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글 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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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 세계관-


로키[Loki]


라우페이의 딸. 서리 거인. 변신술의 귀재, 트릭스터, 아스가르드의 제일가는 꾀쟁이. 그러나 그 장난끼 때문에 그녀의 능력이 진정으로 높이 평가되는 일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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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거나 지금- 로키의 귀환. 당연하게도 로키는 어이없어 한다. 왜 나때문에 니 휴가가 짤리고, 그게 뭔 상관이냐는듯 말이다. 그야 뭐 누가 들어도 그렇겠다만.


"그게 왜 내 탓이야."


"여기로 들이박자고 주장한 놈 누구?"


"........"


당연하게도 그 말을 듣자마자 로키는 물론이고, 같이 듣고 있던 발두르, 그리고 어느세 깨어난 토르 역시 침묵을 유지한다. 길길이 날뛸줄 알았건만, 곧 바로 나를 보고는 그 토르도 얌전해진 상태다.


그야, 손가락으로 누르면 죽는 상대한테 덤벼봐야 명예건 뭐건, 그냥 곧 바로 발할라행이니까. 크투가한테 덤벼서 깨진 상태고 그 크투가가 지금 내 옆에서 두 눈 부릅뜨고 쳐다보고 있으니 그러지도 못하겠고.


대놓고 마그니와 모디를 싸움으로만 제압하라면 아마 난 못할거다.


찍어 누르는 건 가능해도 말이다.


어쨌거나 그 이야기를 할 놈이면 단 한놈 뿐이다.


-너지? 로키, 아무 양심의 가책도 없이, 다른 세상을 자신들의 먹이로 삼자고 주장할 건 너 밖에 없거든.


"왜 나라고 생각하지?"


-프레이야는 네가 있으니 그럴 필요가 없을거고, 그럴 지혜도 없고, 토르는 순박하기 짝이 없고, 발두르는 자기가 죽었으면 죽었지, 이런 결정을 내리진 않을테니까. 아무런 양심의 가책도 없이 그런 짓을 할 놈은 너 밖에 없잖아?


"네놈, 참 성격 더러운 새끼로군. 술집에서 봤을때부터 느꼈다만. 명확한 증거도 없이 날 의심하고 있어."


-아니어도 상관은 없어. 왜냐고? 너희들도 여기가 어떻게 되든 상관 안했으니 진실이 어찌되든 상관 안할 뿐이야. 


당연하게도 로키는 표정을 굳힌다. 대놓고 증거도 없이 몰아붙이고 있으니 기분이 더럽지 않을리가 있나? 당연하게도 내 심증뿐이고, 그 심증만으로 의심당하고, 정황상 토르도 로키를 바라보고 있는 걸 보면 뭐 빼박이다. 


그래서,


그게 뭐 어쨌다는건가.


이것들은 여기 오면서 이런 일을 예상했는가? 내 알바인가? 우린 여길 차지하면 그만이야! 하면서 들이닥쳤겠지.


세상의 모든 것을 피해 온 사람들의 안식처를 자신들의 요새로 삼으려고 들이밀기까지. 어느게 진실이든 아무 의미없다는 거다.


중요한 건 행동에 의한 결과다.


이것들이 왔고, 이놈들 때문에 또 한 번 개판이 났다는 것. 그게 중요하다.


-중요한 건 결과고, 너희들은 라그나로크 피해서 여기 왔고, 나한테 도움을 요청하려고 했다는 점이지. 게다가 프레이야는 대놓고 토착신에게의 자리 찬탈을 나한테 요구하고 있고. 너희같은 아무래도 좋은 [이방신]들만이 그런 짓을 거리낌없이 할 수 있지.


"그렇다면 죽으란 소리냐. 여기 온 이상 너한테도 남의 일은......."


-죄다 양심이 터진 새끼들 뿐이군. 여기다가 재앙을 몰고와놓고서, 어떻게든 해보라고? 좇 같은 소릴 하는 혀를 뜯어내질 않으니 개 좇 같이 지껄이는 군.


뿌드득-!!!


"크으윽!?"


그리고 로키의 한쪽 다리를 뜯어낸다. 미처 피하지도 못한체, 다리 하나를 뜯어낸다. 깨끗한 절단면. 말 그대로 공간 그 자체를 박리해낸 것으로 지금 로키가 있는 빈 다리에 있는 검은색의 허수 공간. 그리고 내가 들고 있는 다리. 그야 뭐, 저 빠른 다리로 도망가봐야 도망치지도 못할테지만, 귀찮은건 정말 딱 질색이다.


그리고 이 능력들은, 그레이트 올드 원 중에서도 니알리가 극찬할 정도로 빠르게 배운 능력들이고, 상대가 눈치채지 못할 정도로 은밀하게 적을 불구로 만들고 시작할 수 있다. 그 다리에 룬을 걸어둔다.


원한다면, 언제든지 그 다리를 빼앗을 수 있도록 말이다.


정말로 태어난지 얼마 안 된 그레이트 올드 원들을 노리는 이들이 많다는 걸 새삼 느낀다.


그리고 니알리는 그녀들을 보호한다. 그야 이렇게 어떻게든 그 힘을 이용하려고 드는 불나방들. 특히나 강력한 힘을 잠재하고 있는 이들을 니알리가 보호하고 다녔다고 했으니......그 이유를 알것 같다.


.......정말로 역겹다.


"......어느....틈에-"


-내가 지금 너희들을 죽이지 않고 봐주는 이유는 너희가 싼 똥은 너희가 치우라는 의미에서 살려두는 것 뿐이야. 그리고, 귀찮거든. 애초에 그냥 그렇게 보내줄때 갔으면 좋았는데, 왜 여기와서 나대는거야 대체.


"........살고 싶었을 뿐이야. 그리고-"


-오, 그게 자신의 감정이 절제되더라도 말인가? 그리고 그걸 묵인한 네놈들도, 어쩔 수 없다며 따른 것도 말이야.


