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


진의 31대 왕이요, 초대 황제인 시황제 영정은 그 말을 한 신하에게 그게 무슨 뚱딴지같은 소리냐는 눈빛을 보냈다.


흉노가 없어지다니, 대관절 그게 무슨 헛소리인가? 당장 3개월 전 만 해도 장성을 쌓는 것을 방해하기 위해 공격을 시도한 것들인데, 그것들이 갑작스레 사라졌다고?


대관절 이자가 무슨 헛소리를 하는 것인가?


"폐하, 신이 광인이 된 것이 아니오라, 진정으로 흉노가 사라졌나이다! 마치 땅으로 솟은 것 마냥 흉노의 깃발은 보이지 않고, 푸른 바탕에 흉노의 문양과 비슷하게 생겼으나 그 위에 조금씩 다른 것이 추가된 문양의 기를 들고 있는 자들이 대신 나타났사옵니다.


신이 그들과 접촉하여 보려 해도, 그들의 말이 흉노의 말과는 조금도 통하지 아니하여 전혀 통하지 아니하였다 하옵니다.


폐하, 제발 믿어주소서! 소신도 직접 확인한 후에야 간신히 믿게 되었나이다! 신이 어찌 폐하의 앞에서 망발을 하겠나이까!"


그러나, 시황제는 그를 오히려 더 싸늘하게 바라볼 뿐이었다.그는 주위의 병사들을 바라보며 말했다.



"여봐라, 게 아무도 없느냐? 이놈이 짐을 능멸하는구나. 당장 끌어내어 목을 베어라!"


"폐, 폐하!! 폐하! 살려주시옵소서! 살려주시옵소서!!!"


그 신하는 병사들에게 붙들려 가면서도, 정말 억울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눈물을 흘렸다.


"저따위 망발을 하는 놈이 짐의 신하였다니, 참으로 부끄럽도다. 쯧.."


그때, 한 명의 장수가 급히 어전으로 뛰어들어왔다. 


-쿠당탕탕


장수는 뛰어들어오다가 발이 꼬여 넘어졌고, 시황제는 이번엔 또 무엇인지 짜증이 나 화난 얼굴로 그 장수를 쏘아보았다.


"무엇이길래 경은 체통을 집어.."


"폐, 폐하."


장수는 넋이 나간 채로 황제의 말을 끊었다. 처음에는 분노했던 시황제도, 그의 모습이 하도 정상이 아니었기에 순간 말을 잃었다.


장수는 눈에 초점이 풀리고, 입가에 침을 질질 흘리고, 바지에는 오줌보를 지린 채 손을 덜덜 떨고 있었다.


"..저기, 괜찮은 거요?"


시황제가 그에게 조심스럽게 말을 건네자, 넋이 나가 있던 장수가 눈을 번뜩 뜨며 허리를 숙이며 말했다.


"폐하!! 신을 죽여 주시옵소서!! 궁성이 적에게 포위되었나이다!!"


"????????????????????????????????????"


"3..3개월 전 장성을 공격한 무리가, 상곡군을 공격하여 함락하였다는 보고가 왔을 때, 신이 간단히 막을 수 있는 일이라 판단하여 병사를 보냈었는데, 병사들 중 살아돌아온 이가 한 명도 없었습니다. 신이 이것으로 말미암아 직책을 잃고 패가망신할까 뚜려워 폐하께 보고를 하지 아니하였는데, 저들이 연나라,(현 하북성) 제나라(현 산동성), 조나라 땅(현 산서성)을 모두 석권하였다 보고가 들어오니 그제서야 신이 보고하고자 하였습니다. 그런데, 오늘 궁성을 살펴보니, 푸른 바탕에 흉노와 비슷하나 흉노의 것이 아닌 문양의 깃발을 지닌 이들이 궁성에 다다랐다고 하옵니다, 신이 죽을죄를 지었사옵니다!!"


그러면서 장수는 울부짖으며 머리를 바닥에 세게 내려찍었다.


"...."


시황제의 머리속은 매우 혼란스러웠다. 이 장수가 보고를 하지 않은 것도 것이지만, 단 3개월만에, 단 3개월만에, 연, 조, 제를 평정하고 이제 경사로 들어오고 있다고? 그것도 흉노가 아닌 것들이? 


"...우선 경의 처벌은 상의하여 결정하리라, 지금 당장 내 갑옷을 가져오고, 병사들에게 방어 준비를 하라 이르라!"


그러고는, 시황제는 황제의 체통도 내버려둔 채 서둘러 성벽으로 향했다.


성벽에 도착하니, 성벽 내의 군사들은 황제가 왔다는 것조차 잊어버린 채 대혼란에 빠져 있었다.


"시발 저것들은 뭐야!! 대체 저것들이 뭐길래 여기에 있는거냐고!"


"내가 아냐! 그리고 그만 소리쳐, 귀 터지겠다, 이 새끼야!"


시황제는 그런 그들을 무시하고, 성벽의 망루에 올라가 성벽 아래의 그들을 내려다보았다.


신하와 장수가 말했던, 푸른 바탕에 흉노와 비슷한 문양이 그려진 깃발이 곳곳에 나부꼈고, 중원의 말보다 더 큰 말을 탄 기병들이 지평선을 가득히 메웠다. 저 정도로 압도적인 수의 기병들은 처음이었다.


"대관절 저것들은 무엇인가..."


시황제는, 잠시 넋을 잃고 그들을 쳐다보았다. 


그러던 와중에, 성벽 아래 진영에서 말을 탄 기병 하나가 나오자, 모두의 시선이 그쪽에 몰렸다. 시황제 역시 그를 쳐다보며 숨을 죽였다.


그 병사는 잠시 목을 흠흠하며 가다듬고는, 큰 소리로 알아들을 수 없는 소리를 외쳤다.


"#&@^#&#&, @&&#! @&#&#&&&#^#^^@&#, ×÷#/_<#^+<!!"


성벽 위의 사람들 중 그의 말을 알아듣는 자는 아무도 없었으나, 그들은 그저 잠자코 그 말을 듣고만 있었다.


"@&÷^<~<×^#^@%@, 칭기스 칸×^'^#<<@^+!^#<÷&! ×<#&@<#&×&&, +<#<_~^#!!"


그의 말을 대부분 알아들을 수는 없었다. 그러나 어쩐지, 저 칭기즈 칸 이라는 소리는 뚜렷하게 들렸다.


진나라 행정구역


"흉노와 비슷한" 그 문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