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름해 보이는 빌라에는 고위종족이자 최강의 종족이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는 드래곤이 살고 있다. 원래라면 그녀는 산속 깊숙한 곳, 인간들이 오지 않고, 찾지도 못할 자신의 둥지에서 금은보화 위에 누워 몇십년간 잠을 자며 세월을 보내야 했으나, 마왕이 서큐버스로 바뀌고, 시간이 흘러 자신의 둥지에서 나가야 한다는 통지서가 떨어졌다.


처음에는 이게 무슨 개소리라며 옛날처럼 인간들을 습격해, 쑥대밭을 만들려고 했지만, 드래곤의 여왕이자, 드래곤 로드인, 데오노라의 명령에 그녀는 눈물을 흘리며, 지금까지 살아왔던 둥지를 떠날 수 밖에 없었다.


"인간들의 악몽이라고 불렸던 내가... 꼬리보다 작은 방에서 살아야 한다니..."


그리고 그녀는 국가에서 나눠주는 빌라한체에 살며, 처량한 모습을 한체, 한숨을 쉬었다. 옛날이였다면 그녀에게 온갖 금은보화를 주며, 제발 우리 마을, 우리 성, 우리 가족을 건드리지 말라며 머리를 박고 부탁을 했겠지만, 지금은 그저 백수에 불과했다.


"어째서...이몸이 이런 꼴을 당해야 한단 말이냐..."


옛날 둥지를 틀때부터 모아두었던 금은보화는 국가에서 문화제 보존이라는 명목으로 모조리 강탈되어 빈털털이가 된 그녀는 그저 하루 하루를 한탄하며 살아갔다.


"...그리고...임신을 하라니..."


그리고 빌라로 이주하고 몇주뒤, 그녀의 앞으로 한달안에 임신을 하라는 집행장과 정액주입기와, 소량의 정액이 오자, 한숨이 끊이지 않았다.


고위종족인 자신이 고작 인간 따위의 아이를 배어야 한다는 한탄을 했지만, 집행장 맨 아랫줄 임신을 하지 않으면, 자신에게 올 패널티를 보며, 집행장 뒤에 있는 임신 하는법을 보며 정액주입기를 자궁에 주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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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몇달 후 자신의 몸에 변화를 겪기 시작했다.

늘씬했던 배가 점점 부풀어 온다거나, 가슴이 커지거나, 입맛이 바뀐다거나 말이다.


그렇게 6개월이 지나고 그녀는 집행장과 임신 통지서에서 본 산부인과로 가 검사를 받았다.


"산모님! 축하드려요!"


그리고 검사 결과가 나오자 산부인과내 모든 의사와, 간호사들이 그녀에게 찾아가 꽃다발을 주며 축하하기 시작했다.

그 행동들에 그녀는 당황해 하자, 그녀의 ct촬영을 해준 의사가 입을 열었다.


"산모님께선 인간 남자 아이를 임신하셨습니다. 앞으로 국가에서 산모님과, 미래에 태어날 산모님의 아드님을 위해 지원이 오실겁니다."


"...좋은 것인가?"


"와...너무 부러우세요. 이번이 첫 임신이라면서요!"


"..."


그녀는 이 상황이 이해되지 않았다. 고작 인간 남자를 임신했다해서 자신에게 이런 환대를 해준다는게 말이다. 그래서 그녀는 꽃다발을 들고 집으로 돌아와 정보를 수집하기 시작했다.


"호오호오. 그렇군. 인간 수컷이 부족하다라..."


그녀는 임신을 하기전 자신에게 겁없이 행동한 일들이 이해되기 시작했다. 인간 남자의 수가 적고, 대를 잇기 위해선 인간의 정액이 필수인것을 안 인남들은 누구를 건드려도, 솜방망이 처벌을 받기 때문이다.


"그건 그렇고 앞으로 들어올 지원은 그다지 신경쓰진 않지만 태어날 인간은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군."


그래서 그녀는 인터넷으로 정보를 찾아가며, 아이의 육성방법을  공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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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개월 뒤, 그녀는 생전 처음겪는 고통에 정신이 흐릿해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산모생활을 하면 할 수록, 뱃속의 아이를 지켜야 한다는 생각이 커지게 된 그녀는 구급차를 불러 산부인과에 실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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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몇분 뒤, 그녀의 가랑이 사이에서 그녀와 똑같은 붉은 머리, 황금빛 눈동자를 가진 아이가 태어났다.


