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나 저거 사줘."


어린 소년은 아버지의 바짓가락을 붙잡은 채 몬무스 가게를 가리켰다.


몬무스들이 진열된 곳에는 대부분 막 알에서 깨어났거나 태어난지 얼마 되지 않는 아이들을 전시하고 있었다.

가사를 도와주며 아이들과 놀아주는 페어리.

작은 사이즈로 주인의 옆에 붙어있길 좋아하는 미니 라미아.

정신없이 자신의 꼬리를 쫓아 빙빙 도는 코볼트.

대부분 애교가 많고 귀여우며 작고 영특한 몬무스들을 주로 판매했기에 가격이 매우 비쌌던게 문제였다.


단호한 아버지의 거부에 어린 소년은 단념한 체 아버지의 손에 이끌려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어느 상자에 담긴 채 울고있는 못난 얼굴의 드래곤을 발견하였다.


주인에게 버려진 채. 배고픔에 울고 있던 드래곤을 본 소년은 다시 한번 아버지의 옷을 당기며 말했다.


'더이상 아무것도 바라지 않을테니 얘를 키우게 해줘'


아버지는 드래곤을 키우는 데에는 오랜 시간이 걸리고 그만큼의 책임이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소년은 그럼에도 저렇게 불쌍한 아이를 내버려 둘수 없다는 순수한 마음으로 부탁하고 애원했다.


소년의 고집을 이기지 못한 아버지 덕분에 버려진 드래곤은 소년과 함께 그들의 집으로 돌아왔다.

소년은 작은 드래곤을 데리고 잘 놀아주었다.


돌과 같이 투박한 피부색에 못생기게 생긴 드래곤이였지만,

소년은 드래곤과 밖에서 놀고난 뒤에는 자신과 함께 씻었고 밥을 먹을때도 함께 먹었다.


잘때에도 소년은 드래곤을 껴안은채 잠들었고, 그런 소년을 좋아하는 드래곤 또한 소년에게 맞추어 행동했다.


소년은 어느덧 학생이 되었고, 드래곤은 폴리모프를 할 수 있게 되었다.


인간의 형상을 하게 된 드래곤은 더이상 드래곤이 아닌 소녀로 불리었다.

다른 드래곤들의 아름다운 형상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다른 드래곤들의 강함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소녀는 단지 소년과 함께 있고 싶었다.


소녀는 혼자서 자는 것을 싫어했고

혼자서 밥 먹는 것을 싫어했고

혼자서 노는 것을 싫어했다.


따뜻한 온정을 느끼며 자란 소녀는 어느덧 소년이 청년이 되었을 때.

투박하고 볼품없던 모습에서 그 무엇보다도 반짝이는 금강의 비늘을 가진 드래곤으로 변하였다.

그 어떠한 드래곤들 보다도 우아하고 아름다웠으며

그 어떠한 미녀들 보다도 아름답고 곱게 자랐다.


소년과 소녀는 서로 손을 마주잡고 정처없이 길을 걸었다.

마지막 시험을 앞에 둔 소년은 소녀에게 자신이 잘 할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물었다.

소녀는 소년이라면 할 수 있을것이라고 말했다.


서로가 같은 소원을 빌었고 그 날 유성이 반짝였다.


훗날이 지나서야 소년은 소녀가 '원석'이라 불리우는 옛 비룡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원석이라 불리는 이유는, 얼마만큼의 애정으로 그녀를 키웠느냐에 따라 개화할 시기가 되면 그 애정에 답하듯 아름답게 변한다고 한다.

본디 원석이라 불리우는 옛 비룡은 그 아름다움 때문에 잠깐은 인기가 많았으나,

사람들의 애정이 식으며 옛 비룡들은 점점 추하게 변해갔다고.


한 소녀가 있었다.


소녀는 소년에게 물었다.


자신을 사랑하는가.


어린 시절을 회상하며 둘은 손을 마주잡았다.

서로 그때와는 다르게 성장해버렸지만 이마를 맞대고 눈을 마주보았다.


아름다운 종소리가 울렸다.

순백의 신부는 베일로 가려진 채 계단을 올랐고

차려입은 정장의 신랑은 계단 위에서 신부를 기다리고 있었다.


훗날 그들의 사이에서 태어난 옛 비룡은 순백색으로 빛나는 비룡이였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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뜬끔없는데 옛날에 봤던 원석 드래곤 기르는 만화 생각나서 회로 돌려봄.


글쓰는데 재능없는거 맞는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