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무더기에 걸터앉은채 나는 옆의 목없는 갑옷에 말햇다


ㅡ좆같아.


갑옷의 옆구리에서 언짢은 여자의 목소리가 들린다


ㅡ아니 시발 기분 말고 시점의 위치가 목이냐고 니 머가리냐고.


듀라한의 전승은 너무나도 많다. 기사가 억울한 이유로 단두대의 이슬이 되어서 됫다는 전승도 있고


서양판 저승사자라는 말도 있고, 자신의 잃어버린 목을 대신 할 다른 목을 찾는다는 전승도 있다. 하지만 이쪽 세계의 듀라한에 대한 전승은 난 잘 모른다


ㅡ 시발 대가리요 대가리 닌 눈깔이 목아지에 달렷냐?


그녀는 짜증나는 듯한 말로 말한다. 방금 처치한 리치가 죽어가면서 건 저주를 나 말고 그녀가 받앗다.


정상적이라면 갑옷의 인챈트 덕분에 영향이 0이어야 햇으나, 저주를 받아내면서 뚝배기가 산산조각이 난걸 보면,


저 리치가 건 저주가 상당히 강햇거나, 전투중에 이런저런 공격을 받으면서 뚝배기의 내구도에 무리가 간게 문제일것이다.


ㅡ 머리 들어줘?


ㅡ 닥치세요 씨발.


안그래도 걸걸햇던 그녀의 입에서 쌍욕이 멈추지 않는다. 목소리엔 분노와 당황감이 섞여 있엇고, 울먹거리는 감도 있엇다.


ㅡ 나, 이제 끅, 어떻게...  끅.... 흐아아아앙


갑옷의 무릎에 올려져 있던 머리에서 처량한 울음 소리가 들린다. 그녀의 가문의 상징이나 다름 없던 갑주의 위로 눈물이 떨어진다. 그러나 목에선 검은 이질적인 막이 있을 뿐이다.


ㅡ 나, 시집도 끅, 가야하고, 이 망할 것을 잡앗다는 걸로 끅, 가문을 살려야 하고, 끅 또. 또... 이게 다 너때문이야!


그녀는 화를 내면서 나를 밑에서 쏘아본다


ㅡ  미안해. 그래도 너 덕분에 이렇게 살아있다.


나는 그녀의 어깨어 손을 올리고 말한다. 


ㅡ 책임져.  이 망할것아.


ㅡ 아니 이걸 어떻게,


ㅡ 너가 내 남편이 되. 너 때문에 이렇게 됫으니.









일부러 여기서 끊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