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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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지르고 말았어......나 어떡해....."




두 손을 입가에 가져다대고 안절부절 못하는 레이나 수녀.




"....수녀님, 마물들과 싸우다보면 자주 있는일 아니에요...?"




강하연은 죽다 살아났다는 안도감 때문인지 바닥에 주저앉은채로 레이나 수녀에게 농담을 건네는데....




"살생은.....적어도 두 세기 전에서나 허용돼...나는 지금...엄청나게 큰 죄를 지어버린거라고....."



"뭐...죽이고 싶어서 죽인것도 아니고, 실수로 죽인건데 잘나신 여신님께서 이정도면 정상참작 해주시지 않을...."



"야, 너 자꾸 이상한말 할래?!! 지금 내가 어떤 기분인지는 알고있는거니?? 살아있는 하나의 생명이 끊어져 버렸어...그것도 내가 던진 칼에...."



"어...음.....미안해요, 아직 이쪽 동네 돌아가는건 잘 몰라서 그만 실수해버린것 같네요..."



............



떠오르는 일출에 등을 돌린채 조용히 허공을 바라보며 시간을 버린지도 어느덧 40분 후....




"....수녀님, 이제 멘탈좀 잡으시죠?"



"나는......아아....그래....회개하면...용서해주시겠지.....?"



"그럼요, 당연하죠. 뭐든지 믿기 나름이잖아요."




정신줄을 놓고있는 레이나를 어떻게든 위로해주려는 강하연.




"이 마을은 이제 어느정도 안정된것 같으니까...하연이 너 의뢰받고 왔었다고 그랬지..."



"네...뭐...수녀님이 가로채버리셨지만요."




(스윽...)




레이나는 강하연에게 자신의 나이프를 건넨다.




"수녀님....? 이걸 왜 저한테..."



"사례금은 마을 사람들에게 내가 말해서 받게 해줄게..마물들을 퇴치하는 의뢰였을텐데, 증거가 없으니 일단은 내 나이프라도 가져가서 인증받도록 해."



"수녀님.....고맙습니다."




레이나 수녀는 먼산을 바라보며 잠시 생각에 잠기는가 싶더니....





".....나는 세레브티스 왕국에 돌아가면 대마물처리반이 아닌, 성녀로써 사람들을 도우면서 살아가보려고 해..."



"....싸우시는거 보면 능력이 아까운데요...그냥 작은 트라우마 하나 가졌다고 생각하시고 계속 싸우시는게 낫지않나요?"




고개를 절레절레 젓는 레이나 수녀.



"으응...아니....나는 아무도 죽게 하고싶지 않아서 이쪽으로 지원한건데.....의도치않게 살생을 저지르고 말았잖아..."




레이나는 의지가 확고해 보인다.




"네...그럼 뭐....이 칼은 인증받고 나중에 왕국가서 돌려드릴게요."



"...응...그래, 아까는 도와줘서 고마웠어."




많이 기죽은듯한 레이나 수녀.




...............




레이나 수녀를 통해 사례금을 받고서 마을을 떠나려 하는 강하연.




"자...그럼 이제 슬슬 각자 갈길 가죠?"



"그래, 조심해서 들어가 하연이..!"



"수녀님이야말로 무기도 없으신데 해가 지기전에 빨리 들어가세요~"








(저벅...저벅....)




"하아....찜찜하네.....돈도 받았는데....왜 이렇게 기분이 찜찜하지...?"




강하연은 왔던 길을 되돌아가며 생각하는데....




"....그래....그 서큐버스들 분명 나와 수녀님에게 복수하겠자고 그랬었는데....."


".........무기도 없는 수녀님을 그냥 홀로 보내기엔 그렇지...?"




(저벅....저벅....)




강하연은 수녀를 따라잡아서, 그녀를 무사히 왕국까지 안내해주기로 하고 발걸음을 돌린다.





............





한편,





"...내가 말했었지?"





레이나 수녀는......





"하아....하아.....당신의 동생을 죽인건....정말 미안하게 생각합니다.....고의로 그런건 아니지만...."




하이 서큐버스와 그녀의 동생들에게 둘러싸여서 공격받고있다.




"뭐.....고의건 아니건....내 동생을 죽인건 너잖아."



".........면목 없습니다..."



"우리도 인간들을 쥐어짜서 죽이는 경우는 많아, 하지만....그녀석들의 가족이나 친구들이 우리에게 복수를 못하는건 말이야..."


"우리에게 맞설 용기도 없고, 맞선다 한들 싸워서 살아나갈 자신이 없어서 그런거일거라고 생각해, 나는."




(파앗ㅡ)




"크윽...?!"




하이 서큐버스는 말을 하다말고 빠르게 강하하여 레이나 수녀의 목을 붙잡는다.




"......어디, 그 잘나신 나이프로 나도 찔러보지그래??"



"뭐......아무리 사죄한다 한들, 너는 정말 서큐버스로써 할수있는 최대한의 노력으로 정성스럽게 최후를 맞이하게 해줄거야."




죽일듯이 레이나를 노려보는 하이 서큐버스의 날카로운 눈빛은 마치 밤하늘의 초승달과 같았다.




"동생의 원수을 갚아야 내 속이 좀 풀릴것 같거든."





(꾸우욱......)




"하윽.....으....."



"나이프가 없나보네? 그럼 뭐.....좀 잠들어있어, 잠에서 깨어나면 차라리 죽기를 바라게 해줄테니."




하이 서큐버스는 레이나 수녀의 목을 졸라 기절시킨다.


그리고....멀리서 이 광경을 보게된 강하연.




"수녀님....?!....야...!!!!!! 너네 뭐야!!!!!"



"언니, 쟤 또왔어요."



"쟤도 같이 잡아갈까요?"



"아니...일단은 이 수녀부터 처리할거야, 다들 돌아가자."



"""네~"""



"뭐...어딜 도망가려고!!! 거기 안서?!"




강하연은 서큐버스들을 붙잡으려 달려가지만....




(펄럭ㅡ)




서큐버스들은 날개를 펼치고 숲의 너머로 날아가버린다...




"하아....이런....하아...씨발....!!!...하아...."




눈앞에서 수녀를 놓쳐버린 강하연, 그는 자신의 가슴을 두드리며 자책한다.




"내가....칼만 안받았어도.....그냥 씨발 증거로 가져오는거 까먹었다고 그랬으면 되는것을.....왜 병신같이 칼을 받아가지고......으아아아아.....!!!!!!!"




강하연의 서글픈 외마디 울음소리가 숲속에 메아리치고..




"..........조금만 기다려요....내가 다시 꼭 찾아줄게....."




강하연은 서큐버스들이 날아간 방향으로 걸어간다.


언제 도착할지도 모르는 그녀들의 보금자리를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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