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으윽! 빨리 가야 해..."


"치치! 그만둬! 그 몸으로 어딜 가겠다는 거니!"


"진코님... 청하가.. 제가 그토록 찾던 그 아이가 다시 백택에게 맞서려 하고 있어요. 혼자서 분명히 힘들 거에요."


"그렇다고 이렇게 무모하게 가겠다는 거니? 아직 혈액도 완전히 돌아오지 않았으면서! 명령이다! 다시 병실로 돌아가!"



진코의 단호한 제지에 치치는 잠시 망설이더니 오히려 앞으로 당당히 나아간다.



"치치!!"


"죄송합니다! 진코님! 처음으로 명령에 불복종하겠습니다!"


"너..."



진코가 말려도 치치는 멈출 생각을 하지 않는다.


현기증이 밀려오고 몸에 힘이 들어오지 않음에도 치치는 청하를 다시 보겠다는 그 다짐 하나로 한걸음 한걸음 앞으로 나아간다.



"으윽!"



결국 무리하게 움직여 버티지 못한 몸이 힘이 풀려 넘어질 때 누군가 그녀를 잡아 이끌어 준다.



"당신은... 한스씨?!"


"여보!"


"그래. 이제야 서로 알게 됐다 이거지?"



한스는 치치를 한참을 바라본다.



"풋."


"뭐죠?! 뭐가 웃기죠!"


"아니 별건 아니고, 둘이 눈빛이 같아서. 포기하지 않고 끝을 볼 때까지 물어들려는 눈이 말이야."


"어?"


"그렇게 가고 싶으면 가야지!"



한스는 치치를 부축해 그녀를 청하가 있는 곳 까지 이끄려한다.



"여보 제정신이야! 아직 몸이 완전히...!"


"옛날에 나도 당신 보려고 안개대룩 산악을 고산병 걸릴 뻔할 정도로 움직였는데 피 좀 별로 없다고 문제가 되겠어?"


"하지만...!"


"의사가 그러더라. '앞 편의점 정도는 괜찮습니다.' 라고."


"하..."


"편의점이 좀 멀거 같은데 당신이 도와줬으면 하는데."



한스는 진코를 바라봤고 진코는 한참 그와 눈을 마주치다 치치의 부축을 도와주었다.



"진코님."


"퇴원하면 시말서 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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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타리 집]




"하아, 하아."


"몇번을 해도 결과는 같단다. 이제 그만 하렴."



청하의 왼쪽팔은 골절, 오른쪽 무릎도 아작난 것도 모자라 쇄골과 등뼈도 부서진 상태임에도 끝까지 일어나 자세를 잡는다.



"정말 이렇게 까지 해야겠니?"


"어머니에게 제 진심이 닿을 때 까지 몇번이고 일어 설 수 있어요."


"나도 내 진심이 네게 닿을 때 까지 몇번이고 널 추락시킬 거란다."


"상관 없습니다. 다리가 안되면 손으로 질질 끌어서라도 그것도 안되면 머리라도 움직여서 1cm라도 좋으니까 계속 오르고 올라 갈 겁니다."


"......"



백택은 만신창이 모습을 한 청하가 의지를 꺾지 않고 오히려 자신에게 의지와 진심을 보여 더욱 흔들리기 시작한다.



"어째서 몰라주는 거니... 모르가니아를 정말로 네가 잡을 수 있다고 생각하니! 그녀의 지능과 마법은 물론이고 신체까지 나와 맞먹거나 그 이상을 넘었을지도 모른단 말이란다! 널 모르가니아에게서 보호하기 위해서란 걸 왜 몰라주니!"



백택은 결국 눈물을 흘리며 청하에게 하소연을 한다.



"어머니..."


"모르가니아의 계획이 뭔지 나도 정확히는 모른단다. 그렇기에 그녀가 너에게 무슨 짓을 할지 모르기 때문에 나도 더는...!"



백택은 결국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리며 오열한다.



"아들 제발 부탁이야! 제발 부탁이니까 이 엄마 마음에 못 박지말아주렴!"


"......"



청하는 다친몸을 힘들게 이끌고 백택에게 다가오며 말한다.



"어머니의 그 마음... 잘 닿았습니다. 하지만 어머니 죄송하지만 그렇게는 안될 거 같습니다."


"아직도...!"


"모르가니아가 뭘 할지 저도 몰라요! 하지만 그녀의 계획에 모두를 희생시키고 공존과 평화를 망친 그 세상에서 모두가 고통 받을 텐데 저 혼자 어머니 품에서 배따숩게 있을 순 없습니다!"


"......"


"여러 사건을 맡으며 알게 됬어요. 모두 같은 아픔과 괴로움을 가지고 있다는 걸, 그리고 그걸 딛고 일어나 다시 서로를 위해 움직이고 노력하고 있어요! 세상은 어머니가 생각한 것 보다 괜찮다고요! 제가 그걸 증명하겠어요! 어머니를 뛰어 넘고!"


"청하야... 내 아들..."



백택의 시선에 보이는 청하의 모습이 조금씩 금이 가기 시작한다.


그녀는 애써 현실을 부정하려 머리를 격하게 저어댄다.



"그렇게 남을 신경써서 뭘 어쩌자는 거니! 네가 설령 그들을 구했다고 해서 그들이 네 공을 알아줄 거 같니!"



백택이 일어서 청하에게 공격을 시작한다.



"그런걸 바래서 하는 일이 아니에요."


"너..."



청하는 자신의 몸이 한계에 도달했음에도 백택의 공격을 막는다.



