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이는 몸이 너무나도 허약하여 밖을 함께 걷는일마저 긴장해야 합니다.

그이와 함께하는 모든 일이 행복했지만 하루가 지나갈수록 점점 불안감이 커져갔습니다.

하지만 행복했기에 그이와의 삶을 끝까지 이어갈 수 있었습니다.

그이는 잠이 들었을 때 즈음이면 아기와 같은 모습으로 자곤 합니다.

조용히 숨을 쉬고 몸을 웅크린채로 잠시 눈을 돌리고 돌아온다면 사라질것 만큼 고요하게 잠을 잡니다.

그 모습이 너무나 귀엽지만 그 모습을 볼 수 있음에 감사하면서 조용히 잠을 방해하지 않습니다.

그이는 음악을 듣는것을 좋아하며 만드는것 또한 사랑합니다.

집안에서 하는것이 음악을 듣는것 뿐이라며 멋쩍게 웃지만 그 모습이 귀여워선 저도 모르게 부드럽게 안게 됩니다.

하지만 음악을 만들때 만큼은 누구보다 진지한 표정으로 악보를 써내려가기에 그 모습에 반하게 되어버립니다.

그이는 사과가 많습니다.

자신의 허약한 체질에 혼자 남게될 저를 걱정하면서 사과합니다.

그럴때마다 저는 행복한 이야기를 하자고 말했습니다.

그때면 그이는 미안한 마음을 내려놓고 오늘 있었던 일들중 가장 행복했던 이야기를 저와 나누곤 했습니다.

그이의 숨소리는 바람같았습니다. 조용히 들려오는 숨소리는 봄바람처럼 잔잔하였으면서, 그대로 끊길것만 같아 불안했습니다.

저는 행복한 이야기를 하자 했던것이 후회됩니다.
그이를 붙잡고 한번은 울어야 했다고 생각합니다.
기쁨을 나누는것만이 행복이라고 생각했지만 현실은 그러지 못했습니다.

그이도 마지막 숨을 내쉬면서 미안하다고 한마디를 했습니다.
뒤늦게 화를 내보았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없었습니다.
그이 만큼은 편하게 보내주고 싶었지만 그러지 못했습니다.

온전한 행복은 슬픔을 나눌 수 있어야 행복이라고 말하곤 합니다.

나 때문에 그이는 온전히 행복하지 못했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찢어지듯이 고통스럽습니다.


미안해.
정말로 약한건 나였어.
불안한 이야기를 하면 네가 사라질까봐 아무말도 못했어.
너는 나와의 끝까지 생각했지만 나는 생각하지 못해서, 생각하기 싫어서 피하고 있었나봐.

고마워.
마지막까지 나를 위로해줘서.
그리고 마지막까지 나를 걱정해주고 사랑해줘서.

행복했어.

--

한사람만을 위한 벤시 라는 느낌으로 적었는데 설정을 못살려서 느낌이 안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