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작품들이 먼치킨적인 것 같습니다.


A.글 쓰면서 분기점 같은 게 있더라구요. 결정을 내려야 하는 것이다. 한때는 잘 쓰인 무협을 써야 하지 않나 고민하던 때도 있고, 많은 걸 줄 수 있는 무협을 써야 하지 않나 하던 시절도 있고. 요즘은 많이 팔 수 있는 무협을 쓰고 싶습니다.


 많이 팔 수 있는 무협이 더 어려워요. 잘 쓰는 건 어렵긴 해도 문장을 연습하고 인물을 만들고 등등 명확한 해답이 있는데, 잘 팔리는 건 너무나 기준이 없으니까요. 대중성을 좇는다는 느낌이 아니라, 내가 어디에 서서 누굴 상대하고 있는지 알고 쓰고 싶다는 거죠.


그 분기점에서 어느 날 통장을 열었는데 잔액이 7원 찍혀 있는 거예요. 결혼한 뒤였는데 그때 이건 아니지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 이후부터 1번 목표는 잘 팔 수 있는 작품을 쓰자고 생각했습니다. 그 7원짜리 통장을 보고도 잔소리 한번 안한 아내...내가 인생에서 제일 사랑하는 게 글인데 그 글이 가족을 괴롭히는 것이 싫었습니다.


먼치킨 아닌 걸로 이만큼 팔려면 훨씬 더 잘 써야 합니다. 독자분들도 지하철로 출퇴근하거나 자기 전에 무협을 읽는 건데, 하루 종일 힘든데 주인공까지 힘든 게 흥행에 도움은 안 되니까요. 물론 변화하려는 욕망은 있지요.



장영훈정도면 그래도 당시 무협 상위작가였는데도 저랬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