"외부인이면서 입 함부로 놀리지 마라! 어머니께서 얼마나 이걸......."


그리고 토르가 항변하듯 말한다. 뭐, 그 말대로다. 외부인이다. 허나, 외부인에게 끼어들지 말라고 해놓고, 그 외부인이 있는 곳으로 쳐들어오는건 무슨 심보냐 너희들. 당연하게도 내가 그걸 이해해줘야 할 의무도, 의리도 없다. 애초에 이것들 목적은 프레이야와 별반 다르지 않다.


-그래서, 나더러 오! 눈물겹습니다! 도와드리겠습니다 으허허헝~ 팡파레~! 해주길 바란거냐? 그리고 외부인보고 끼어들지 말라고 해놓고 너희들은 외부인에게 들이민다? 코미디하냐 등신들아? 씨발 그럴거면 아예 쳐 오질 말던가 개새끼들아. 뻔뻔한걸로 날 웃겨 죽이려고 했다면 100점 만점이야. 그래놓고 도와달라? 푸하하하하!! 아이고 맙소사~


당연하게도 진짜 웃기는 일이다. 지들 일에 신경쓰지 말라면서, 지들 일은 여기로 끌고들어오는 뻔뻔함이란. 대놓고 도와달라고 대가리 박았다면 생각해볼 여지라도 있지만, 멋대로 밀고 들어와서 꼬맹이 하나한테 다 따먹히고 이 지랄나니 짜증날만도 하다.


*대체 뭘 어떻게 해야, 그런 뻔뻔한 사고 방식으로 살 수 있는거냐? 너희 신들은 죄다 그런거냐? 자, 너희들이 우습게 여기는 필멸자하고, 너희들의 차이가 뭐지? 주둥이가 있다면 대답해봐 이 개새끼들아. 


"그만, 클라크. 너무 흥분했어. 그리고, 그건, 다른 이들은 견디지 못해."


그리고 니아가 말한다. 그리고 니알리 역시 말한다. 주변이 일그러져보일정도로 심각한 혼돈 상태에 이르렀다. 당연하게도 감정 억제가 제대로 듣지 않을 정도로 단단히 빡쳐버렸다. 


그리고 니알리가 내 손을 잡고서 나에게 말했다. 니아가 나의 인간성의 브레이크를 잡는다. 그녀가 펼친 붉은 거미줄이 내 기운이 터져나가지 않게 억제시키고 있었고, 니알리 역시 마찬가지. 크투가 역시 안색을 굳히면서 겨우 견디고 있는 와중이고.


그리고 니알리가, 나의 차가운 [왕의 이지]의 브레이크를 잡는다.


"화난건 이해해. 잘 진행되고 있던 계획이, [외부의 쓰레기]들 한테 망가졌을때, 짜증도 나겠지. 하지만, 너는 왕이야. 짜증나더라도, 세상을 부숴버리고 싶을 정도로 짜증나더라도 냉정해져야해."


추태를 보여버렸다. 당연하게도 짜증이 제대로 났으니까. 그야 이비를 비롯해서 자식들 재롱볼 생각 하면서 남은 휴가를 보낼 생각이었는데, 지금 하인리히는 마왕에게 가서 곧 바로 계엄령을 때렸고, 나 역시 준비해야 하는 상황이다.


.........너무 뼈아픈 상황이다.


그거 말고 전황?


........끼어들 수 있을리가 있나. 기껏 해봐야 후방을 지키는게 끝이다. 너무나 강대한 존재가 이걸 처리하겠다고 끼어든다면, 그 토대를 전부 박살내고 만다. 그렇기에 끼어들 수가 없다. 가진 힘이 클 수록 조금만 움직이면 세상은 박살난다. 그렇기때문에 이 행성이 박살나지 않게 힘을 쓰는것이 고작인 상황이다.


수많은 존재들이 살아가는 이 행성이 어떻게 되건 상관없다는 듯 안하무인으로 행동하는 모습. 그들이 있던 행성보다도 3배 이상 큰 행성이다. 당연하게도 탐날만도 하겠지. 다시 부수고 자기들 입맛대로 세우면 그만이니까.


.........


생각해보니까. 솔리아스는 대체 여기서 얼마나 오랫동안 있었던 걸까?


얼마나 여기서, 자신의 행성에 찝적거리는 멍청이들을 봐왔던걸까. 그리고 자신이 나선다고 해서, 모든게 다 쉽게 됐을까? 아니다.


절대 아니라고 단언할 수 있다.



힘을 원했던 적이 많았지만, 지금만큼은 짜증나기 짝이 없다. 


세상을 좌지우지할 힘을, 너무 어린 나이에 받아버렸다. 그리고 그걸 원하는, 그 힘을 이용하기 원하는 이들이 이렇게 불나방처럼 쫓아오고. 지치기 짝이 없다. 그들이 그렇게나 우습게 여기는 필멸자들도, 내 입장에선 별 차이도 없다.


그리고, 그 필멸자들의 아우성, 이기적인 모습들, 외부의 존재들의 개입까지.


나 같아도 아무래도 좋다는 식으로 변해버릴 것이다. 지금도 충분히 그러고도 남지만, 그렇다 쳐도 내 친구가 편하게 천수를 누리게 해주고 싶었기에 이렇게 움직이는거다.


그리고, 나는 나이프 하나를 꺼내어 그대로 책상 위에 박는다.


탁-!


".......딱 하루의 기회를 주지. 이 상황을 어떻게 제압할 건지에 대해서, [내 마음]에 들게 구상해와. 대답이 만족스럽지 못할 경우 죽는다. 도망쳐도 죽고, 인질극을 벌여도 죽고, 자살해도 영혼까지 끌고와서 죽지도 살지도 못한체로 고문해주겠어."


".......제르갈이 가만히 있지 않을텐데?"


