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의 부장새끼가 말했다.
"어이 김대리. 이번 주말에 북한산 등산 한번 가자고."
"아 네 부장님… 이번 주말에도 가죠."
또 등산에 가야한다는 생각에 무척이나 힘이 빠졌지만 별 수 있나? 까라면 까야지. 직장인의 고충이다.
그렇게 주말이 다가왔고 나는 북한산에 갔다.
북한산을 등반하면서 문득 부장님이 이런 소리를 했다.
"김대리. 자네 그거 알아? 글쎄 이 근처에 워낙 사람이 떨어져서 많이 죽었다는데?"
그 말은 들은 나는 뭐 해 마다 북한산에서 등산객 죽는게 대수인가? 그러다가도 섬뜩한 느낌이 들었다. 그렇게 가파른 경사를 오르다가 발이 삐끗 했다.
"어이! 김대리!"
그 말을 끝으로 롤러코스터 탈 때 느끼는 심장 떨어지는 감각과 함께 부유감을 느꼈다.
그러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어렸을 때 소꿉친구에게 고백했다 차이고 손절당한 일.
수능 때 수학 30번을 찍어서 맞춘 일.
부장새끼가 설악산에 대려간 일.
부장새끼가 지리산에 대려간 일.
생각해보니깐 부장새끼에 대한 살심이 솓는다. 이딴게 주마등…?
체감시간으로 1분 실제로는 3초. 시간이 지나자 내 몸은 절벽으로 굴러 떨어졌다.
더럽게 아팠지만 고통은 한순간. 나는 내가 죽었다는 걸 직감했다. 내가 왜 팔자에도 없는 등산을 해가지고…
그리고 눈을 떴다.
뭐지? 여기는 사후세계인가?
의문과 함께 주변을 둘러보니 그냥 평범한 원룸에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내 눈 앞에 이상한 글자가 나타났다.
[김우현님. 스피릿 사가에 오신걸 환영합니다.]
스피릿 사가라면 분명 내가 즐겨하던 게임 시리즈였다. 여러 소환수들을 잡아서 키우는 게임. 근데 이거 가챠겜 아닌가? 일단 그 단어를 외쳐보자.
"상태창!"
소환사 이름 : 김우현
소환수 목록 : 없름
보유 자금 : 10000 크래딧
스탯
체력 : F
근력 : F
민첩 : F
지능 : F
마력 : F
보유 특성
등산을 해야하는 자
당신은 등산을 1주일마다 하지 않으면 죽습니다.
등산을 하여 산을 정복한다면 보상이 주어집니다.
등산으로 죽은 나에게 등산 특성이 주어졌다.
그것도 안하면 죽는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