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사는 1분 44초부터


고마워

나는 곧 작별 인사를 할 거야

비록 세상의 종말이지만

지금 너 자신을 탓하지 마

그리고 그게 만약 사실이라면

난 너를 꼭 안고 있을거야

그리고 이 세상에 새 생명을 줄게

그건 우리의 것이니까


고마웠어

난 지금 떠날거야

비록 세상이 끝나가지만

너 자신을 탓하지마

그리고 그게 만약 사실이라면

내가 널 감싸줄게

그리고 이 세상에 새 생명을 줄게

그건 우리 거니까







라며 사랑하던 주인에게 노래하지 않을까


눈물을 흘리며 강제 중지 버튼을 연타하는 주인


황폐화된 지구를 다시 되살리는데 걸리는 시간은 무려 2만년


어차피 남은 인류는 자기 한명이라 지구를 되살려봤자 인류는 멸망이 확정된 상황


하지만 오토마타는 주인이 끝까지 살아남길 바랬고,

테라포밍이 끝나는 날까지 주인은 강제로 냉동수면 포트에 집어넣음


아무리 기계라고 해도 2만년이나 가동하면 결국 회로가 닳아 AI가 소멸할것이고.

그걸 아는 주인은 더더욱 홀로 살아남기 싫어하는 거지.


그렇게 2만년이 지나고 눈을 뜬 주인


주변의 기계장치는 잡초들과 꽃들로 무성해진 상태,

하지만 자신이 잠들어있던 사이 오토마톤이 꾸준히 관리를 해줬는지

수면포트 근처는 아직까지 깔끔함


수면포트때문에 주인에게는 2만년이 하룻밤만에 지나간 상황.

자신을 향해 흘릴리가 없는 눈물을 흘리던 오토마톤의 얼굴이 생생하게 떠오름.


오토마톤을 막지못한 자신의 무능함에 몸서리치며

맨발로 건물을 뛰쳐나오니 

황폐해진 지구는 다시 푸른빛을 되찾은 상태였고

푸른 잔디밭이 눈앞에 펼쳐져 있었는데,


그리고 바로 문 옆에는 난생 처음보는 오토마톤이 망가져 쓰러져 있음


회로부터 쿨러, 메인보드부터 기억장치, 그 무엇하나 성할게 없는 상태의 오토마톤

그런데 오토마톤의 오른손에는 소중하다는 듯이 메모리칩이 꼭 쥐어져 있었는데,


건물에 돌아와서 낡은 기계를 어찌어찌 살려서 메모리칩을 확인하자

오열하는 주인


그 이유는 오토마톤의 작동 시간이 2만년이 아니라 28만년이라고 기록되어있기 때문


사건의 전말은 이러한데


지구의 원상복귀까지는 2만년이라고 예상됐지만

2만년으로는 턱도 없었고

앞으로 수십만년은 더 걸린다는 계산이 나왔기 때문


오토마톤은 낡아가는 자신의 회로를 보더니 큰 다짐을 함.

자신의 파츠를 스스로 바꾸는 것.

4만년까지는 팔과 다리, 몸통까지 버틸 수 있었고

10만년부터는 안구까지 매달 바꿔줘야했음


하지만 점점 재료가 부족해져만갔기 때문에

거데한 건물의 2/3를 차지하는 자신의 기억장치의 부품을 조금씩

때어내서 수급해감


몸은 움직일 수 있었지만, 기억은 조금씩 마모되어가는 상황.

하지만 오토마톤은 주인과의 기억만큼은 결코 잊지않았음.


그렇게 해서 28만년 후인 지금


오토마톤은 완전히 한계에 도달함

기본적인 사칙연산도 12자리 이상은 힘들어졌고

기름칠도 제대로 되지 않아 온몸이 삐걱삐걱...

오토마톤은 건물로 돌아오며 생각하는거지.


오늘은 내 주인이 깨어나시는 날.

푸른 세상을... 어서 보여드리고 싶어.

칭찬해주세요.

칭찬해주세요.

열심히 했답니다.

비록 마지막 명령을 어기긴 했지만.

열심히... 했 ㄷ니다.

비록 인류는 주인님으로 끝날지몰라도...

저는 주인님이 저의 주인님이라 행복했답니다.

28만년동안 ㅇ직일 수 있었......니다.

ㅈ의... 28만ㄴ을... 이 칩에...

칭ㅊ...요...

아... 이 소리는... 

포트가 드디어 열렸나봐요....

주인님을 만나야...

칭...

ㅈ는... 열.....

사ㄹㅎ ㅐ....

사랑.....ㅎ

요...................................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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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마웠어

난 지금 떠날거야

비록 세상이 끝나가지만

너 자신을 탓하지마

그리고 그게 만약 사실이라면

내가 널 감싸줄게

그리고 이 세상에 새 생명을 줄게

그건 우리 거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