로키의 지적. 물론 그 영혼의 윤회, 순환을 담당하는 [죽음의 대신]이 평소라면 그걸 방관할 일은 없겠지만 이미 케제프의 사건으로 그녀와 나의 힘겨루기가 끝난 상태다. 굳이 따지자면 나도 죽을 확률이 높지만, 그녀는 확실하게 죽는다. 운 좋으면 공멸이고, 지면 확실하게 죽는다.


만약 내가 대놓고 규율을 위반했다면 신들을 모아서 다구리를 치려고 하면 치거나, 아자토스에게 곧 바로 직행한다면 하지, 나하고 정면으로 대결하진 않을거다. 거기다가, 여긴 내 영지다.


특히나, 남의 구역에서 깽판친 놈들의 권리는 해당 구역의 [주인]에게 맡긴다가 기본 원칙이다.


-상관 없어. 내 영지에서 일어난 일에 대해선 그녀는 신경쓰지 않으니까. 게다가, 내가 멋대로 갈취한다 하더라도 그녀가 나한테 이의 제기 못해. 기껏해야 전 차원의 [엘더 갓]들을 전부 데리고 와서 다굴치려고 하면 했지. 너희들이 누구에게 공갈을 쳤는지 철저하게 알게 해주지. 그 제르갈도 나와 싸운다면 목숨을 걸어야 해. 너희의 공갈은 아무 의미도 없어.


"......무슨 그런!! 반 백년도 못산 존재가 어떻게-!"


프레이야의 말대로다. 


솔직히 나도 내가 그 정도의 힘이 있을거라곤 생각도 못했다. 허나, 제르갈조차도 제어하지 못한 사냥개를 두들겨패고, 제르갈에게도 공갈을 놓을 수 있을거라곤 생각도 못했었지만, 당연하게도 난 [필요]로 의해 만들어진 [불합리]의 결정체다. 


지금까지 이것들은 다른 이들에게 자신들이 내리는 [불합리]에 익숙해진 이들에게 내가 할 말은 하나 뿐이다.


-그게 세상의 불합리함이다. 너희가 지금까지 해왔으니, 당해봐야지. 불합리함으로 징벌을 내린다고 했던가? 그렇다면 이게 내 징벌이다. [내 마음]에 들만한 수습법을 고안해와. 시간은 24시간. 그리고 병력들 다시 한 번 개목줄 잡는게 좋을걸? 한 번만 더 덤비면 그때는 절반을 날려주지.


그리고 또 하나 다크 영에게 덤볐다가 갈기갈기 찢겨지는 에인헤야르 하나. 그리고, 그것에 로키가 결국 참다못해 화를 낸다. 화낸다해도 할 수 있는 것도 없겠지만, 들어줄 이유도 없다. 뻔뻔한 놈들에겐 더 뻔뻔하게 나오는 것 뿐이다.


"너는- 넌, 피도 눈물도 없는거냐!!!"


-내것도 아닌 것들에게 왜 피와 눈물을 흘려야 하는거지? 마찬가지다. 너희들은 우리들 피와 눈물을 흘리게 할 생각으로 왔으면서, 당하니 억울하다? 오오오~ 정말이지, 언제 봐도 엿 같은 내로남불이야. 


아무리 [사전고지]의 필요성이지만, 이런 벌레들하고 [대화]를 나누는게 정말로 짜증나 미치겠군. 발두르 하나만이 그저 자신의 죽음을 예감하고 있을 뿐. 그리고, 듣던 와중, 니아가 의외의 답을 냈다.


"그렇다면, 그냥 별개의 다른 [차원]이면 상관없는거 아니야?"


".........그건 무슨 소리야?"


"그러니까 말이야, 애초에 자기들이 살 공간이 필요한거잖아? 그럼, 이것들이 살 차원, 만들어주면 그만아냐?"


그리고 여기서 알아챘다. 니아가, 이것들을 도와줄거란 걸. 당연하게도 니알리조차도 이건 예상못한 상황인 듯 되물었다.


"너 그러니까, 차원 하나를 통으로 만들어낼 수 있다는거야?"


니알리가 묻는다. 


근래들어서 니아 역시 나를 따라서 더 성장하고 있고, 마찬가지로 나와 똑같은 아성체지만, 내 영향을 받아서 사용할 수 있는 권능도 더 강력해지고 있다. 사실상 이곳의 주인은 니아고, 니아 대신에 내가 관리하는 것에 불과하지만, 이 공간의 모든 것은 니아의 것이다.


그리고, 당연하게도 고개를 끄덕인다.


"뭐, 원한다면. 근데, 어차피 지금 만들어봐야 소용 없어. 그 뒤에 따라오는 것들한테서 살아남아야지?"


"그렇다면-!"


그리고 그것에 언제 나한테 굽신거렸냐는 듯 바로 돌아서는 모습을 보이려 했지만 니아는 붉은 눈을 빛내며 말했다.


-근데, 공짜로 해줄 생각은 없어. 애초에 내 남편을 무시하고 깔보는 너희들을 위해서, 그렇게 해 줘야 할 이유는? 그에 합당한 [대가]를 지불해. 너희가 살아갈 장소가 필요하다면, 그래- 너희들은 우리들에게 너희가 타고온 [함선]을 내놔. 


"......스키드 블라드니르를 말하는 건가. 거미! 그게 무슨 소릴 하는 건지 알고 말하는 건가!"


그리고 토르가 그것에 대해 항변하지만 개의치않고 니아는 선고한다.


-여기서 내 남편한테 죽을지, 아니면 내가 만들어둔 [차원]으로 꺼지고 살아남을지, 게다가, 남편이랑 여행도 가고 싶은데, 마침 너희가 타고온 좋은 [배]가 있으니, 그거 정도면 내가 여기 말고도 예비로 만들어둔 [거미집]으로 너희가 살 곳을 만들어 준다. 배를 내놓지 않을거라면 거래는 없어. 


"그러도록 하지."


"로키!!"


