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형은 천사 하면 생각나는 순백의 로브와 뽀얀 날개를 두른 미소녀들 맞는데 주신이 산깎고 강바닥 파내고 생명창조할때 보조로 쓰려고 만든 급조된 프로토타입 천사는 피부도 제대로 안덮여서 동력도관과 꿈틀대는 생체기관이 그대로 보이고 척추에서부터 뻗어나온 서보암들과 조작용 촉수들이 듬성듬성 달렸으며 세쌍씩 달린 안구는 싯누런 바탕에 새까만 쌍동자가 떠있는데다 아름다워야 할 날개도 깃털 하나 없이 반중력 기관이 앙상하게 드러났고 헤일로는 성스럽기는 커녕 무슨 수술실 강력조명 수준인 말그대로 기능만 존재하는 흉물인 거지


근데 의외로 초기형이랑 후기형 꼬마들 사이 관계는 괜찮아서 초기형 천사의 허리춤에나 올법한 날개달린 꼬마들이 화관을 만들어서 얹어주려고 하면 꽃관을 받아들고 다중초점 스캐너로 제작에 사용된 모든 꽃들의 원 서식지를 분석해본 다음에 꽃을 꺾으려고 멀리까지 다녀온 애송이들을 칭찬해주고는 그래도 주신님의 창조물은 이런 미물이라 할지라도 함부로 훼손해선 안된다고 주의를 주면서도 내심 설렌 마음에 머리 위에 화관을 얹어보는 그런게 보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