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딩이 빽빽히 들어선 칙칙한 건물 숲에서 아름답게 고개를 내민 석양을 찾게 된 것은 언제부터 였을까요.

바람이 세차게 불고 하얀 입김이 새어나오는 추위에서도 손과 가슴이 따뜻한건 언제부터 였을까요.

앞으로 내딛는 발걸음 소리가 하나에서 둘이 된건 언제부터 였을까요.

태양의 작별인사에 답하는 법을 알려준 그대를.

살을 에는 듯한 추위를 지워버릴 온기를 내게 선물해준 그대를.

이 차디찬 겨울에서 고개만 살짝 돌리면 봄과 같은 미소를 보이는 그대를.

내가 사랑하게 된건 언제부터 였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