"잘 들어라, 이 덩어리 자식아. 네 어머니 [오딘]은 [에시르]의 생존을 위해 여기까지 왔고, 그것을 위해서 나에게 전권을 위임했다 이 멍청아! 어차피 우리 수중에 있지도 않은 배 하나가지고, 그것도 이미 미쳐버린 [오딘]이나 다른 에시르가 타고 있는 그 함선은 이미 우리 손을 떠났어! 알겠냐!? 너희가 이제 얼마 남지 않은 [에시르]다! 너희가 죽으면 모조리 죽는다! 클라크=요그소토스, 너희들 족속들에게 침식된 경우, 살릴 수 있나."


글쎄, 내가 기억하기론 그 과정은 너무나 복잡하다. 


"아예 그 행위 자체를 [무효]로 돌려버리는 행동이 아니라면- 정신적으로 융합되고 군체 의식중에 하나로 들어가버린 경우엔 불가능해. 그나마 마그니하고 모디는 침식된지 얼마 안 되서 돌려놓을 수 있었던거다."


"아빠! 아빠아아~"


그리고, 옆에서 이비가 부른다. 


"왜~ 우리딸?"


그리고, 내가 곧 바로 부드럽게 답하자 방금 전의 그 분위기 때문인지 어색해하는, 아니- 이게 방금전의 그놈이 맞나? 하는 얼굴이다. 당연하게도 그건 옆에서 지켜보고 있는 딕도 마찬가지고, 곧 이어 이비가 어디선가 끌어온 영혼들. 


정확하게는 그건 [레기온 : Legion]. 즉 악령들의 무리다. 서로와 서로의 기억, 그 모든 기억이 뒤엉키고 엉켜서, 하나가되다시피 한 영혼들.


그리고 그 영혼들은 미쳐버린다. 왜?


그야 내가 딕이고, 딕이 내가 된다고 생각하면 그거만큼 정신나간 일이 어디 있겠나? 생각만해도 끔찍한 이야기다. 그리고 그 레기온, 족히 10000마리는 뭉쳐있는 그 영혼들. 이 세상에 감화되지도 못한체, 여전히 제 자아를 찾지 못한체로 떠돌아다니는 것들.


리치인 니콜조차도 이들은 도저히 받아들여질 존재들이 아니다.......라고 이야기 했었다.


의외로 전능한 신들도 이것들을 분해해본다는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


왜?


거기에 들어가는 시간대비 이득보다, 그냥 이것들을 잡아서 다시 윤회의 고리안으로 던져버리는게 나으니까. 어쨌거나 개인의 기억은 기억이고, 그 개체수는 변함이 없으니까. 즉 100마리를 넣으면 100개체분의 영혼이 튀어나오는 덩어리인 셈이다.


그 제르갈조차도 이건 귀찮다고 그냥 갈아버리는 판인데, 오죽할까.


그녀가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가능하겠지만, 그냥 기억 지워버리고 분해해버리면 그만이다. 그것뿐인거다.


그리고- 곧 이어 이비가 자신의 약지를 깨물더니, 그 피를 뿌린다.


그리고-




쨍그랑-!!!!


저택의 모든 유리창이 터져나가고, 곧 이어 수 많은 고스트들이 모습을 드러내었다.


"........"


"헤헤! 성공! 나 잘했어?"


"응, 이비 잘했어. 이제 이비가 하고 싶은 말 해야지?"


그리고 니아가 이비에게 말하고, 이비는 내 앞에 선다. 그 똘망똘망한 눈. 그러나, 굳은 의지를 담은 눈. 그리고, 당연하게도 이 어린 [그레이트 올드 원]은 날 보았고, 나에게 부탁을 했다.


"에시르 아줌마, 아저씨들- 도와주고 싶어요. 이 힘이라면......그 힘에 잠식된 이들도 모두 정신을 차리게 해줄 수 있어요."


그리고 방금 전 그것을 봐서 알 수 있다. 레기온이란 말 그대로 마법적인 처리로 영혼들을 합쳐버리는 것. 절대 복잡할 것 없는 행동이지만 시전자는 물론 당하는 놈, 그리고 풀려고 하는 이들 조차도 제대로 성공시킨적이 없는 분해.


그리고 그걸 딸이 성공시켰다. 굳이 따지자면 모래알속에서 콩과 쌀, 좁쌀을 분리해내는 행동이다. 그리고 여기서도 분리를 시도했지만, 또 다른 레기온이 될 뿐, 각자가 이렇게 이지를 가지고 하나의 [고스트]로 모습을 드러내는 경우는 없다.


그래.


난 이비가 가진 [반전]의 진정한 힘을 여기서 본거다. 즉, 행해져야 할 행동, 결합되어 있다는 [결과]그 자체를 아예 무효화시킨거다.


그렇다는건, 정신 지배 역시 마찬가지일터.


".......이비, 그렇게 까지 해주고 싶은 이유는 뭐니?"


"아빠가, 너무 많은 적을 만들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


"물론 아빠도.......모두를 위해서, 모두가 함께 하는 삶을 위해서 많이 신경쓰고 있고, 다른 분들과의 생활에도 많은 스트레스가 있다는 것도 알고 있어요. 그래도.......그래도, 이렇게 해 줄수 있다면- 해주고 싶어요. 도움이 필요한 사람에게 도움의 손길을 뻗어주는 건.......어렵지 않잖아요."


그 말대로다. 도와줄 능력이 있고, 도와주는 게 어렵지 않은 사람도 있다. 하지만- 나는 알고 있다. 방금 전 본 바니르 하나가 나와 눈이 마주치고 흠칫 놀라는 걸 보면 이비를 정말로 전력으로 뜯어말리고 싶다. 


나도 그런 식으로 누군가를 허물없이 돕고, 계산없이 돕고, 이야기를 들어주고, 해결책을 제시해주고, 조언을 해줬던 때가 있었다. 하지만, 결국 그들은 증오의 화살을 내게 돌렸고, 오히려 보따리를 더 내놓으란 식으로 이야기를 하기도 했었다.


무시?