"전 모두를 위해! 어머니와 치치는 물론이고 한스 선생님과 모두를 위해 더 안전한 평화를 위해 탐정 일을 하는 겁니다!"



청하는 틈을 잡아 백택에게 펀치를 날리지만 백택은 가볍게 피해 청하의 명치에 손바닥을 친다.



"커윽!!"



다시 마당을 구르는 청하는 호흡곤란을 일으키며 괴로워한다.



"꼭 너여야만 하는 법은 없잖니... 그 모질고 괴로운 일을 네가 도맡아서 할 필요는 없잖니!!"



백택이 달려가 청하에게 마무리를 하려던 순간이었다.










"청하야!!!!!!!!!!"



울타리 집에서 청량한 목소리가 울려퍼진다, 처음에는 환청인가라고 청하는 생각했다.


하지만 그 소리는 환청이 아니였다, 청하와 백택이 소리가 울려퍼진 곳을 보자 그곳에는 한스와 진코에게 부축 받아 이곳에 도달한 치치였다.



"저 계집이 어떻게...!"



백택은 치치가 살아 있는 모습을 보자 당황했다.



"헤... 마무리가... 어설프셨네요..."



청하는 백택을 올려보며 웃었다.


치치는 자신을 죽일듯이 노려보는 백택의 눈을 마주봤다.


더 이상 피하지 않는다, 자신도 성장했고 여기서 확실하게 담판을 지을 생각이다.



"어머니!!! 다시 인사드립니다!!! 청하의... 청하의 여자친구인!!! 치치라고 합니다!!"



치치의 대담한 외침에 진코는 깜짝놀랐고 한스는 휘파람을 불며 웃었다.



"저... 저...!  네가 감히 내 아들의 뭐라고!!!"



백택이 다시 치치에게 달려들려 하자 청하가 그녀의 발목을 붙잡는다.



"어머니... 소개 합니다. 제 애인이에요."



둘의 충격적인 선언에 백택은 결국 꼭지가 돌아버렸고 가차 없이 청하를 발로 차버렸다.


마당을 구르는 것만으로 끝나지 않은 위력, 청하는 충격에 파인 땅에 괴로워 한다.



"어으으으..."


"내가 널 어떻게 키웠는데!!! 생각이 바꼈어!! 네 팔다리를 전부 잘라서라도 널 집에 대려가고 저기 있는 계집과 탐정을 죽이마!!"



그 고함 소리를 들은 진코의 눈섭이 움찔 거린다.



"누굴 죽여?"


"여보. 참아."


"저걸 듣고!!"


"이 사건은 우리가 맡을 사건이 아니야."



한스는 치치와 청하를 번갈아 보며 진코에게 이 이야기의 주인공들이 누군지 알려준다.



"...알았어."



치치는 청하가 준 목걸이를 꼭 잡고 다시 그가 일어서 맞서길 바란다.



"네 잘못 된 선택 때문에 네가 소중히 여긴 자들이 죽는 걸 그냥 보고만 있어야 할 거야!"


"크윽! 아뇨! 보고만 있지 않을 겁니다! 설령 어머니가 지금 이런 말씀을 하셔도 전 어머니를 증오하지도 않고 미워하지 않을 겁니다! 제 독립을 위한 여행은 모두를 위한 여정이니까요!"



이미 서있기도 힘들 터인 청하는 꿋꿋이 다시 일어나 백택에게 맞서려 한다.



"청하야!! 해내자!!!"


"그래!!! 치치야!!!"



그 순간 청하와 치치의 목걸이가 빛이 나기 시작한다.



"뭐야!!"



섬광처럼 빛나는 두 목걸이 청하는 목걸이의 빛에 휩싸이게 되었고 이내 청하를 본 모두가 놀란다. 


 

"너...! 그 모습은 뭐니!"


"어? 상처가... 다 나았어?"



백택의 공격에 서있는게 신기할 정도였던 청하의 몸은 전부 치유되었지만 모두 그것에 놀란 것이 아니다.




청하의 머리에는 도베르만의 귀가 생겨났고 이빨도 송곳니가 자라났다, 심지어 꼬리까지 났으며 눈은 야생견의 눈이 되었다.



"뭐야?! 이거 뭐야! 우와!! 우와하하하하! 그렘린이 말한게 이건가!"



모두가 감탄하고 있을 때 진코는 치치를 보고 또 한번 놀란다.



"치치! 너 모습이!"


"네?"



반대로 치치의 모습은 귀와 꼬리가 사라지고 완전히 인간과 같은 모습이 되었다.



"그래서 뭐 어쨌다는 거니!!!"



백택이 다시 청하에게 연격을 날리자 청하는 단 하나도 맞지 않고 그녀의 연격을 막았다.



"무슨!!"


"그래. 이제 이게 무슨 용도인지 잘 알겠어. 어머니 잘 봐두세요."



청하는 백택에게 달아오른 감정의 눈으로 말했다.



"이게 저와 치치 그리고 모두의 공존과 평화를 증명할 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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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붕이들 몬하~



이번 글은 재미 있었을라나 모르겠네 ㅎㅎ 


청하가 몬무스코 된거 아니냐고 하는 몬붕이들이 있을 까봐 미리 말해두지만 저 목걸이에 대한 건 다음 편에 나올 예정이야.


뭐 우리 몬붕이들은 이미 어떤 목걸이일지 다 알거라 생각해ㅎㅎ 스포아닌 스포를 말하자면 저 목걸이는 일회용이야...ㅋㅋㅋㅋㅋㅋ



아무튼 내 글 이번에도 재미있게 봐준 몬붕이들 너무나도 고마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