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캐릭터를 만든다


저는 언제나 캐릭터를 만들 때, 캐릭터와 설정을 함께 생각합니다. 설정이란 것은, 그 캐릭터를 둘러싼 것입니다. 

어떤 캐릭터로 평소 무엇을 입고 있는지, 어떻게 성장했는지 등 여러가지를 생각합니다. 


스토리는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고, 어쨌든 어떤 캐릭터인가를 생각합니다. 이 설정을 만들어 넣는 작업을 제대로 해 두면, 이야기는 자꾸자꾸 흘러가게 됩니다.


스토리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캐릭터를 만드는 것임을 의식함으로써 작품을 창조하기 쉬워집니다. 

독자는 「스토리가 아닌 캐릭터를 요구하고 있다」라는 것을 이해한 후에 「캐릭터를 세운다」라는 것은, 독자를 상정하고 그 반응을 예측하면서, 독자에게 캐릭터를 기분 좋게 실어준다는 것이기도 합니다.

크리에이터는 사랑받는 캐릭터를 만들지 않으면 안된다. 이것을 항상 잊으면 안된다는 것입니다.



(1) 우선 캐릭터를 그려보자!


●캐릭터의 얼굴을 하루 3개, 매일 그리기


캐릭터는 얼굴이 생명입니다. 캐릭터를 만들려고 마음 먹는다면, 우선 어쨌든 얼굴을 그려봅시다.

처음에는 아무리 못해도 상관 없으니 하루에 캐릭터 얼굴을 3개 그려봅니다. 그리고 이것을 매일, 우선 일 년간 계속해 봅시다.


계속 그리면 캐릭터의 얼굴은 한 달에 90개가 됩니다. 반년 만에 500개를 넘어 1년에 1,000개가 넘는 얼굴을 그리게 됩니다.

천개째의 얼굴을, 제일 처음에 그린 얼굴과 비교해 보면, 놀랄 정도로 향상된 것을 알게 될 것입니다. 

그 무렵엔 얼굴 뿐만 아니라 몸도 그리고 싶어져서, 어느새 전신을 그릴 수 있게 되었을 겁니다. 어쨌든 매일 계속하는 것이 중요한 것입니다. 


매일 3개의 캐릭터를 그리다 보니, 다양한 캐릭터를 얼굴 뿐만 아니라 몸도 그려보고 싶어집니다. 

아기부터 노인까지 연령과 성별이 다른 다양한 인물을 나누어 그려보고, 같은 캐릭터를 다양한 감정으로 그려보고, 헤어스타일을 바꾸고, 앵글을 바꿔보는 등 여러가지 궁리해 그려 봅시다.



(2) 캐릭터 박스를 만들자!


캐릭터의 얼굴을 그리면, 해당 캐릭터에게 말을 걸어 봅시다. 그렇게 말하면, 「말을 걸어? 바보같군」이라던가 「그런게 되겠냐. 어딘가 우스꽝스럽지 않나」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 사람은 죄송합니다만, 캐릭터 크리에이터가 되는 것을 포기해 주십시오. 캐릭터란, 자신과 캐릭터와의 「대화」로 만들어 가는 것입니다. 


그럼, 캐릭터에게 말을 거는 사이에, 저쪽에서 무엇인가를 말하기 시작할지도 모릅니다. 그렇게 되면 이쪽의 일입니다. 

그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어떤 성격으로 무엇을 잘 하는지, 음식의 좋고 싫음, 버릇, 소원 등 여러 가지를 물어봅시다. 

그 내용은 「캐릭터 박스」에 넣어갑니다. 캐릭터의 이력서, 프로필 같은 것입니다.


캐릭터 박스 


1) 【이름】

캐릭터가 히트를 친다는 것은 많은 사람들이 캐릭터의 이름을 기억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난해한 것, 듣기 어려운 것을 피하고 구두로 전했을 때 기억하기 쉬운 이름으로 합시다. 

이것은 타이틀이나 자신의 펜네임을 붙일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만약 생각이 잘 안난다면, 먼저 자신의 가족이나 친구 중 누군가의 한 글자를 넣어 캐릭터의 이름을 만드는 것입니다. 이렇게 하면 비교적 친숙한, 부르기 쉬운 캐릭터의 이름이 됩니다. 

타이틀도 히트하는 것은 대부분 캐릭터 타이틀입니다. 캐릭터의 이름과 닉네임, 캐릭터의 일을 나타낸 제목으로 합시다.


2) 【겉모습】

이것은 외견상, 어떤 특징을 가지고 있는가 하는 것 만은 아닙니다. 외면에는 그 사람의 내면(성격, 사고방식, 취미기호 등)과, 그 사람의 과거에 관련된 정보가 담겨져 있습니다. 