그거정도는 얼마든지 참을 수 있었다. 내 일 끝났으니 넌 볼일 없어! 라는 식이면 말이다. 그래, 넌 그것뿐인 새끼지. 하면서 다신 안 보면 그만이고, 그 다음에 도와달라고 엉덩이에 불 붙어서 찾아오면, 좇까시오~ 하고서 안 해준다.


뭐, 그 당시 힘도 없었으니 멱살 잡히고 그랬지만, 나한테 분 풀이 해봐야 얻는것도 없었으니까.


만약.......힘이 있는 사람이 [호구]짓을 자처한다면?


......후우.


생각만 해도 끔찍한 일이다.


.........내 딸이 그런 인생을 살게 하고 싶지 않았다.


그리고 딕이 내 어깨위에 손을 올렸다. 고개를 끄덕여보인다. 당연하게도- 딕이 함께해주겠다는 듯, 자신을 가리키고 있었고, 모드레드 아저씨가 예전에 했던 말.


.......부모가 자식을 믿지 못하면, 자식이 부모에게서 신뢰받지 못한다는 걸 안다면, 정말로 좌절할거라고. 그리고- 


부모가 자식을 믿어주지 못하면, 자식은 그만큼 상처를 입는다고.


해야 할 일, 해선 안 되는 일을 구분하지 못할 정도로 내 딸은 바보가 아니다. 그리고 니알리가 감탄하길, 이 아이는, 보기보다 [영악]하다고.


".........딕."


"듣고 있습니다. 클라크=요그소토스이시여."


"그대에게 명한다. 이브 트스틸을 보호해라. 크투가, 아자젤. 딕 세인츠를 도와라."


"그리하겠습니다."


그리고 크투가와 아자젤이 부복하고, 마찬가지로 나는 로키에게 말한다.


-계약은 이렇게 하도록 하지. 아라크니아=아틀락나챠에게 거주 차원을 받는 조건으로, 너희들은 [스키드 블라드니르]를 아라크니아=아틀락나챠에게 넘긴다. 그리고, 에시르를 해방시키기 위해서, 이브 트스틸, 내 딸의 힘을 빌려주겠다. 그 대신에.....너희들의 [존재자체]를 걸고 내 딸아이가 [원하는 것]을 들어주도록. 살아남은 [에시르]모두가 말이야.


존재 그 자체를 건다는 건, 말 그대로 그걸 이행하지 않으면, 죽는다는 말과 다름없다. 즉, 말하자면 캐삭빵이나 마찬가지다. 이행하지 않으면 존재 자체가 소멸당하는 캐삭빵이나 다름없는거지.


".......도와, 주는건가?"


-나는 내 딸을 믿을 뿐이야. 그리고, 노파심으로 이야기하는 거지만, 딸 아이를 데리고 있다는 이유로 [협박]할 생각은 말라고. 방금전에 당해서 알겠지만, 너희들과 내 인식차원은 차원이 다르니까.


"왜 에시르만인거지?"


로키가 자신과 프레이야를 칭하며 묻는다. 당연하게도 난 거기에 답한다. 그야 믿지 않으니까.


-이봐, 걸레를 빨아재낀다고 해서 그게 수건이 되나? 수건이 걸레로 되는 건 가능해도, 너랑 나 같은 놈들은 그게 절대로 불가능해. 그러니 믿지 않는다. 하물며, 어딘가의 대가리에 똥만찬 것은 더더욱 안 믿지. 안 그래? 


당연하게도 그 대답을 들은 로키는 쓰게 웃는다. 그녀나 나나 별반 다를바 없다. 어차피 우리가 여기 왔으니 라그나로크는 올텐데 돕지? 하면서 들이밀걸 주장한 것을 믿을리가. 그러니 나도 마찬가지로 


-어차피 이미 봐버린 걸 못 본걸로 하지도 못하니 하나만 알아둬. 이걸 통해서 계략 꾸미거나, 개같은 수작 부리지 마라. 그리고, 여기 서명해라.


"이건 뭐지."


-누가 됬든, 내 딸에 대해 적의를 품고 죽이는 것고, 불순한 악의를 품은 존재에 대한 절대 말살 계약이다. 덤으로, 미필적 고의를 가장한 사건을 기도할 경우, 소멸을 각오하도록. 사실 안 지켜져도 상관은 없다. 내 눈에서 피할 수 있다면.


"........너같은 악마새끼랑 더 상종하기 싫어서라도 지켜주지. 이 룰에 따르는 한에 있어선, [에시르]의 안전은 보장해주는거겠지?"


-좋은 자세야. 다시 시작할 기회가 있다면 상종하지 말라고. 그리고, 어쨌건 [계약]은 지킨다.


계약서에 서명하고, 로키의 몸에 그 기아스가 스며든다. 당연하게도 그것은 모두에게 퍼져나간다. 에시르를 구출하고 나면 아마도 전부 퍼지겠지. 딱히 이것들을 지배할 생각도 없지만, 니아와 이비가 눈빛을 교환하는 걸 보면, 아마도 이걸로 또 뭔가 계획을 짜고 있겠지. 그만큼 저들도 완벽하게 패배하지 않기 위해서 계획을 짜겠지.


하지만 상관은 없다.


그녀가 말한대로, 난 말 그대로 [악마]나 마찬가지니까.


.........후우-


그렇게 축객령을 내리고, 니아는 그들에게 미리 만들어둔 [예비 차원]으로 가는 길을 열어준다. 그리고 에인헤야르와 발키리들이 떠나는 것을 마지막으로 그들은 클라크 타운에서 모습을 감추었고, 연락책으로 남겨둔 쇼거스 메이드와 다크영 7개체만 넘겨두고 그들은 이곳에서 모습을 감추었다.


그리고 그곳은.......


아마도 니아의 말로 하자면, 예비 [둥지]일거다. 여기저기 공간을 확장시키기 전에 만드는 [더미]인 셈이고, 그 더미 하나쯤이야 줘도 상관이 없으니까. 즉, 로키가 살아남기 위해선 여기로 향해야 한다는 말이 들어맞는 셈인거다.


