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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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제가요? 자경단이라니 그게 무슨..."


강훈은 소름이 끼쳐 뇌정지와 함께 몸이 경직되면서도 침착함을 놓치지 않으려 애써 실없이 웃어보이며 농담하지 말라는 뉘앙스로 정연을 힐끗 바라보고 정면을 주시한다.


'.....어째서...? 증거는 남기지 않았다고 생각했는데, 대체 왜..? 어디서 들킨거지...?'


"아....그래요? 임순경은 모르는 일 이라는건가요~? 지금 여기서 저한테 말하는게 좋아요, 임순경....아니, 강훈씨."


정연은 다 알고있다는듯이 게슴츠레 뜬 눈으로 강훈을 핥아내리듯 바라보고..


"....농담이 지나치십니다.."


신호가 바뀌는 덕분에 정연은 다시 조수석에 앉아 강훈으로부터 떨어지게되지만.. 혹여나 확증을 줄까, 한시름 놓았다는듯 숨도 편히 내쉬지 못하는 강훈.





"........저는 분명 기회를 줬어요♡"


"........자꾸 이상한 말 하지 마십시오....."


강훈은 묵묵히 두 손으로 운전대를 잡는다.



...............



강훈과 정연이 순찰을 마치고 서로 돌아오고...


"임순경, 이 파일좀 정리해주실래요?"


"...넵."


"임순경, 여기 이 민원좀 처리해주실래요?"


"..넵."


"임순경~"


"네..."


"임ㅅ..."


정연은 강훈이 컴퓨터에 앉아 전과자들의 기록을 살피지 못하게끔 계속해서 잔일을 시키고있다.

그가 전과자들에 대한 정보를 얻지 못하면 자경단 사건은 더 이상 일어나지 않을거라 생각하고서 말이다.


"....하아......"


강훈 역시 초조하고 불안한 마음에 파일을 정리하면서도, 민민원을 처리하면서도 안절부절 못하는 모습이며...


'망할.....대체 어디서 잘못된거지....저 여자한테 의심살 건덕지를 준 기억이 없는데.....설마 현장에 있었던건가...? 대체 언제지?? 김가윤? 이아람? 강주영? 그것도 아니면....처음 서큐버스때부터...?'


강훈은 기억을 되짚어가며 복기해보지만, 아무리 생각해봐도 주변에 아무도 없는 시간대와 장소를 선정하여 저지른 일이기에 도무지 답이 나오지 않는다.


"임순경~ 잠깐 휴게실로 좀 와줄래요?"


"아.......네, 지금 가겠습니다."


식은땀이 흘러내리는 와중에 들려오는 정연의 부름에 강훈은 아무렇지 않은척 표정을 고치고서 휴게실로 향한다.



..........



"제가 왜 불렀는지 아시죠?"


"......저 아닙니다."


"어머, 아직 아무말도 안했는데♡"


"........그 자경단 사건, 저 아니라고요 이경위님."


"흐음......그렇다면 어째서 사건의 피해자들이 당하기 몇분 전에 항상 임순경이 그 지역에 있었는지 설명이 안되는걸요~?"


"아니 지금 그런 사소한 것 때문에 사람을 이렇게 의심하시는겁니까...?!"


강훈은 언성을 살짝 높여 대화의 주도권을 쥐려하지만..


"임순경, 목소리 낮추세요. 궁지에 몰린것처럼 흥분해서 상사에게 대들기까지 하는거야?"


정연은 평소의 나긋나긋한 모습은 온데간데 사라지고, 눈보라처럼 차가워진 표정과 눈빛으로 강훈을 제압한다.


"......죄송합니다, 하지만 전 진짜 아닙니다. 이경위님."


".....그건 이제 시간이 지나보면 알겠지요♡"


정연은 강훈이 휴대폰도 마음대로 쓰지 못하게 휴게실에서 이렇게 단 둘이대화를 나누려 하는것이며... 일주일 내내 그에게 정보를 캘 시간을 주지 않고 그를 붙잡아두려는 속셈이다.


"차나 한잔 타줄게요, 뭐로 마실래요? 녹차? 백차? 우롱차?"