사람은 첫 대면의 사람의 첫 인상을 외견으로 먼저 판단하지만 캐릭터도 마찬가지입니다. 


「얼굴」

얼굴은 캐릭터의 생명입니다. 보는 사람에게 불쾌감을 주지 않도록 주의합니다. 그림을 그릴 수 없는 경우에도 얼굴의 특징과 인상(누구를 닮았다 등)을 정해놓는 것은 중요합니다.


「눈」

「눈은 마음의 창」「눈은 입 만큼 말을 한다」등과 같이, 얼굴의 파트 중에서 가장 감정이 나타나고 매력적으로 비치는 것이 눈입니다. 

울고 있는 눈, 웃고 있는 눈, 화가 난 눈, 슬퍼하고 있는 눈이 각각 다른 표정이 됩니다. 검은 눈과 흰 눈의 밸런스, 눈꼬리가 올라가 있는지 내려가 있는지, 눈의 크기, 눈동자의 크기, 눈꺼풀을 그리는 방법에 따라 꽤 인상이 달라집니다. 다양한 눈을 그리는 방법을 연습해 봅시다.


「눈썹과 입」

표정이란 감정이 얼굴에 나타나는 것입니다. 이 표정으로부터 마음 속을 읽어내는 능력은 인류의 공통의 것이기 때문에, 전 세계 어딜 가도 표정의 의미는 바뀌지 않습니다. 

얼굴 표정은 세계공용어인 것입니다. 캐릭터가 세계로 뻗어나가는 큰 이유가 됩니다.


캐릭터의 감정 표현은 눈썹과 입모양으로 정해집니다. 웃으면 눈썹과 눈꼬리가 내려가고, 입꼬리가 올라가고, 얼굴 파츠는 둥글게 됩니다. 

화가 나면 눈썹도 눈꼬리도 날카롭게 올라 입의 양 끝이 내려가고 얼굴 부분은 바깥쪽으로 향합니다.

슬플 때는 눈썹과 눈꼬리가 처지고 입꼬리가 처집니다.그 밖에도 놀라움이나 감격, 불만, 고뇌, 혼란 등 많은 종류가 있습니다. 평소에 사람의 표정을 관찰하고 표정을 구분해 그릴 수 있도록 연습해 둡시다.


「윤곽」

표정과 함께 중요한 요소가 되는 것이 얼굴의 윤곽의 형태입니다. 예를 들어 둥근 얼굴은 밝고 온화, 네모난 얼굴은 완고하고 급한 성격, 삼각형은 자기중심적이고 고독 등 성격을 윤곽으로 나타냅니다. 

물론 실제 인간의 경우는 이 윤곽 때문에 꼭 그런 성격인 것은 아니지만 캐릭터의 경우 설명하지 않아도 얼굴 형태로 독자에게 그런 인상을 줄 수 있다는 것입니다. 


「뒷모습」

잘 만들어진 캐릭터는 뒷모습이나 실루엣만으로도 그 캐릭터란 걸 알 수 있습니다. 

바로 뒤에서 본 캐릭터를 그려보려고 하면 좀처럼 그릴 수 없고 개성을 내기 어려운데, 그래서 여러 특징을 뒷모습에 붙이거나 헤어스타일을 눈에 띄게 하는 등의 궁리를 할 수 있습니다.

아무래도 뒷모습에 개성이 없는 캐릭터의 경우는 약간 비스듬하게 뒤돌아보면서 옆 얼굴을 보여주면 됩니다.


「나이」

작품에는, 폭넓은 연령층의 캐릭터를 등장시키도록 명심합시다. 다만 주인공에 관해서는 자신보다 극단적으로 나이가 많은 캐릭터로 할 경우에는 주의가 필요합니다. 

대학생이 발돋움해서 중년이나 노인의 캐릭터를 그린다고 해도, 실제로 그 연령의 사람 입장에서는 사실적으로 느껴지지 않습니다. 처음엔 주인공은 자신의 동년배나 그 이하의 나이로 하는 것이 무난할 것입니다. 


「성별」

남성용 만화와 여성용 만화는 선호하는 캐릭터의 남녀 캐릭터 조형이 다릅니다. 타겟에 알맞은 캐릭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체격」

그 캐릭터가 어떤 체형을 하고 있는가가 그 사람의 인상을 결정짓고 과거의 경력이나 생활 태도, 가치관 등을 풍기게 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일반적으로 마른 체형인 사람은 내성적, 분석적, 이상주의자라고 불리고, 뚱뚱한 사람은 사교적, 현실적이고 느긋하며, 투사형(근육질)인 사람은 인내심 있고 예의 바르고 성실해 보인다는 인상을 줍니다. 

