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술사의 덕목이 무엇인지 아십니까?"
어둠 속에서 말을 걸어왔지만, 누가 말을 걸었는지는 한눈에 보였다.
그 어둠 속의 옷은. 흰색의 화려한 정장이였으며, 그에게 씌워진 가면은, 우스꽝스러운 웃음과 슬픔이 공존해 있는 가면이였으니.


"들키지 않는 것?"


그가 그리 물으며 어둠을 지나, 빛을 받았다.
그러더니 그의 정장이, 흑색으로 물들기 시작했다.
그에 매료되어 시선이 빼앗기고 나서 그를 알아차렸을 때엔, 가면의 표정이 뒤바뀌어 있었다.


"틀렸어요! 안 들키는 직업을 할 거면 사기꾼을 해야지. 왜 마술사하겠나요?"


그리고 그가 손을 튕겼다.
그러자 딱. 하는 소리와 함께 옆의 히어로의 머리가 터졌다.
너무너도 무서워 고개를 숙여 버려,
정확히 보진 않았지만, 털썩하고 주저앉는 소리와 질질 흘러 그의 신발을 물들이는 뇌수가 그 증거였다.
푸드득 사람의 머리가 터졌다곤 생각되지 않을 소리.
그는 용기라도 난 걸까, 아님 그저 내재되어 있던 호기심이 작동하기라도 한 걸까. 그 옆을 직시했다.


그곳엔,안쪽에서 터져 버려. 그 구체의 형태를 간신히 유지하는 눈을 물고 있는. 피로 물든 흰 비둘기가 있었다.


"화려함! 아아 이 얼마나 멋진 단어인가!"
딱, 딱, 딱,


의뢰를 받은 건 총 5명이었다.
그리고 그가 손을 튕길 때마다, 비둘기의 날갯소리가 늘어만간다.


"마술사는 화려함을 추구해야 합니다! 화려할 수록 대중의 이목을 끌지만, 그 뒤에서는 갖가지 수를 쓰겠죠."


"이상한 도인이란 놈들은 사술이라 하더라고요.
이 미친 세상에서 아직도 신을 믿는 새끼들은 절 이단이라 부르더라고요."


그가 다시 손가락을 튕겼다.
아. 죽겠구나. 라며 생각했지만, 그는 멀쩡했다.


그가, 또다시 생각 없이 정면을 바라보았다.
의식적 반응보단 무의식적 반응에 가까운 행동.
그 행동을 보며 그는 행복하단 음역으로 말했다.


마치 노래하듯이.
마치 연기하듯이.
사랑을 야기하는 연인처럼.


"보잘것 없는 명예라는 소꿉놀이는 상관없으니.
땽에 떨어져 있던 것들로 인위적으로 만든 물질은 필요 없으니.
그저 감정을, 공유할 뿐 그 감정을, 후세에도 남겨 주길 바랄 뿐. 나를 기억해 주길 바랄 뿐."


그가 소매 안에서 카드를 한 장 뽑아 들었다.
그러곤 나에게 카드를 던졌다,


아. 이번에야말로 죽겠구나. 하였지만, 요번에도 죽지 않았다.
그저 귀에서 소름 돋는 감각이 몰려올 뿐.


또다시 날아온다.
또다시 죽지 않았다.
또다시 소름 돋는 감각.


"당신은 죽이지 않겠어요. 당신의 감정을. 남에게 알리며. 남들 또한 간접적이게나마 감정을 느끼게 해 주시길 바랄게요."


"당신에겐 감정을 공유할 입만이 중요할 뿐. 격려를 듣고, 환상스러운 감정을 왜곡시킬 격려들을 귀 따윈 필요 없으니."


그 말을 끝으로, 아무런 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손으로 귀가 있었던 곳을 더듬어보니, 그저 혈흔이 손에 묻어날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