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거?


"그 왜, 저기 남쪽에 있는 시골마을 소식 말이야."


"남쪽?"


"거 참. 그렇게 귀가 어두워서야 뭐 벌어먹고 살긴 하겠어?"


"마물 놈들이랑 같이 사는 그 괴짜들 마을 말이야!"


"...아, 거기 말하는 거구만. 거기가 왜?"


"와, 이 친구 이거. 성공하긴 글렀네 정말?"


허름한 술집의 어느 두 남자가 대화를 나누고 있다.


헤진 누비갑옷과 어깨, 팔꿈치 등을 판금으로 덧댄 차림새.

용병이거나 깡패거나, 아마 둘 중 하나임이 분명해보인다.


"몇주 전쯤에 '금빛 불꽃 교단 직속 기사단'이 거길 이단으로 판정하고 깡그리 불태워버렸다 하더라고!"


"뭐? 정말로?"


"그래애!... 그것도, 이단심문관이 직접 찾아갔다고 하더라고!"


"...허."


호들갑을 떠는 그의 이름은 대모프.

보통은 용병 일을 하며 돈을 벌지만, 돈 되는 일이라면 뭐든 하는 남자다.


이곳 남부 왕국에 하루 벌어 하루를 살기에, 그는 이름보다는 '하루살이'라 불리고 있다.


"그래서 말인데. 혹시 나랑..."


"안해. 다 무너진 동네 가서 뭐 없나 뒤져보고 싶은거지? 안해. 너나 실컷 해라, 하루살이."


"아니 왜? 네 실력이면 어디든 다 털수있잖아?"


"첫째. 타죽은 사람들이 잔뜩인 곳에 들어가서 물건 털고 싶지 않으니까."

"둘째. 나는 너랑은 다르게 내일도 사는 놈이야. 내 목숨은 내가 챙겨야지."


"...목숨? 무슨 목숨?"


"이새끼 이거. 알멩이는 쏙 빼놓고 쓸데없는것만 또 주저리고 있었던 거였구만?"

"그 마을에 드래곤이 나타났다잖아. 넌 그런 델 가고 싶냐? 난 절대 싫어."


"...푸하하핫!...뭐? 드래곤?!...하하하! 뜬구름이니 뭐니 하더니만 그 이야기가 더 뜬구름 잡는 이야기잖아!"

"고룡같은 존재가 그런 후미진 곳에 왜 나타나겠어? 우리같은 건 벌레보듯 하는 놈들이 말야!"


"목격정보도 분명하게 있잖아, 이 등신아."

"하루살이 니가 말한 그 기사단이 얼마전에 들려서 잔뜩 겁 먹은 채로 씨부리던거 못봤냐?"


"...여길 왔었다고? 그 기사단이?"

"아니, 것보다 목격정보라니? 설마 수배지가 뜬거야?"


"그래, 병신아."

"그 드래곤이 갑자기 으르렁거리기 시작하더니, 광선을 쏴대면서 300명 가까이 되는 병력을 싸그리 다 때려눕혔다잖아!"


"..."


하루살이는 그 말에 마른침을 꿀떡 삼키더니, 손에 쥔 에일을 벌컥벌컥 들이켰다.

— 하며 놓인 빈 나무잔이 더러운 테이블에 올려지고, 하루살이는 남자를 보며 목소리를 낮췄다.


"...그 드래곤을 수배했다니. 이단심문소도 정신이 나갔구만."

"혹시 수배지 남는 거 있나?"


"직접 봐. 마침 가져왔으니까."


남자는 팔랑거리는 수배지 두장을 테이블에 탁 놓았다.


'루드 에드밀라.'

'태양력 1565년 5월생.'


'금발, 금안.'

'담배를 피우는 흡연자, 이단 지정 무기인 '링글스턴'의 '리볼버'를 사용함.'

'이와 비슷하거나 본인이라 생각되는 자를 발견했다면, 즉시 이단심문소로 연락할 것.'


'정체불명의 용족'


'검은 비늘, 검은 날개, 검은 꼬리를 지닌 마물.'