이것을 크레치머 분류라고 합니다. 당연히 이 체형을 가진 사람이 반드시 이런 성격이다 라는 것은 아니고, 그렇게 그리면 독자가 그런 인상을 받는 경향이 강하다는 것입니다. 


「특기」

그 캐릭터는 어떤 특기를 갖고 있을까요? 소년 만화의 경우는 깜짝 놀랄 화려한 필살기를 가지고 있으면 아이들의 동경의 대상이 될 것입니다. 

청년만화의 경우에는 특수한 기술이나 지식을 가지고 있으면 그 「온축(=충분히 연구해서 간직한 깊은 지식)」을 말하게 하는 것으로 많은 사람의 지적 호기심을 자극하고 흥미를 갖게 할 수 있습니다. 


「습관」

흔히 「없어도 칠벽(=누구라도 버릇은 갖고 있다는 뜻의 속담)」이라고 합니다만, 버릇도 개성입니다. 

캐릭터에는 버릇을 들이도록 하죠. 버릇이라고 하는 것은, 숨기려고 해도 숨길 수 없는 「인간다움」이 나타난 것으로, 약점인 듯도 하고, 누구에게나 있는 생리적인 것이기 때문에, 사람 냄새나는 버릇이 있다면 감정이입이 잘 됩니다. 

또, 「생각할 때에는 코를 만진다」「기쁠 때에는 뛰어 오른다」등의 특정 상황에 나오는 버릇도 그 캐릭터의 개성입니다. 

소년 만화에서는 「결정적 포즈」등도 독자를 끌어당기는 개성의 하나가 됩니다.


「말투」

예를 들어 남성의 1인칭을 「오레(俺)」 「보쿠(僕)」 「와타시(私)」 「와시(儂)」의 어느 것으로 하느냐에 따라 캐릭터의 이미지가 확 달라집니다. 

「보쿠(僕)」의 경우도, 한자의 「僕」로 할지, 히라가나의 「ぼく」인지, 가타가나의 「ボク」로 할지에 따라 완전히 달라집니다. 

다른 인물에게 말을 걸 때의 1인칭과 2인칭 등을 정리해 두면 캐릭터의 관계성이 흐트러지지 않습니다. 

사투리로 말하게 하면 같은 의미라도 꽤 인상이 달라지고, 중요 장면에서 나오는 「결정적 대사」도 캐릭터의 개성을 돋보이게 합니다.


「소지품」

캐릭터가 갖고 있는 소지품에 따라 그 캐릭터의 과거와 특기, 가치관 등을 나타낼 수 있습니다. 물건에는 각각의 기능과 이미지가 있고 그걸 소유한 캐릭터에게도 갖게 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같은 권총이라도 검은 옷을 입은 남자가 가진 것과 소녀가 가진 것은 인상이 전혀 다르고, 오래된 아이템은 시간을 초월한 인연을 현대의 주인공에게 머물게 하는 것입니다. 


「복장, 헤어스타일」

통상적으로 캐릭터는 그 복장이나 헤어스타일을 스스로 선택하고 있기 때문에, 복장이나 헤어스타일에는 그 캐릭터의 가치관과 사고방식, 경제적인 상황 등이 나타납니다. 

또 안경이나 선글라스, 악세서리, 구두 등에도 캐릭터의 「다움」이 나타납니다.

그 캐릭터가 선택할 것 같은 모습을 시킵시다. 


3) 【내면】

이것은 캐릭터가 어떤 마음을 갖고 있느냐 하는 것입니다만, 외면에도 나타나기도 하고 반대로 외모가 이렇다보니 성격이 이렇게 되었다 라는 것도 있습니다.


「장점」

주인공의 캐릭터에는 태양처럼 밝고 따뜻한 「아우라」를 붙이면 됩니다. 보는 이로 하여금 안도감을 주고, 함께 있고 싶다고 생각하게 하는 분위기입니다. 


「약점」

약점은 위크 포인트, 「취약한 곳」입니다. 아무리 강인한 히어로라도, 보고 있는 사람이 「그곳을 노리면 위험해!」라고 생각해 조마조마 두근두근 하는 점이 필요합니다. 

약점이 없는 무적 캐릭터는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보고 있어도 재미가 없습니다. 

만약 완전무결한 캐릭터를 만들고 싶은 경우엔 약점이 되는 약한 캐릭터와 함께 행동하는 것입니다. 그러면, 동료가 노려지거나 인질로 잡히거나 할 수도 있기 때문에, 「약점이 없다」라는 약점을 커버할 수 있습니다.