"축하드려요. 산모님! 건강한 아드님이세요!"


"...내 아들..?"


"한번 안아보시겠어요?"


"이게...내 아들인거지..?"


"네. 참 귀엽네요."


"아아..."


그 날 그녀의 가슴 한구석, 금은보화로 채워지지 않았던 구석이 아들이라는 이름의 보석으로 채워졌다.


그 뒤로 그녀는 산후 조리를 마치고, 아이를 국가에서 지원해준 큰 집으로 이사를 한 뒤, 그녀와 그녀의 아들 '몬철'과의 생활이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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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이거..."


출산 후 6년이 지나고, 그녀는 의자에 앉아 라디오에서 나오는 음악을 듣던 도중, 몬철이가 그녀에게 종이를 건네주었다.


"...어?"


"선물이에요."


그 종이 위에는 의자에 앉아 눈을 감고, 웃으며 쉬고 있는 자신의 모습이 실사화 처럼 그려져 있었다. 그리고 그림 선물을 받은 그녀는 손때가 뭍은 그림을 보며 미소가 지어지기 시작했다.


"고마워. 우리 아들."


"...히히."


그 뒤로 몬철이는 그녀의 모습을 계속 그리자, 그녀는 혹시 아들이 그림에 재능이 있는게 아닐까 생각해, 몬철이를 데리고 미술학원으로 가서 그림을 그려보게 했다.


"와..."


몬철이는 그동안 연필로만 그려오던 그림을 이번엔 물감들을 이용해 그리자, 그야말로 물만난 물고기마냥 신나며 그림을 그렸고, 그림이 몇분도 지나지 않은체 완성을 시켰다.


그림의 제목은 사랑하는 엄마. 그녀가 의자에 앉아 몬철의 머리를 상냥히 쓰다듬어주는 그림이였다.


"이건 재능이 있다할 수준이 아닌데요..."


색, 명암, 신체비율 등등 전문가들이 보더라도 손색을 잡을 수 없는 그림에 미술학원 선생님은 몬철이의 재능을 더욱 발전시키고 싶다며, 학원비는 무료로 해드릴테니 제발 이 학원에 다니게 해 달라며 빌었다.


그 뒤로 몬철이의 그림실력은 하루 하루 늘어만 갔으며, 어느새 몬철이에게 돈을 줄테니 그림을 그려달라는 몬무스와 사람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그러나 몬철이는 커미션을 거절했다. 


"아들. 궁금한게 있는데 왜 그림 그려달라는걸 거절한거야?"


"엄마만 그리고 싶어서요."


"왜?"


"...비밀이에요."


"엄마한테도 말 못할 비밀이라니...괘씸하네..."


"...언젠간 말해드릴게요. 엄마."


"그래. 우리 몬철이."


그 후로 몇년이 지나고, 몬철이는 초등학교에 입학을 하였다.

그리고 학교를 다니며, 같은 반 친구들에게 그림을 잘 그리는 아이라며 소문이 났고, 쉬는 시간마다 그림을 그려 달라며, 부탁을 했다.


"오늘 학교는 어땠니?"


"친구들이 그림 그려달라고 하던데요."


그리고 학교가 끝이나면. 몬철이는 오늘 있었던 일들을 그녀에게 말해주며 이야기를 하며 행복한 나날들을 보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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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몇개월뒤, 몬철이가 학교 돌아와 어느때와같이 그녀와 대화를 나눌 무렵 티비에서 한 소식이 전해졌다.


"괴롭니?"


"케흑...으으욱..."


그 소식은 바로 인남의 출산율증가 실험으로 더이상 몬무스들이 인남들을 모시지 않아도 된다는 소식이였다. 그 소식을 들은 그녀는 지금까지 가슴속 깊숙히 잠자고 있었던 분노가 자신의 아들 몬철에게 향하게 되었다.


"아..파어...어...마."


그리고 지금 몬철이는 대화를 나누다, 뉴스의 소식을 듣고, 갑자기 돌변한 그녀가 몬철이의 머리채를 잡아 집어던지곤, 발로 목을 밟았다.


