 이 사람이 선비였던 시절 이야기다.

홍선비가 언젠가 산길을 걸어야 했던 일이 있는데, 가다가 소나기를 만나서 암자로 피해야 했지.

그런데 그 암자에 17살 쯤 먹은 젊은 여승이 홀로 있는거야.

뭔 일이 있었는지는 난 잘 모르겠지만 홍선비랑 여승은 하룻밤 사랑을 같이 하게 되는거야.

그리고 홍선비가 여승에세 아무달 아무일에 데리러 가겠다고 말하고는 길을 떠났지.

그러나 홍선비는 얼마 안가 남방절도사로 승승장구하고는 여승을 잊어 약속한 날이 지나도 돌아오지 않았어.

여승은 하염없이 기다리다 병들어 죽었지.

어느 날 자고 있는 홍절도사 위에 도마뱀이 한 마리 나타나.

곤 바로 내쫓았지.

그래도 돌아오자 잡아서 죽였어.

그날 밤 잠을 자고 있는 홍절도사를 뱀이 나타나서 휘감아.

밤 중에 깜짝 놀라서 사람을 시켜 잡아 죽이니 점점 뱀이 커진 채로 새로 나타나더니

결국 거대한 구렁이가 되어버렸어. 이렇게 커지니 사람들이 잡을 수가 없고 구렁이는 홍절도사 몸을 휘감으며 기어다녔지.

마침내 죽은 여승이 구렁이가 되었음을 깨달은 홍절도사는 결국 그 구렁이를 항상 자기 방에 두고 나갈 때도 대리고 나가.

그러다가 얼마 안가서 정신이 쇠약해지더니 얼굴빛이 파래지며 병들어 죽었다고 하더라.



뱀은 애욕과 욕망의 상징이지...

매일 밤 거대한 구렁이가 몸을 휘감으면 정신이 쇠약해질 수 밖에 없지..암 그렇고 말고..

사회적인 시선과 관련해서 이 이야기에 대한 해석이 깊게 나온 글이 있는데, 관심 있으면 밑에 첫번째 링크를 타보는게 좋아.








주요 참고 논문

고전 문학 속 여성들의 解寃으로서의 變異에 관하여 - 한국의 『홍재추와 여승』, 중국의 『窦氏』, 일본의 『吉備津の釜』을 中心으로- (kci.go.kr) 

다른 한국의 비슷한 이야기와 해외의 이야기 소개되어 있음, 홍재추만 관심 있으면 12 페이지에 해석이 더 나와있다.


韓·中·日 고전문학 속에 보이는 여성과 뱀 (kci.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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