'아니 누가 엘프 아니랄까봐...'


"녹차로 주십시오."


강훈은 짧게 정연의 티 선정에 기가막혀하고서 무난하게 녹차를 선택한다.



...............



"임순경, 진짜진짜 미안한데 오늘 야근좀 해주셔야 할 것 같아요~"


"아........네, 알겠습니다.."


시간이 흘러 퇴근시간이 되고, 평소라면 교대를 했을테지만 정연이 그걸 가만 보고만 있을리가 만무했다.

강훈과 함께 남아서 잔업을 한다는 명목으로 그를 자신의 옆에 붙잡아두려는 정연의 속셈을 진즉에 눈치챈 강훈이지만, 그의 힘으로는 그녀의 손아귀에서 벗어날수가 없다.



...............



결국 아무런 득도 보지 못한채 잠도 서에서 정연과 함께 자고만 강훈.

이렇게 아무것도 하지 않고서 월요일을 보내버리게 된다.


".....TV좀 켜겠습니다."


"강력범죄 뉴스는 안되는거 알죠?"


강훈은 정연의 말을 듣는둥 마는둥 하며 TV를 켜고...켜자마자 나오는 뉴스는 그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버리게 되는데...


"긴급 속보입니다, 세간에서 이른바 '자경단 사건'이라 불리는 사건이 또 한번 일어나게 되었는데요. 이번엔 남성을 법적으로 무너트리려 했던 악질 변호사가 그 사건의 피해자가 되었습니다. 자세한 소식, 이하연 기자와 함께 만나보겠습니다..."


"어...?"


정연은 자신이 뭘 잘못본건가 하여 TV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있으며, 강훈은 평소엔 한심하게만 느껴졌던 모방범죄 가해자들에게 고마움을 느끼며 씨익 미소를 짓는다.


"....거 말씀드렸잖습니까. 저 아니라고....ㅎ"


"아....이게 무슨.....말도 안돼.....진짜 아니란 말이에요....?"


정연은 망연자실하게 TV에서부터 강훈을 향해 시선을 쓸어내린다.


"......미.....미안해요...진짜 정말 미안해요 강훈ㅆ...아..아니, 임순경....!"


"이번 일, 그에대한 보상을 좀 받아야 될 것 같습니다 경위님."


"윽....."


강훈은 기죽은 강아지처럼 쩔쩔매는 정연으로부터 3박4일 포상휴가를 받아냈다.



.............



"어디보자.....임혜정.... 성남시 경찰청에 근무중이라고 그랬지....."


강훈은 모처럼 달달하게 얻어낸 포상휴가로 평일대낮에 집에서 정보를 찾아볼 수 있게 되었다.


"구설수가 많은 여편네네 정말."


인터넷에 검색하자마자 보이는 지식인과 카페에 하소연하는 글들을 하나하나 곱씹어가며 사실확인중인 강훈.

그는 사이트를 돌고돌아 어느덧 모 방송국 제보란까지 들어가게 되었고, 그곳에서 참혹한 광경을 보고 말았다.


'...피해자가 이렇게나 많은데, 어찌 이리 떳떳하게 경찰일을 한단 말인가...'


고문과 유사한 상처와 함께, 구타당한 흔적과 자신이 당했던 일들을 토로하는 글을 보자 마음속 깊은곳에서 또다시 울화가 치밀어오르는 강훈.


".....임혜정 경위.....좋아, 다음은 너다."


강훈은 뉴스에서는 이슈가 될거라 생각하지 않는듯 거창하게 내보내지도 않고 밑에 자막 형식으로 작게 내보냈다며 불만을 토로하는 내용을 마지막으로, 수정되어있는 제보글 창을 성남시 지리에 대한 정보를 찾는다.




프롤로그 마침.


다음화 - 뿌린대로 거두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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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에 대회 나갔다 오느라 글 못썼어 미아내..


특별한일 없으면 생존기는 매주 토요일, 죄와 벌은 일요일에 올라올거야


피드백 언제나 환영! 다들 재밌게 봐줘서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