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의 귀신들은 법률에 따른다.


본래라면 얼토당토 않는 소리다.

귀신이 사람의 법에 따른다니.


하지만 조선의 왕실은 이를 가능하게 만들었다.


귀신이 사람의 법을 따르지 않는 이유는, 귀신 위에 사람이 설 수 없기 때문이다.

귀신의 위에는 귀신이 서고, 사람의 위에 사람이 서는법.


해서, 왕실은 귀신을 사람으로 끌어내렸다.


불가능한 일이다.

하지만 그것을 가능케했다.


특이하게도 조선은 호랑이의 형태를 띈 나라.

죽은자를 다스리는 백호와 같은 형태.


조선 왕조의 모든 왕들은 왕위에 오른 뒤, 만월이 가득 찬 날에 그들의 가슴에 상처를 내어 피를 뽑는다.

그 후, 뽑아낸 피를 인감 삼아, 쇠로 만든 국새와 함께 바닥에 도장을 찍는다.


찍는 바닥의 위치는 한양.

한반도 호랑이의 심장이다.


조선의 왕이 살아 숨 쉬는 한, 조선 팔도의 모든 땅은 명부의 영수 백호의 영향을 받게되며,

모든 괴력난신은 그저 상덕치인에 불과하다.


급급여율령은 귀신에게 하는 말임과 동시에, 조선의 왕에게 올리는 말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