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소식입니다. 최근 OO동에 쓰레기 더미에 인형인 척 위장해서 호기심에 들어봤다가 그대로 부기의 폭신함에 잠겨 결혼을 하게 되는 경우가 있다고 합니다. 이는 명백한 사기 결혼이며.."


삑!


"아니 이 동네에 몬무스가 어딨다고 저런 사기를 쳐. 몬스터라고 오지게 난리치면서 이 구역에 인간 여자밖에 없는데."


몬붕이는 어이없는 뉴스를 보다 티비를 껐다. 한창 커가는 22살 김몬붕은 이 지역토박이다. 몬붕이에게 몬무스는 그저 그림의 떡이였고, monhub에 나오는 몬무스를 보며 인간과는 다른 모습에 역시 판타지가 최고라고 생각하는 사람이였다.


"..일반쓰레기 버릴 거 있나."


몬붕이는 그저 심심함을 달래줄 게 필요했다. 엘레베이터 괴담을 따라하는 사람이 있듯 되면 좋고 안되면 당연하게 받아드릴 터였다.


몬붕이는 어중간하게 모여있는 쓰레기 봉투를 묶어서 밖으로 나갔다. 어짜피 이 동네는 몬무스 인형도 드문 편이라 있을 리가 없다...평소에는.


"있네? 왜 있어?"


몬붕이는 자기 집 근처 분리수거함에 놓여있는 부기를 발견했다. 슬쩍 눈길을 주면서 봉투를 쓰레기수거함에 넣고 다시 부기를 보러 갔다.


'아무리 그래도 결혼은 무리지. 인형인지만 확인해보고 인형아니면 무시하자.' 


몬붕이는 부기의 손을 만져 봤다. 


"오.. 부드러워.. 천이 좋은 것 같은데 이걸 누가 버린거지? 혹시 진짜 부긴가?"


부기는 반응이 없었다. 몬붕이는 인형을 꺼내서 전체적인 모습을 봤다. 조금 무거웠지만 인형이 이렇게 크면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확실히 인형같은데? 부기는 이렇게 광대같지는 않을 텐데..? 만든 사람이 색다르게 만들고 싶었나?"


몬붕이는 핸드폰으로 부기에 대해 검색해보다 확실히 이 인형이 실제 부기가 아니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연관검색어가 보기가 있었지만 그건 태어나서 처음 몬무스를 보는 몬붕이에게 중요한 정보가 되지 못했다. 몬붕이는 쌀포대를 들듯 엉거주춤 인형을 들고 집으로 갔다. 


원룸에 사는 몬붕이는 현관에 보기를 두고 요리를 시작했다. 남자가 혼자 살면 무조건 먹게 되는 김치볶음밥. 익숙하게 식탁에 그릇을 놓고 의자에 앉는데..


"안녕, 자기야♡ 오늘 저녁은 볶음밥이야?"


"뭐여 시ㅂ.. "


"쉿.. 나쁜 말은 안 돼~ 키힛!"


맞은편에 웃는 얼굴로 보기가 몬붕이의 입에 손을 갖다 댔다.


"아니 너 부기인형아니였어? 밖에서 인형인줄알고 가져왔는데?"


"나 부기 아닌데? 요즘 부기가 인기가 많기는한데 난 보기야!"


"아니 인형이 아니면 아니라고 말을 하던가! 뉴스! 뉴스에 나오던 게 너네야?!"


"그야 인형이라고 말하면 재미없을 것 같아서~ 안 데려왔을 거잖아? 그보다 날 그렇게 꼬옥 안아줬는데, 솔직히 쫌 좋았어."


"당연하지! 그리고 너 무거웠.."


보기는 숟가락으로 밥을 떠서 몬붕이의 입에 쑤쎠 넣어.


"자기.. 나쁜말은 안되요~ 볶음밥있는데 그냥 이거 먹고 화 풀어~ 설거지는 자기가 해주는 거지?"