니아가 그런걸 만들어둘 줄은 생각도 못했는데. 하기야, 따지고보면 무엇이든 시제품은 만드는 법이지.


".......니아?"


"듣고 있어."


"그런걸 너무 쉽게 던져주면 안 돼. 호의가 계속되면, 그게 당연한 건줄 알고 더 큰걸 내놓으라고 한다고."


"후후, 상관없어. 난 그보다 더 큰걸 뜯어내면 그만이니까. 사실 이거, 1000개 넘게 있는걸. 클라크만 성장하는게 아니야. 나도, 더 성장했다고? 후훗-"


"드디어 성교육 하는건가요!?"


그리고 그것에 이비가 눈에 불을 켠다. 아직 이르다......고 말하기엔 이건 좀. 당연하게도 그것에 대해서 니알리가 씨익 웃으며 이비의 머리를 쓰다듬는다.


"후후, 그건 나중에. 네가 어떻게 태어났는지, 엄마가 보여줄테니까."


"........크흠. 어쨌건간에........ 딕, 내 딸, 부탁한다."


그리고 당연하게도, 이런 일에 흔쾌히 나서겠다고 말하는 딕에게 감사를 표한다. 당연하게도 딕은 괜찮다는 듯 가슴을 팡팡 치며 말한다.


"걱정마라. 설령 내가 죽는다 하더라도 우리 귀여운 조카는 지켜줄테니까."


"......딱히 방침은 정해놓지 않겠어. 이비가 원하는 걸 우선적으로 들어주도록 하되, 이비의 신변에 위협이 생기거든, 주저없이 다 베어버리고 나와. 알겠어?"


"물론. 너, 그들을 어디까지 신뢰할 수 있냐?"


"안 믿어."


"......칼 같구만. 그 발두르조차도?"


"선의로 자신을 포장하는 건 누구에게나 쉬운 일이지. 그것이 위선인지 진짜인지 구분할 방법은 드러나기 전까지 확인 못하지만, 자기 본성을 드러내도 된다고 생각하는 시점에서 드러낸다면, 그제서야 확실해지겠지. 그렇기 때문에 안 믿어."


그렇기 때문에 철저하게 숨통을 조여야 한다. 그래, 그래야 자신들의 진짜 모습을 보일테니까. 내가 발두르를 가만 둔것도, 죽이지 않은 것도 본격적으로 자신의 속셈을 드러내지도 않았고, 첫 인상은 까불지 않고 고분고분했기에 가만둔것 뿐이다.


그게 진짜인지, 마지막 순간에 자신의 최후를 받아들일지.


..........어느쪽이 되어도 별로 손해는 없다.


"이비."


"네, 아빠."


".......너는, 이 아빠같이 살면 안 돼."


앞으로도, 내게서 태어날 수많은 아이들에게 해줄 말. 그리고 그것에 이비는 고개를 젓는다.


"그랬으면, 저한테 이렇게 훌륭한 삼촌이 있을리가 없잖아요."


"........"


"얼씨구, 야, 우냐? 울어?"


그리고 니알리가 내 목을 꼭 끌어안아주며 피식 웃는다.


.......진짜 이번건 조금이나마 감동먹었다. 


당연하게도, 이런 일에 익숙해져서, 세상 모든 것을 의심하고 사는 피곤한 삶. 그리고, 대다수가 마찬가지로 나에게 어떻게서든 이득을 갈취해내려는 이들이었고, 나는 그것들을 철저하게 짓밟고, 깔아뭉겠다. 짓밟으려고 드는 놈들을 짓밟고, 깔아뭉게려는 놈들, 비웃는 놈들을 철저하게 박살내왔다.


당연하게도-


.......난 진짜, 신위에 먹혀서 나 자신을 잃어버린게 아닐까? 하는 그런 고민. 그리고 이비가 말한대로. 딕은 내게 말했다.


"........네가 말했었지 않냐? 꼭 살아남으라고 말이야. 아버지를 기억할 건, 이제 나 밖에 남지 않았다고 말이야. 마찬가지야. 내가 죽으면, 누가 날 그렇게 오랫동안 기억해주겠냐. 아마 100년도 안가서 딕 세인츠란 사람은 존재했었다~ 라는 줄 하나만 남기고 잊혀질걸? 그러니까 너무 그렇게 피곤하게 살지마라 임마. 그리고 너무 걱정하지 마라 임마. 네가 분명 큰 힘을 가지고 있어서 책임감도 더 큰것도 알고 있는데.......네가 존나 쌔서 그렇지, 나머지도 다 자기 할 일 하고 있거든? 게다가- 걔들, 여기서 헛수작 부리면 진짜로 깜짝 놀랄걸?"


"내가 모르는 뭐라도 있는거냐?"


"오, 너 진짜 니알리가 나 감시 안한다고 했는데 모르냐? 어머나~ 이 멋진 남자를 안 훔쳐보다니, 100년분 손해봤어어엉~"


"이 ㅆ.......망할놈의 자식이."


차마 아이 앞이라서 쌍욕은 못하겠고. 아니, 이미 해버렸지만 그래도 이런식으로 가볍게 욕설을 내뱉는 건 지양해야한다. 그게 바로 정서교육이니까.


어쨌거나 딕은 정말로 자신있는 모양이다. 어지간히 확신히 있는게 아닌 이상 이런 말을 내뱉는 놈이 아니다. 과연 뭘 준비했을까? 듣기로 니알리에게 꽤 많이 찾아가서 여러가지를 물어보고 행동했다고 하는데.


니알리에게 추후에 물어봐도 일어나고 난 뒤에 보라고 했으니 아마 알려주지 않을거다.


".......기대해. 신들이 진짜로 깜짝 놀랄 정도로 박살나는 꼴 보게 될테니까. 그게 실패하고 나면 네 식대로 처리해도 좋아. 이번 일은 자신있거든. 필멸자가 신을 엿먹이는 모습, 기대되지 않냐?"