'겉모습은 차가운 인상을 한 여성의 모습을 하고있음.'

'아주 강력한 힘을 지녔음. 직접 교전해본 기사단의 증언에 따르면 드래곤의 상위종인 고룡 이라 추정중.'

'발견하거나 조우하게 될 시 최대한 전투를 피해 이단심문소에 연락할 것.'


"...에이 씨. 그냥 여자라고 쓰면 뭘 어쩌라는거야."


"젊은 여자라고 하더군...말을 빌리자면, 차가운 인상의 아가씨 라고 하던데."


"...씨부랄거. 허탕쳤구만."


"왠일이냐? 니가 돈을 먼저 내고?"


"목숨값이라고 생각해. 그 이야기로 내 목숨을 구해줬으니까."


하루살이는 동전 하나를 테이블에 올려두고 자리에서 일어났고, 남자는 그 동전을 보며 눈을 동그랗게 떴다.

절대 드래곤과 마주치고 싶지 않다는 듯, 하루살이는 자신의 친구가 먹은 에일 값 까지 내며 빠르게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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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 가려워. 뭐야, 갑자기?"


"우으—...코라도, 가려워."


하루살이가 동전을 내밀고 사라진 시간.

어느 남녀는 각자의 귀를 후비며 불쾌한 표정을 내비쳤다.


"누가 내 험담을 하나? 더럽게 가렵네. 아흐."


"우으으...? 험...담? 이 모야?"


"나쁜 말. 누가 코라흐한테 나쁜 말 하는걸 험담한다고 해."


"우으—...코라, 나쁜 짓 안해써—"


"알아. 네가 왜 나쁜 짓을 하겠어? 내 목숨을 구해줬는데."


금발 금안의 남자는 입에 문 담배를 빨아마신 뒤, 훅 하고 연기를 내뱉으며 곁에 선 여자와 함께 길을 걸어나갔다.

검은 비늘과 날개, 꼬리를 지닌 고룡 아가씨와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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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십니까 몬붕쿤들.

뒤져있다가 오랜만에 부활해서 인사 오지게 드립니다.


쓰던거 마저 안쓰고 이렇게 다시 온 이유는 다른 게 아니고, 어쩌다 보니 연재를 하게되서 이번엔 제대로 말씀이나 드리려고 찾아왔읍니다.


항상 뇌 빼고 취미로만 쓰던 글이었지만 이번엔 제대로 각 잡고 써보려고 이렇게 준비까지 다 하고 와서 인사드립니다.


이야기는 하루아침에 모든 걸 잃어버린 주인공, 루드 에드밀라와

그런 루드를 구해주고 따라다니는 고룡, 코라흐의 이야기를 그린 몬무스 순애물입니다.


예~~~전에 이 몬챈에 제가 썼었던 드래곤 좀비를 아시는 분이 계실 수도 있읍니다.

그 드래곤 좀비에서 많은 부분을 따와 새로 만든 놈입니다.


체계적인 글쓰기를 배우면서 쓰는 터라 아주 엉성하게도 느껴지고, 또 재미가 없을지도 모르지만...그래도 재밌게 봐주셨으면 좋을 것 같읍니다...


저는 몬붕쿤들의 관심을 받아먹으면서 처음 글싸기를 시작했었읍니다.


그때 받는 관심에 정말 기뻤고, 플롯 하나도 없이 그때그때 떠오르는걸 싸지르면서 차림표가 만들어졌었는데... 


설계도 없이 지은 집이 어떻게 오래 가겠읍니까.

그 옛날 백화점이 무너지듯 와르르 무너져서 어떻게 복구해볼 엄두도 나지 않는 상태가 되어버려 결국 글을 못쓰게 되버렸었읍니다... 


그렇기에, 항상 다음 이야기를 궁금해하는 몬붕쿤들에겐 죄송한 마음 뿐입니다...


하지만 이번만큼은 정말 제대로 써볼 생각입니다.

이 이야기가 어떻게 시작하고, 또 어떻게 끝나게 될런지.


부디 관심이 갈 것 같다면 한번 쯤 봐주시면 정말 감사할 것 같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