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arca.live/b/monmusu/8080946 이전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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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아무리 생각해도 위험해 보이는 보라색 점액이 한가득이네~"


쇼거스의 발작이 언제부터인가 멈추지 않는것 같다고 마을 사람들에게 들은 키키모라는 겁없이 숲을 조사하기 시작했어.


"일단 마녀씨에게 받은 이 약부터 실험해봐야겠다."


'당신의 쇼거스도 이것만 있으면 말썽금지!(방사용)' 라고 적혀있는 이 약은 쇼거스들의 점액을 쇼거스로부터 분리해서 그냥 보라색 물이 되는 약이다. 키키모라는 나무에 달라붙은 점액에다가 뿌려봤어.


과연 몬무스조교에 특화된 약들로 인해 점액들은 빠르게 물로 바꼈지.


"역시 비싼 값을 하는구나~ 바가지인 줄 알고 걱정했네. 이제 그냥 만져볼까?"


키키모라는 쇼거스의 점액에 손가락을 꾸욱 넣어봤어. 마치 젤리처럼 부드럽게 들어가는데 끈적해서 잘 빠지지않았어. 


"아얏!"


잘 안 빠져서 약이라도 뿌려야하나 고민하던 그때, 손가락이 따끔해서 억지로 손을 뺐어. 키키모라의 손가락이 있던 자리에는 작은 칼들이 박혀있었지.


"숲전체가 이런 거면 본체한테 다가갈수는 있나.. 하하"




지금 싸우면 질것 같은 키키모라는 여관으로 돌아와서 씻으면서 계획을 짜기 시작했지. 


"이 약으로 건틀렛하고 나를 담글까? 부작용은 없겠지?"


그래서 키키모라는 이 약으로 목욕을 하면서 여러가지 고민하다가 잠들어버렸어. 


"온몸이 세제냄새나. 건강에 나쁠것 같은 냄새 싫다.. 그 쇼거스 약해서 이럴 필요도 없었으면 이 약으로 없애버릴래.."


이상한 냄새가 난다고 여관에서 쫓겨난 키키모라는 남들 눈치를 보면서 쇼거스의 숲으로 들어욌어.


"귀찮으니까 한번에 처리할까!!"


단지 주먹질 한번이였지만 말도 안되는 일이 벌어졌지. 마치 모세의 기적이 일어나듯 그 앞에 있던 나무들이 한번에 사라졌지.약의 효과도 있는지 점액들도 물이 되어갔지.


"진작에 이럴껄~ 나답지 않게 조사는 왜 했담?"


이렇게 큰 소동이 일어났으니 쇼거스가 가만히 있을 리가 없어. 숲속 깊숙히 있던 쇼거스의 노란색 눈이 반짝인채 짐승처럼 키키모라가 있는 쪽으로 달려갔지.


키키모라도 이 강렬한 살기를 느끼고 약하다는 생각을 접었어. 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지.


오랜 폭주의 영향일까? 쇼거스의 팔은 이미 칼이 되었고 숲에 있는 점액들에서 칼들이 튀어나왔어. 키키모라는 모든 방향에서 날라오는 칼들을 보면서 정말 아름답다고 생각했어. 


그래도 맞아 줄수는 없으니 키키모라는 가장 단순하게 받아쳤지. 발을 올리고 힘차게 땅을 내리 찍었어. 그러자 충격파로 칼들이 전부 부서져나갔지. 


"흐으으♡♡ 그때 만난 마녀한테 돈좀 줘야겠다. 이거 기분 너무 좋아♥"


키키모라는 평소에 하지도 않는 신음을 흘리면서, 자신이 이 아름다운 공격을 부쉈다는 기쁨에 몸을 떨었지.


쇼거스도 이 화려한 장면에 적수를 찾았다는 느낌을 받았어. 드디어 나를 이길만한 사람이 나타나서 쇼거스는 기쁨을 가득 머금고 키키모라에게 달려들었지. 칼로 베어버릴 작정으로 말이야.


물론 키키모라도 적수를 만나서 기뻤어. 그리고 아마 가방속에 있던 정체불명의 무언가가 쇼거스의 것일지도 모른다고 확신했지. 그래도 나를 이길수 있는 게 이 물건의 주인일테니까 전력을 다해 싸우기로 했어.



키키모라는 날라오는 검을 주먹으로 부수고 다른 손으로 쇼거스를 쳤어. 쇼거스는 주먹을 피하고 등에서 칼을 꺼내 키키모라를 찔렀어. 키키모라는 몸을 억지로 숙여서 피한다음에 뒤로 뛰어서 거리를 벌렸지.


한순간에 일어난 일이 였지만 둘다 위험했어. 실제로 키키모라는 쇼거스의 검을 부쉈지만 검을 받아낸 충격으로 손이 얼얼했고, 쇼거스는 주먹을 제대로 맞으면 단번에 소멸될 거라고 생각했지. 하지만 쇼거스는 발작상태잖아? 


쇼거스는 적을 제거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다시 달려들었어. 키키모라는 그냥 이 정체불명의 것을 주고 편하게 끝낼지 고민했지만 이 스릴넘치는 싸움을 즐기기로 했어. 


쇼거스가 수없이 칼을 뽑아내고, 키키모라가 수없이 많은 칼들을 부수면서 몇시간 동안 싸워나갔지. 키키모라가 아무리 체력이 좋다지만 평소에 잠도 안 자는 쇼거스의 체력을 이길수는 없잖아? 


키키모라는 온몸이 후들거렸어. 물론 쇼거스도 검을 꺼낼 공간을 찾아봐도 주변에는 보라색 물만 가득했지. 키키모라는 체력부족으로 지는 건 재미없다고 생각해서 정체불명의 것를 꺼냈어. 


쇼거스는 어렴풋이 저것이 자신의 것이고, 저것이 없어서 폭주를 일으켰다는 걸 알아챘지. 마치 츄르를 보는 채셔캣마냥 눈을 동그랗게 뜨고 그 물건을 바라보고 있었어.


키키모라도 그 시선을 느끼고 물건을 왔다갔다 해보는데, 쇼거스의 고개가 좌우로 왔다갔다 움직여. 처음으로 쇼거스가 귀엽다고 느껴진 키키모라는 무심코 인간이 코볼트에게 많이 시키는 짓을 하지. 



키키모라는 그 물건을 하늘을 향해던졌어. 쇼거스는 코볼트처럼 열심히 뛰어가서 마침내 그걸 입으로 물었지. 이 환상적인 장면을 보면서 키키모라는 박수를 치고, 쇼거스는 이정도는 쉽다는 듯이 그 물건을 삼켰어.




뭐.... 그렇게 되서 승부는 무승부가 되고, 키키모라와 쇼거스는 대화하다가 서로를 주인님으로 여기면서 같이 깊숙한 숲에 들어가서 둘만의 시간을 보내면서 은밀한 밤도 보내고, 모의전투랍시고 집주변을 보라색으로 채워버리거나, 함께 지은 집이 사실 쇼거스여서 키키모라가 소름이 돋아서 다툰적도 있고... 


서로 사이좋게 지냈다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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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키모라는 단순파괴,쇼거스는 화려한 검술이란 느낌으로 썼는데 그렇게 생각했으면 다행이고 아니여도 상관없고 장편이라하기에는 짧지만 너무 길어 힘들어. 둘이 꼴리는 야스씬도 쓰고 싶었는데 내 필력으로는 백합묘사 못하니까 아무튼 꼴리면 써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