평범한 몬무스의 자식이였다면 그녀의 힘에 그 자리에서 즉사를 했겠지만, 몬철이는 다른 인남들과 달리 그녀의 피를 짇게 물려받아 뇌진탕에 그쳤다.


"자...그럼 어디부터 시작해야 내 분이 풀릴까..?"


"엄..마...왜그.래..."


그러나 그녀는 그동안 당해왔던 분이 풀기 위해, 부드럽고 찰랑이던 아이의 머리칼을 쓰다듬던 손으로 아이의 배를 때려, 피멍을 새기고, 더 나아가 내장을 파열시켰다.


다리가 아파하던 아이를 위해, 아이를 업고, 지탱해 주었던 다리로 아이의 다리를 부러트렸다.


마지막으로 아이에게 사랑한다 속삭였던, 입은 너같은건 패널티를 받아도 낳지 말았어야 했다라며 매도했다.


"..."


그렇게 몇시간이 지나고, 그녀는 두손을 감싼체 꺽꺽 거리며 울고 있는 아이의 머리채를 잡고, 방 안으로 집어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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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다.


내가 잘 못한게 있어서 혼내신 걸까?


그런거면 용서를 빌어야 겠지...


예전에 엄마가 내 그림을 보면 기뻐하시면서 날 안아주셨지?


그래서 몸이 욱신거리지만, 양 팔로 몸을 움직여, 책상 위에 있던 스케치북을 펼친 뒤, 연필을 손에 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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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이 되고.


그림이 완성되었다.


그림에는 엄마와 내가 손을 잡고, 소풍을 가서 해맑게 웃고 있었다.


만족스러웠다.


왜냐하면 지금껏 그려온 그림들 중 가장 내 마음에 들었으니 말이다.


엄마도 이 그림을 보고 좋아해 줬으면 좋겠다.

기침을 해서 피가 조금 뭍어있지만...그래도 좋아해 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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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이거..."


"..."


다음날 아침 그녀는 일어나자 마자, 아이를 집어 처 넣었던 방문을 열었다.


"그림...그려서여...봐주세여..."


방문을 열자 보인건 피투성이가 된 아이가 피가 뭍은 스케치북을 그녀에게 보여주며, 웃고 있었다.

그런 아이에게 그녀는 경멸하는 표정으로 아이의 손에서 스케치북을 강탈하듯 가져갔다.


"헤헤...어."


아이는 자신의 그림을 봐주는 것 만으로 행복한지 미소를 지었지만 얼마 안가 그 미소는 영영 볼 수 없게됐다.


왜냐하면 스케치북을 가져간 그녀는 표정을 일그러트리며 스케치북을 갈기갈기 찢어버렸기 때문이다. 아이는 자신의 눈 앞에서 걸작이라고 생각했던 그림이. 그동안 그녀만을 그려 넣었던 스케치북이 눈 앞에서 여러조각으로 찢어지자 멍하니 그녀를 올려다 보았다.


"엄.마?"


"그러고 보니 어제 손을 안건드렸네. 하긴 손 지키려고, 몸을 웅크려 됐으니까."


우둑...우두둑.


그리고 그녀는 바닥에 손을 짚고 있던 아이의 손목을 잡고 손아귀에 힘을 주기 시작했다. 그러자 뼈들이 금이 가더니 이제는 부러져 살들을 찢고 나왔다.


아이는 손만은 안된다고 울었지만 그녀는 멈추지 않았다. 오히려 손을 주물러 살 안쪽을 뼈와 살들을 반죽하듯 뭉게버렸다.


그리고 그녀는 이제 아이의 뭉게진 팔을 잡은 뒤, 밖으로 끌고 나와 동네 중앙에서 아이가 첫번째로 그렸던 그림과, 손을 불태우고, 아이의 꿈을 부숴버렸고, 고통에 거품을 물며 기절한 아이를 내버려 두고 집으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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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아침 그녀는 그동안 패미 인남들에게 쌓였던 불만들을 털어놔서 그런지 개운하게 침대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평소와 같이 거실로 나와 커피머신에서 커피를 내린 뒤, 음악을 틀며 커피를 음미했다.


"쓰네."


평소라면 커피향을 즐기고 쌉싸름한 맛을 즐겼겠지만 오늘은 왠지 커피가 다른 날보다 썼다.


"...음."