"그거 참 기대되는군. 뭔가 잘못됬다 싶으면 뒤도 돌아보지 말고 이비 데리고 튀어. 알겠냐?"


"물론이지."


그렇게 딕이 준비를 한다. 딕도 여러모로 나름 준비를 한 모양이고, 당연하게도 그것에 실린 열의는 광기와 비슷하다. 그래, 얘도 나 못지 않게 쌓인게 많은 놈이다. 당연하게도, 그건 신을 향한 명백한 증오였다.


당연하게도 그 분노는 아마도 내 상상 이상이겠지. 


신을 모시는 성기사였는데, 신에게 배반당하고, 내 챔피언이 되었지만, 다른 신들은 여전히 건방지고. 그렇다 쳐도 무턱대고 날뛰는 녀석도 아니니 더 속이 썩어들어갔겠지. 부디 이걸로 모두 해소됬음 좋겠다.


스키드 블라드니르 탈환 결행일은 D-3.


그리고-


"나는, 나만이 할 더러운 일, 내기를 준비해야겠지. 슈브."


그리고 슈브를 부른다. 그간 에인헤야르와 발키리들을 감시하고 있던 슈브. 그리고 슈브가 어둠속에서 모습을 드러내고, 내 옆에 선다. 이 이후에 할 일? 간단하다. 그들의 충성심? 아니, 충성심은 아닐거다.


과연 어떻게 할 지 봐야겠지. 소수를 희생시키고 살아남을 것이냐, 아니면 다 같이 아무도 넘길 수 없다면서 개기냐. 내가 슈브를 데리고 가는건 모조리 쓸어버리기 위함이 아니다. 늘 그렇듯, 무력시위다.


그리고 점점 더 극한으로 몰고가기 위한 것. 그 선택끝에 너희들은 어떤 역겨움을 보여줄 것이냐.


"슈브, 적당히 무력시위만 해줄 수 있지?"


"그거야 가능하지. 근데, 죽일거야?"


"아니. 의지를 꺾어버릴거야."


".......어떻게?"


"비-밀."


그리고, 그렇게 슈브를 데리고, 저택의 바깥으로 나간다. 저택 바깥으로 나가자마자 그곳에서 기다리고 있는건 하인리히. 그리고 루카였다. 하인리히야 원래 오기로 했었고, 루카는 대체 왜.......라고 생각하려던 순간, 나는 루카의 눈이 퀭한것과 함께 홀죽해져있는걸 보았다.


.......그리고 난 이 현상을 안다.


"형씨, 신나게 빨렸구만."


"........말 걸지마."


그럼그럼, 알고말고. 그 기분 알고말고. 당연하게도 싸움터에서 남편이 돌아왔는데, 또 다른 전쟁을 치룬거겠지. 그래, 그 기분 알고 말고. 너무 잘 알아서 문제지. 이젠 오히려 마누라들이 더 빨리 지쳐 나가떨어지는 판국이라 괜찮지만.


당연하게도 하인리히가 큭큭거리며 웃고 루카를 보며 말한다.



"이거, 왕손이 또 늘어나는건가?"


".......어떤 능구렁이가 복제한 자궁에문신을죽여라인지, 자궁문신때문에 일 주일 내내 빨렸습니다."


"오오- 축하해. 조만간에 소식 기대해보도록 하지."


"........에휴."


뭐, 그건 아무래도 좋다. 그건 그 둘의 생활이고, 이제 일은 해야 할 시간이니까. 루카가 여기 있다는건.....아마도 그 대리겠지. 뭐, 그거 사용했다면 내가 보장하는데, 확실하게 아이를 가졌을거다. 


마왕과 후계자 대신 내가 여기서 엘프들을 학살하는가 아닌가에 대한, 마왕과 왕위계승자의 대리인들. 그것이 바로 하인리히와 루카가 여기에 있는 이유다.


물론, 대놓고 그들을 학살하진 않을거다. 이 꼴로 되서 말하는거지만 난 학살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믿기지 않겠지만 말이다. 역겨움에 전염된 놈들을 족치는 수단이 [학살]밖에 없을 뿐이지.


그나저나, 그 둘이 임신한 상황인데, 전투 지휘는 누가 하나?


"근데, 마왕폐하도, 엘리스트로 전하도 임신해서 뒤로 빠지면 어떻게 합니까."


"음, 사실 말일세, 엘리스의 임신 기간은 매우 짧다네."


"........."


"그렇지 않고서야 나랑 엘리스가 세자리수가 넘는 아이들을 그렇게 낳을리가 없잖은가? 그걸로 따지자면 니알라토텝이 하루만에 아이를 낳은 것도 이해못할 범위는 아니지. 그리고 그건 뭐.....아리스도, 엘리도 마찬가지일거야."


"난 심심하면 낳아대는걸."


"........"


하기야, 그게 권능 그 자체인 슈브의 경우도 있으니 아예 허용못하는 범위도 아니다. 게다가 뭐, 낳으면 또 임신하고 낳고....뭐, 그렇다고 한다. 그리고 이어서 슈브는 주변을 둘러보더니, 히힛~ 하고 웃더니 이내 내 옆에 와서 내 손을 잡고, 내 팔을 꼭 껴안는다.


그리고 바깥으로 나가기 전 니아가 있는 방을 돌아보자 니아 역시 빙긋 웃고 손을 흔들어보였다. 당연하게도- 이번에도 뭐 알아서 잘 구워삶아보라는 이야기. 그리고 그걸보며 하인리히도 루카도 날 본다.


".......왜 그리 보는겁니까?"


"생각보다 잘 지내고 있는거 같아서 말이야. 게다가, 의외로 그레이트 올드 원 사이의 구심점이 된거 같기도 하고. 게다가, 잠깐이라도 떨어지면 울고불고 쫓아왔다고 했던데."


"........그랬던적도 있었죠. 후후."


"혹시나 그것에 대해서 니아를 욕할 생각은 말아. 그 아이는 정말로 클라크를 사랑하고 있으니까. 여자들 사이의 캣 파이트를 막겠다고 그렇게 양보해주는 지성체는 난 아직까지 단 한번도 못봤으니까."


