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렸지?"


"아냐 나도 방금왔어~"


깨가 쏟아지는 커플들의 애정행각, 세상에 공공장소에서 저러는 사람들이 있구나


물론 나도 커플이기에 그 자체가 부러운건 아니었지만 딱 하나, 여자가 남자 품에 안겨 애교를 부리는것 만큼은 조금 부러웠다.


지금 여자친구에게 큰 불만이 있는건 아니지만, 아니 오히려 지금도 너무 좋은 여자친구지만 그래도 저런 환상정돈 품


"왁!"


"어으앍, 깜짝아"


겨드랑이에 뭔가 걸리는 느낌이 들더니 순식간에 몸이 붕 떠올랐다.


"우리 자기~ 도대체 뭘 보고 있었을까~"


"아...하하하! 그야 물론 자기 생각만 했는걸"


반정돈 사실이었지만 여자친구는 나머지 반을 눈치챈 듯 나를 도로 내려놓고는 보고 있던 커플들의 모습을 유심히 바라보고 있었다.


"아...저기 있잖아 그...너가 생각하는 그런게..."


"이잉~ 우리 자기 기다렸지?"


슬쩍 몸을 돌린 여자친구는 그대로 내 가슴에 얼굴을 파묻고 부비적 거리고 있었다.


그것도 나보다 머리 하나는 큰 덩치를 구부리느라 엉덩이를 쭉 뺀 우스꽝스러운 모습이었다.


"야...야! 뭐...뭐하는거야"


"잉~ 그치만 난 자기 품에 안기고 싶은걸?"


"아니...사..사람들 다...다 보잖아...하하하"


말은 이렇게 해도 나 역시 지금을 즐기는걸 분명 여자친구는 눈치 챘을 것이다. 말리는 척 그녀의 어깨를 감싸는걸 자연스레 받아줬으니까


그녀는 범고래 아인이었다.


범고래 답게 키도 힘도 보통 인간들보단 훨씬 크고 강했지만 그 덩치에 안어울리게 애교도 자주 부리고 허구헌날 뉴스에 나오는 다른 아인들과 달리 인간들에게 살갑게 구는 친절한 종족이었다.


나 역시 여자친구의 그런 반전있는 모습에 반했고 그렇게 우린 연인이 되었다.


기껏해야 한두달 정도밖에 안되었지만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계속 사랑스러울 여자친구를 만난것에 항상 감사하며 살았다.


이래저래 가벼운, 그리고 즐거운 실랑이를 벌인 뒤 손을 꼭 붙잡고 시내를 걸었다.


크고 두꺼운 손가락 사이에 끼워지기엔 너무 가늘고 작은 손이었지만 푹 감싸이는게 썩 나쁘진 않았다.


가끔씩 꼼지락 거리면 뭐하냐는 표정으로 웃는 여자친구의 표정을 보는게 즐겁기도 했고


"야~ 너 지금 뭐하는거야"


"글쎄~ 왜그랬쓸껅"


길을 걸을 땐 주변을 잘 보고 걸으라...는 초등학교 무렵의 가르침을 안지켜서인가, 어떤 사람이 지나가다 내 어깨를 팍 쳐버렸다.


당연히 갑작스러운 상황에 내 몸은 기울었고


다행히 여자친구 품에 안착했다.


"괜찮아? 다친덴 없어?"


"어...응...."


날 치고간건...다리대신 치마아래 뻗은 긴 뱀꼬리를 보니 라미아인듯 보였다.


그녀도 데이트를 원했는지 날 쳐놓고도 열심히 뛰는지 기는지 표현하기 힘든 움직임으로 남자친구로 추정되는 사람한테 안기고 있었고


그리고 동시에 내 시야를 푹신하고 두꺼운것들이 짓눌러왔다.


"저게 사과도 안하고...야, 넌 뭐해?"


"응...아니...좋아서"


나도 모르게 그녀의 허리를 감았다.


물론 알고 난 뒤에도 도로 풀진 않았다.


"아니...지금 뭐하는거야"


"그게 사실 너한테 안기고 싶었었는데 소원 들어진거 같애서 만끽중이었지"


순서가 바뀌긴 했지만 사실이긴 했다. 푹신한 것들이 내 몸을 잔뜩 부벼주는게 안좋을 수가, 계속 있기를 원하고 싶어지는걸


"아니...하...하! 너...너...참...어이가...아하하~ 우리 자기~ 더 안아줄까?"


단순히 몸의 탄력만으로 부벼졌지만 이젠 다분히 의도적이고 섬세한 움직임이 내 몸을 감쌌다.


그래 뭐, 조금 전 느꼈던 부러움은 이거에 비하면 별거 아닌거지


그뒤로 5분 정도는 그 자세 그대로 시내를 걸어다녔다.





다음화는 야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