그녀는 기분탓이겠지 생각하며 커피를 다 마시곤, 아침밥으로 토스트를 굽기 위해 자리에서 일어나 준비를 했다.


"..."


그리고 완성된 토스트 2인분.

그리고 그녀는 식탁에 세팅을 한 뒤, 방으로 걸어가 문을 열었다.


"...아."


문을 열자 그곳에는 변색된 피와, 갈기 갈기 찢겨진 스케치북이 보이자 그녀는 기분이 나빠져 혀를 차며, 방문을 닫았다.


"뭐야."


그리곤, 그녀는 토스트 일인분을 버리고, 나머지를 먹은 뒤, 클래식 음악을 들으며, 쉬기로 했다.


흘러나오는 잔잔한 음악. 그녀는 그 음악들을 들으며 주위를 둘러보았다.


"아. 맞다."


원래라면 주위에 풍경화가 액자에 걸려있겠지만, 지금은 하얀 벽지밖에 없어 허전한 기분이 느껴졌다.


"...하."


이번에도 기분이 나빠졌는지 자리에서 일어나 낮잠을 자려고 방으로 들어갔다.


"허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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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건 발생 후, 그녀는 집에서 행복해야할 나날들을 보냈어야 했지만, 마음 한 구석이 구멍이 난 것마냥 허전했다.

그리고 그녀는 무의식적으로 아이의 방으로 들어가 텅 빈 방을 본다거나, 식사를 할 때도, 2인분을 만들어 식사를 할 때마다, 심장이 욱신거렸다.


"...하아."


그녀는 지근거리는 머리를 누르며, 한숨을 쉬는 도중 밖에서 인남사냥이라도 하는 듯, 타격소리가 그녀의 귀에 들려왔다. 


"..."


그녀는 누가 잡혔는지 확인하기 위해 배란다로 걸어가자 그녀의 눈에 한 아이가 들어왔다. 그 아이는 장대에 매달려 공중에 묵인체 몬무스들이 던지는 돌팔매에 몸 이곳 저곳에서 피가 흘러 장대를 타고 내려오고 있었다.


"...몬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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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팔매질이 끝나고 혼자 남게된 몬철이에게 그녀가 찾아왔다. 


"...엄.ㅁ  야?"


"..."


"엄.마...다..헤헤. "


몬철이는 그녀가 온 것 만으로 행복한 미소를 지었지만 그녀는 기분이 복잡해졌다. 왜냐하면 그녀의 마음속에서 지금이라도 좋으니 저 장대에서 몬철이를 꺼내고, 병원으로 데려가라고 호소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엄마."


"...."


"...엄마...케흑! 아아...내가...잘모테써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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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더이상 이 자리에 있다간 심장이 찢어질거 같기에 집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침대에 누워 잠을 자던 중 꿈을 꿨다.

몬철이와 행복한 나날을 보냈던 날들을.











[그 아이가 너한테 무슨 짓을 했니?]


아니.


[그럼 왜 그런거야?]


그 아이는 나에게서 모든걸 뺏은 놈들과 같은 녀석이야.


[그래서 그 아이가 너에게서 뭘 뺐었니?]


아니.


[그럼 그 아이가 너에게 않좋은 일을 시켰니?]


...아니.


[그럼 그 아이가 왜 그런짓을 당해야 하니?]


...











잠에서 깨어난 그녀는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그리고 눈물에 목이 매어 켁켁 거리면서 몬철이를 부르고 있었지만, 장대에 매달려 있는 몬철이에게 들리지 않았다.


[인남출산율 증가 실험은 모두 교단의 조작으로...]


"내가...뭔짓을...한거야?"


그리고 티비에서 긴급속보로 전해진 정보에 그녀는 몸을 비틀거리면서 장대에 매달려 있는 몬철이에게 다가가 장대에서 몬철이를 풀어주었다.


그리고 그녀는 몬철이를 안고, 병원으로 빠르게 날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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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할 수 있는건 다 했지만 양팔의 재생은 불가능합니다."


"네..?"


"어떻게 하신지 모르겠지만 영혼이 불타버렸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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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치료가 끝나고, 그녀는 몬철이를 집으로 데려왔다.

그리고 그녀는 공허한 눈으로 집안을 보고 있는 몬철이에게 말을 걸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