그리고, 슈브가 평소의 헤실거리는 웃음과 별개로 정색하면서 말한다. 당연하게도 제일 먼저 니아가 슈브를 받아들이고자 했고, 그렇기때문에 슈브는 니아를 전적으로 지지한다. 오죽하면 내가 니아를 울리면 실망할거라고 할까.


덤으로 니알리는 이 [왕국]을 건설하는 건설자로 니아를 대하고 있고, 그 건설자와 비서의 사이도 돈독하다. 니아가 등을 떠밀어준 덕분에 니알리는 귀여운 딸을 얻을 수 있었으니까. 그후 이야기 하길.


-언젠가, 니아와의 아이가 생긴다면, 그땐 우리 모두가 그 아이를 지켜줄게.


그런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 


그저 모두가 행복한 생활을 위해 이곳을 만든 니아. 그리고 모두가 그녀의 행복을 기원하는 미래. 그 미래가 머지 않았다. 그리고 그것을 위해서라면, 방해하는 모든 것들을 치워버린다. 


"그나저나, 어떻게 할텐가?"


"어떻게 하긴요. 먼저 디바인 체크부터 시작해야죠."


엘프들의 거주지에 도착했다. 숲, 그리고 그 숲에 대규모 광역 스캔을 가한다. 그리고-


역시나......... 스캔에 표시된 대규모의 빨간 무리. 그리고 그것은 마신의 것이 아닌, 바니르의 디바인 에너지였다. 그리고 그것을 본 하인리히가 내게 묻는다.


".......그 반응은 뭔가?"


"후후후- 벌써 바니르에게 오염됐군요."


"에? 나 분명 빠져나가지 않게 했는데?"


"내가 오는 거 까지 막으란 말은 안 했잖아?"


"........아!"


딱히 뭐, 슈브의 성격을 알고 있었기에 예상범위란거다. 갑작스러운 신들, 그리고 대규모의 병력들을 이끌고 이곳에 나타나고, 이곳을 지배하고 있는 지배자와 싸워볼 수 있다고 생각하고, 그들에게 다가갔겠지. 그리고, 그것들은 소수의 컬트로 활동하고 있었고 일 주일 사이에 바퀴벌레마냥 여기저기 [바니르]신앙을 퍼트리고 있었다. 아직 전체의 10분지1수준이지만, 계속 두면 겉잡을 수 없이 늘어날거다.


그리고, 프레이야 역시 나랑 멍청하게 체스만 두고 있던것도 아니다. 그리고 엘프들의 접근을 난 막지 않았도, 당연하게도 그녀는 그걸 옳다구나! 하고서 진행한 것. 아마 자기도 자기 나름대로 발키리들에게 이야기하고 지시했겠지. 그게 이 결과고.


".......자네, 설마 다 알고 있던건가?"


"무서움을 아는자와, 그 무서움을 알고도 여전히 다른 사람들을 죽음의 길로 몰고가며 선동하는 쓰레기 새끼들. 저는 그 후자쪽을 굉장히 혐오합니다. 자기가 직접 하지 않을거면서, 타인을 죽음으로 몰고가는 놈들이요. [선지자]라 칭하겠습니다. 어쨌거나 바니르 사도인 [발키리]들에게 힘을 받았으니 그들은 [선지자]들입니다."


"........자네, 그걸!"


"글쎄요, 여기서 뭘 더 어떻게 해야 합니까. 분명 조용히만 지내면 니들끼리 잘 살게 해주겠다, 필요한 거 있으면 말하면 도와주고, 적응할 수 있게 하고, 심지어는 여길 전체를 따먹으려고 하는 깐프들중 주동자만 죽이고 나머지 유민들은 모조리 받아줬는데. 뭘 더 봐줘야 하는 겁니까. 경고는 충분히 했습니다. 그리고, 그걸 우습게 여기고 복수하겠다고 하는 멍청이들, 그걸 다른 신의 힘을 빌어서 이행하겠다는 놈들, 타 [신의 사도]로 제게 그 칼날을 향하겠다면 저는 그걸 다시 한 번 박살낼 뿐입니다."


"......이봐, 그렇다 치더라도 그런 대규모 학살은-"


"학살은 안할겁니다. 본보기는 보이겠지만, 그 뒤는- 이제 스스로가 선택할 시간이죠. 그들을 전부 팔아서 안식을 얻을 것인가, 아니면- 전체가 하나되어서 제게 덤빌 것인가. 전 개인적으로 후자였으면 좋겠습니다."


"다 쓸어버리게?"


루카의 말에 나는 고개를 저었다.


"잠시라도 살기 위해서 자기 가족, 친구를 파는 쓰레기들을 이곳에 들였다는 게 역겨워서 그렇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일부를 희생시킨다면 나머지는 또 안 그럴거 같습니까?"


".......자네도 속을 많이 끓이는구만."


"어쩌겠습니까. 싫어도 해야지. 장인어른한테 한 말 있지 않습니까? 소중한 것과 소중하지 않은 것. 그리고 그 사이에서 저는 전자를 택하고 행동하려 하는 겁니다."


그리고- 미리 대기해 있던 엘븐 하임 주민들 거주지앞에는 담피르 밀레나와 아르시아가 대기하고 있었다. 그리고 다시 한 번 마주친 아르시아는 흠칫 놀라며 내게 부복했다.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기대되는군, 과연 너희들은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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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그냥 말하는거.

[-]가 붙는건 언령을 사용해서 말하는것, 진지하게 말할때 쓰는말.

[*]는 정말로 개빡쳤을때.

  

내가 늘 마음속에 새겨두는 말이 수건이 걸레가 되도 걸레가 수건이 될수 없다 이 말임.


살면서 가장 중요한 말이던.


한번 인상 찍히면 진짜 그건 어지간해서 돌이킬 수가 없음.


다음화는 조금 분위기좀 환기좀 시킬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