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가 끝난 후 개울가에 놀러 간 소년은 물수제비를 하며 놀다가 개울 건너편에서 한 남성이 자신을 바라보고 있음을 눈치 챈다. 무언가 꺼림칙한 기분에 급히 자리를 뜨는 소년을 남성은 계속해서 지켜보다가 소년이 시야에서 완전히 사라졌을 때에야 자리에서 일어나 걸어간다. 그 얼굴에는 의미 모를 미소가 걸려 있다. 


 다음 날 학교에서 친구들에게 개울가에서 본 남성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는 소년, 친구로부터 그 남성에 대한 소문을 듣게 된다.(빚쟁이가 사채업자를 피해 내려왔다, 사실 간첩이다 등등) 한 친구는 진지한 얼굴로 연쇄살인마가 먹잇감을 찾아 내려온 것이라고 한다. 소년과 주변 친구들이 그건 너무 허황된 이야기라며 비웃는다.


 그날도 학교가 끝난 후 개울가로 놀러 간 소년은 어제와 같은 위치에 앉아 있는 남성을 발견한다. 소문 때문에 호기심이 생긴 소년은 다리를 건너 남성에게 다가간다. 그러자 앞만 보고 있는 것 같던 남성이 소년에게 먼저 말을 걸어온다. 막상 다가가니 무서운 소문 때문에 겁을 먹었던 소년은 친절하게 대해주는 남성의 모습에 긴장을 풀고 대화를 나눈다. 그날 이후로 남성과 친하게 지내던 소년은 학교에서 친구들이 그 남성의 소문을 가지고 다시 얘기를 꺼내는 것을 듣고 자신이 겪은 남성에 대해 말을 꺼낸다. 이야기를 들은 친구들 중, 남성이 연쇄살인마라는 소문을 얘기했던 친구가 소년에게 그 남성과 가까이 지내지 말라고 하지만 소년은 오히려 화를 내고는 남성을 만나러 개울가로 간다. 


 개울가로 가니 어떤 이유에선지 남성이 보이지 않는다. 곧 비가 올 듯 어두워지는 하늘을 보고 다음을 기약한 소년은 급하게 집으로 달려간다. 하지만 이내 소나기가 내리기 시작하고, 주변을 둘러보다가 작은 원두막을 발견하고 급하게 들어간다. 강하게 내리는 빗줄기를 보며 덜덜 떨던 소년은 빗줄기 사이로 누군가가 걸어오는 것을 발견한다.


 걸어오는 사람이 남성임을 눈치 챈 소년은 반갑게 인사를 한다. 남성은 커다란 가방을 가볍다는 듯이 머리 위로 들어올려서 비를 막으며 원두막 안으로 들어왔다. 남성에게 왜 오늘은 개울가에 없었는지를 물어보니 밧줄을 사러 시내에 다녀왔다며 가방을 열어 밧줄을 보여준다. 그 커다란 가방 안에는 밧줄만이 구석을 조금 차지하고 있고, 남은 공간은 텅 비어있다. 순간 밧줄을 어디에 쓰려는 건지 궁금했지만 그것보다는 오늘 학교에서 친구들과 나눈 얘기를 하기로 한다. 친구들이 남성의 소문만 듣고 나쁜 사람으로 모는 것이 기분 나쁘다며, 내일 친구들이랑 같이 만나서 나쁜 사람이 아님을 보여주자고 말하는 소년을 보고 남성이 웃으며 말한다. 자신은 나쁜 사람이 맞다고 말이다. 무슨 말인가 싶어 당황한 소년을 보며 남성이 밧줄을 꺼내고 소년의 목을 향해 손을 뻗는다. 그 순간 소년은 친구가 말했던 소문이 떠올랐다. 남성이 연쇄살인마고 사냥감을 찾아서 마을에 왔다. 그리고 남성과 가까이 지내지 말라던 경고도 떠오른다.


 주변 소리는 모두 강하게 내리는 빗소리에 묻힌다. 한참 동안 조용하던 원두막에서 남성이 비를 맞으며 천천히 걸어나온다. 원두막에 들어갈 때와는 다르게 무거운 듯 보이는 가방을 든 남성은 무거운 가방과는 달리 가벼운, 언뜻 보면 즐겁기까지 해 보이는 표정을 지으며 길을 따라 걸어가며 원두막에서 멀어진다. 원두막의 입구 밖으로 붉은 웅덩이가 고였다가, 이내 강한 빗줄기에 쓸려 내려가 평범한 물웅덩이로 변한다.

 

 한 소녀가 가족과 함께 마을로 이사를 왔다. 윤 초시네 증손녀인 소녀는 새로 옮긴 학교에서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있는 개울가에서 물장난을 친다. 자신이 이사 오기 전 한 소년이 실종된 일로 마을이 떠들썩해 곧장 집으로 돌아오라는 어른들의 말이 있었지만 서울에서는 보지 못하던 맑을 개울가가 신기했던 소녀는 그 말을 이미 잊은지 오래다. 그런 소녀의 모습을 강 건너편에서 한 남성이 쳐다보며 미소 짓고 있다.



이제 다른 아이디어 준 것들도 이런 식으로 짜보고 괜찮은 거 골라서 제대로 쓸 예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