「결점」

결점은 악역 캐릭터에 붙입시다. 

여기서 말하는 결점이란, 성미가 급해서 금방 화를 낸다든가, 잔인하고 약한 자를 괴롭히는 것을 좋아한다든가 하는, 친구가 되고 싶지 않은 것 같은 인간성의 결함을 말합니다.

약점은 승부처에서 불리하게 작용하지만 결점은 반드시 그렇지는 않습니다. 태연하게 비겁한 수를 쓰고, 상대를 다치게 하는 것을 좋아하는 것 같은 결점은 싸움 중에서는 유리하게 작용하고, 주인공을 괴롭힙니다.

이러한 결점이 있는 캐릭터의 존재가 끝까지 페어플레이의 정신으로 싸우는 주인공의 캐릭터를 세워 가는 것입니다.


「소원, 꿈」

「부자가 되고 싶다」「맛있는 것을 먹고 싶다」등, 사람에게는 다양한 소망이 있는데, 그것은 그 사람의 가치관을 스트레이트하게 나타내고 있습니다. 

그런 소원을 캐릭터에도 붙입시다. 독자가 원하는 것을 캐릭터에게 이루게 하는 겁니다. 「하고 싶은 일」을 앎과 동시에 「결코 하지 않을 일」도 알 수 있습니다. 

큰 소원은 캐릭터의 방향을 결정하고, 일상적인 소원은 그 캐릭터의 평소의 행동을 결정합니다. 

캐릭터에게 어떤 소원을 걸어야 할지 모른다면 이렇게 생각합시다. 「눈 앞에 신이 나와서, 뭐든지 3가지 소원을 들어준다면, 뭘 바라나?」라고. 이 소원을 캐릭터에게 붙이면 됩니다. 

인간에게는 생존 본능과 투쟁본능 등에서 비롯되는 다양한 「욕망」과 「갈망」, 「욕구불만」등이 있습니다. 오락, 엔터테인먼트란 그런 욕구를 충족시켜 주는 대사 작용을 위한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캐릭터가 소원을 이뤄주는 것으로, 그것을 보고 있는 사람도 카타르시스를 얻어 상쾌하게 되는 셈입니다. 

도라에몽이 여기까지 사랑받고 있는 것은 「저런 것 좋겠다」라는, 어린이들의 꿈을 이루는 캐릭터이기 때문입니다.


「좋아함, 싫어함」

음식을 좋아하고 싫어하는 것에서부터, 인간관계의 좋고 싫고까지, 누구에게나 호불호는 있습니다. 그 캐릭터가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싫어하는지도 정해 둡시다. 

「호불호」의 원인을 찾는다면 거기에는 과거의 드라마가 숨겨져 있습니다. 개를 싫어하는 사람에게는 과거에 무엇인가 사건이 있었고 거기서 트라우마가 되었는지도 모릅니다. 

또한 캐릭터의 「좋아하는」것, 「취미」도 생각해 봅시다. 취미에는 그 사람의 가치관이 잘 드러납니다. 겉모습으로는 상상할 수 없는 의외의 취미나 서투른 것이 있다면 임팩트 있는 캐릭터가 됩니다.


「신조, 신념」

그 캐릭터가 행동의 지침으로 삼는 사고방식, 말하자면 인생관입니다. 

예를 들어, 「나쁜 놈은 용서하지 않는다」라던가 「자신의 마음에 과오를 범하지 않는다 」 등, 그 캐릭터의 언동을 규율하는 기본 이념이 되는 사고이며, 바꾸어 말하면 「사는 방법」 그 자체입니다. 

이걸 무시하면 캐릭터가 흔들립니다. 특히 주인공 캐릭터의 신조는 작품의 테마에도 직결되기 때문에 흔들리지 않도록 조심합시다.


「수수께끼, 비밀」

캐릭터에는 「수수께끼」가 필요합니다. 수수께끼라고 하면 미스테리를 떠올릴지도 모릅니다만, 실제로 모든 이야기는 「다음엔 어떻게 되는 것일까?」라고 하는 수수께끼에 의해서 자극받고 있습니다.

인간은 본능적으로 「수수께끼」를 풀고 싶고, 그 다음을 알고 싶다고 하는 본능이 있습니다.  「수수께끼」를 그대로 두고 있으면 개운치 않은 스트레스를 느낍니다. 

그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카타르시스(깔끔히)를 느낌으로써 독자는 쾌감을 얻는 것입니다.


「성장, 내력」

어린 시절 어떤 아이였는가, 부모는 어떤 사람들이고 형제자매는 있는 것인가. 어디서 태어나 어디에서 살았었는가 하는, 캐릭터의 과거에 대해서도 생각해 둡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