몬붕이는 꾸역꾸역 입속의 볶음밥을 먹고 말했지.


"아니! 내가 만들었는데 설거지는 너가.. 할 필요는 없고! 나가!"


보기는 몬붕이에게 밥을 먹여주며 말했어.


"그치만.. 인형이라도 둬서 유사연애를 할 바에 내가 있는게 낫지 않아? 그리고 너가 데려왔는데 맘대로 버리면.. 와.. 먹버."


몬붕이는 그 말을 듣고 사레가 들렸는지 기침을 시작하고, 보기는 옆에 물컵을 갖다 줬어.


"자기♥  왜 이렇게 급해~ 너무 급하면 몬무스들이 싫어한다? 그치그치 그렇게 물도 마시고~"


"후.. 이거 주거권 침해 아니야?"


"자기는 나 납치한 거 아니야? 너무 무섭네.. 하지만 그런 자기라도 난 사랑해"


"하... 그리고 나 자기 아니잖아.. 나 너 본적도 없어.."


"내가 밥도 먹여주는데 자기 아니야? 그럼 주인님?"


"아니.. 아니..."


몬붕이는 자신의 말재주를 탓하며 조용히 밥을 먹었어. 보기는 턱을 괴고 몬붕이를 바라보며 방긋 웃어줬고. 


밥을 다먹고 몬붕이는 결심한듯 보기에게 말을 걸었지.


"좋아. 보기야. 나가자."


몬붕이는 보기를 밀려고 노력했는데 조금도 움직이지 않았어. 보기가 약해보여도 종족이 종족이다보니 몬붕이보다 키도 컸어. 


"자기 귀여워 안아줄께~"


"아니 자기 아니라고! 이거 좀 놓고!"


"자기는 나 싫어? 인형만 좋아하는 변태야?"


"그건 아닌데! 아무튼 놔!"


품안에 다들어가는 몬붕이를 보며 군침이 흐르는 보기였지만, 애써 참기로 했어.


"그러면 오늘부터 1일~ 인정안하면 계속 이럴거야~"


"알겠어! 할께 오늘부터 1일 하면 되잖아!"


보기는 몬붕이를 풀어줬어.


"그러고 보니 자기는 이름이 뭐야?"


"김몬붕."


"오.. 몬무스 좋아해서 monhub로 딸칠 것 같은 이름이야."


"이름 가지고 놀리는 게 맞아?"


"아니야?"


".. 노코멘트."


"아까 안아줄 때 발기하지 않았어?"


"..."


"..."


"그래 했다! 어쩔건데! 연애하는데 연인보고 발기 좀 할 수 있는 거 아닌가? 자취하는 남자 집 왔는데 아주 그냥 섹함뜨하지? 어? 쫄?"


몬붕이는 급발진했어. 그리고 속으로는 너무 말을 막하지는 않았나 하면서 보기의 눈치를 봤지?


"오, 자기야♥ 나도 좋아♥ 사실 아까부터 젖고 있었거든?"


보기는 자연스럽게 몬붕이를 공주님안기하고 침대로 갔어.


"어? 아니 그게 맞아? 아니. 죄송해요?"


보기는 몬붕이와 진한 키스를 했어. 몬붕이의 호흡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그저 이기적이게 몬붕이의 혀를 탐했지.


"아니.. 그.."


머리가 하얘진 몬붕이는 뭔 말을 하고 싶었지만 입으로 나오지는 않았어.


"그래 그래 옷도 벗고~ 자기 걱정할 필요없어~ 내가 다 해줄께~ 밤은 기니까 안심하고♥ "






몬붕이는 8시간 착정당하고 다음날 결혼신고를 했어. 이렇게 뉴스에 나온 말을 무시했다간 보기에게 강제결혼을 당하니 착한 몬붕이들은 조심하도록 하자. 떡신 어딨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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