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견으로 가득 차 있는 내용임.


1. 수상할 정도로 여성 신체에 대해 잘 알고 있음

 - 여성향 수위물 남캐는 어딜 어떻게 만지면 여성의 성감이 자극되는지 너무 잘 알고 있다. TS 한번 되었다 오셨나요 싶을 정도로 넘쳐나는 여체이해도를 바탕으로 첫날밤에 여주에게 멀티오르가즘 분수 푸슈슈라는 대업적을 세우게 만든다. 멀티오르가즘 못해내면 여성향 멜돔 자격 없음. 그래서 남성 시선으로 여성향 멜돔물을 보면 '아 여자는 이렇게 터치하면 좋아죽는구나' 하는 포인트를 알 수 있어서 어째 성교육 교과서같은 느낌이 든다.


2. 어떻게 해줄까? 해도 돼? 이딴거 안묻는다.

 - 대신에 '오늘은 이렇게 할거다' '각오해라' 이런 말을 한다. 이미 모든게 정해져있다. 여주에게 아무런 선택권이 없지만 여자 독자 입장에서는 아무런 불만이 없다. 어째서인가. 그건 1에서 말한대로 남주가 뭔 짓을 하던 여주가 기분좋아 푸슈우 하는게 확정이기 때문이다. 남주의 강압적인 통제는 사실상 '오늘은 멜론을 주겠다.' '오늘은 수박을 주마'하는 말과 비슷한 메뉴 설명이라는 이야기. 멜론을 받던 수박을 받던 전부 나이스하게 기분좋아지는건 마찬가지니 당연히 감사합니다 하는 말을 할 수 밖에 없는게 독자의 심정이 아닐까.


 3. 여주를 매도해야 한다.

 - 이것은 여성향 멜돔물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다. 남주가 여주를 매도해야 한다. 여자들이 매도 페티쉬가 있어서 그런거냐고? 그건 아니다. 매도가 있는 편이 독자의 감정이입도를 높여주기 때문이다. 독자는 여성이니 당연히 여주에게 이입하고 있다. 하지만 하염없이 남주의 손에 느끼며 기분좋아지는 여주를 보며 '이 여자 너무 음탕한거 아냐?'라고 문득 생각하게 될 수 있다. 이러면 여주에게서 거리두기를 하게 되고 몰입도도 떨어진다. 그래서 독자의 그 질문을 남캐한테 시키는 것이다.


 남주 '(푸슈슈하는 여주를 보며) 하하, 네년 너무 음탕한거 아니냐!'

여주 '(푸슈슈하며 흐느끼며 공허한 눈으로) 아니에요... 아녜요... 저는... 흐윽...'


  이 장면을 보며 독자는 여주의 정신은 아직 숭고하고 고결하다고 믿는다. 음탕하지 않다고 믿는다. 그래서 다시 여주에게 안심하고 이입할 수 있게 된다. 여주의 몸이 반응한건 저 남주놈이 수상할 정도로 여체 이해도가 높아서 그런거고. 신체적 반응일 뿐이고! 여주의 정신은 아직 굴하지 않았다! 따라서 여주에게 이입한 나는 음탕하지 않아! 이런 변명을 하면서 계속 즐겁게 소설을 읽어가게 된다. 



4. 마지막에는 어쨌든 남주가 여주가 육욕이 아닌 내면에서 이어져있음을 있음을 보여줘야 한다.


 3번으로 여주는 음탕하지 않다고 변명하는데는 한계가 있다. 어느 정도 조교가 이루어지고 나면 여주가 먼저 다리를 벌리고 복종하는 전개가 나오게 된다. 이러면 여주가 사실 음탕한 여자였다는걸 숨길 수 없게 된다. 감정이입문제가 다시 발생하는 것이다. 그래서 이때쯤 남주가 여주에게 잘해주는 모습, 의외의 상냥한 모습이 나오게 된다. 독자는 이 순간 와아 하고 안심하고 환호한다. 남주가 상냥해서 환호하냐고? 아니다.


 여주가 남주에게 복종하는건 남주가 잘해줬기 때문이다! 야한게 좋아서 복종하는게 아냐! 여주는 아직 순수하고 고결해!


 이렇게 믿을 수 있기 때문이다. 동시에 '나는 상냥한 남자가 좋은 여자~ 상냥한 남자 최고~'하면서 자기의 격도 나름 높아진 안심감을 느끼면서 소설을 읽을 수 있다. 이렇게 조금씩 발정난 개새끼였던 남주를 세탁해가며 남주가 여주의 육체에만 이끌린게 아니라 고결한 정신에 이끌렸다는걸 깔아준다. 독자는 그래! 여주는 음탕하지 않아! 고결해! 하고 또 환호한다.


 마지막에 여주가 '드디어 당신을 이해하게 되었어요. 제가 왜 당신에게 끌리게 되었는지도...'하는 대사와 함께 진실로 사랑하여 서로를 격렬하게 끌어안는 장면을 넣어주면 된다. 이때는 여주가 마음껏 먼저 음탕하게 굴어도 육욕에 이끌린게 아니라 남주의 내면에 이끌린것이므로 숭고함이 유지된다. 몰입도가 최고로 높아지는 해피섹스씬인 것이다.


 내가 본 여성향 멜돔 수위물 중에는 이런 공식을 가진 것들이 많았음. 

 다만 이거 너무 양식미가 많아서 정 반대인 남주가 좀 더 재밌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들더라 


 정 반대인 남주라하면 이런 식이겠지.


 1. 여성신체를 전혀 모름. 알몸 앞에 서자마자 딱 굳어버리고 정지화면되어버림

 2. 어떻게 해야해? 여기 만져도 돼? ㅈㄴ 물어봄. 여주 표정은 점점 얼어붙는다.

 3. 네가 좋아하는 방식을 알려줘하고 먼저 리드를 요청한다. 여주가 '그럼 내가 음탕해보이잖아!'하면서 안색이 창백해진다.

 4. '너는 나를 왜 좋아해?' 하고 물으면 망설임없이 '가슴 ㅈㄴ 커서'라는 육욕에 가득 찬 빡대가리 발언을 한다. 여주는 또 시름시름 앓는다.


이런게 있으면 좀 웃길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