썼던 글들: https://arca.live/b/monmusu/9779273


제목 그대로 가면을 썼을 때에는 쾌활하고 밝은 성격의 버닙이

실수로든 스스로든 가면을 벗었을 땐 부끄럼 많이 타는 성격의 버닙이 되었으면 좋겠다.


현관문 도어락 비밀번호를 누르고 집 안으로 들어왔을 때 클리셰적인 앞치마, 한손국자, 음식냄새를 풍기며 "어서 와~!" 하고 버닙이 반겨줬으면 좋겠다.

보기만해도 저절로 미소가 지어지는 에너지를 뿜뿜 터뜨리는 버닙을 꼬옥 끌어안았으면 좋겠다.
그녀의 모후모후한 머릿결, 목덜미 털에 팔과 얼굴을 묻고 잠시 그대로 있으면 더 좋을 거 같다.

그런 몬붕이를 말랑육구손바닥으로 쓰담쓰담해주는 버닙이 아차 하며 "요리 하고 있었는데~!" 하고 호다닥 주방으로 도망가듯 미끄러져 들어가는 게 보고 싶다.

입고 있던 옷을 정리하고 저녁상 차려진 탁자 앞에 앉았을 때 상 위에 한가득 놓여 있는 음식들이 하나같이 다 정력에 좋은 재료들로 만들어져 반짝반짝 빛나고 있었으면 좋겠다.

버닙을 흘깃 쳐다보니 가면을 쓰고 음흉한 미소를 짓고 있으면 사랑스러울 거 같다.

향기만 맡아도 아랫도리가 불끈불끈해지는 저녁식사를 마친 후 설거지를 하는 버닙 뒤에서 손을 뻗어 여러 곳을 훑고 싶다.

"앙❤ 잠, 잠깐마안~ 아직 덜 끝났...는뎃...❤❤"

함께 설거지를 하는둥 마는둥 어떻게든 집안일을 끝낸 뒤에 침실에 들어가는 시간이 되고...

"히히...❤ 아까 많이 먹은 만큼 많이 내줘야해?❤❤"

하고 덮치려는 버닙에게 가면을 벗어달라는 부탁을 해보고 싶다.

"흐에?!" 하고 놀라는 버닙은 영 내키지 않은 기색으로 "그냥 하면 안될까...?" 하고 되묻지만 완강한 몬붕이의 태도에 하는수없이 가면을 벗어줬으면 좋겠다.

가면과 가까워질수록 덜덜덜 떨리는 손으로 얼굴 절반을 덮는 새부리 모양 가면을 벗었을 때 부끄럼 많이 타는 버닙쟝의 눈동자가 보였으면 좋겠다.

검은자위에 무드등을 켜놓은 방안에서 빛나는 금빛 동공의 버닙이 가면을 벗은 모습을 부끄러워하는 걸 보고 참지못한 몬붕이가 두 팔로 버닙을 와락 껴안았으면 좋겠다.

"모, 몬붕아...?!"

코앞까지 다가온 몬붕이의 얼굴이 부담스러워 눈을 마주치지 않으려 하는 버닙의 양 볼을 부드럽게 잡고 시선교환을 하는 게 보고 싶다.

"나... 얼굴.. 무섭지...않아?"

라고 가면을 벗은 자신의 얼굴을 걱정하는 버닙쟝에게 괜찮다고, 오히려 아름다워서 말문이 막힌다고 속삭이고 싶다.

무서울 게 뭐 있냐는 몬붕이의 한마디에 함락되어버린 버닙이 모후한 털과 미끈한 비늘이 공존하는 꼬리로 스르르륵 감아오며 몸을 밀착했으면 좋겠다.

"몬...붕아...❤❤"

그렇게 서로를 꼬옥 안으며 뜨거운 밤을 보내는 버닙쟝과 함께 살고 싶다.


오랜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