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을 죽여드립니다]

의뢰자가 원하는 방식으로 죽여드립니다.

010 - XXXX - XXX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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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하고 돌아온 집 현관문에 붙어있던 전단지.

뭔 살인청부 업체가 광고를 다 하나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다시 자세히 보니 [당신을 죽여드립니다]라고 써져 있었다.

'뭔 이딴 광고를 다 하나, 허참.'

전단지를 떼어 들고 비밀번호를 누룬 뒤 집안으로 들어섰다.


씻고 나서 방에 들어오니 아까 전단지와 전단지에 써져 있던 전화번호가 떠올랐다.

'031도 아니고 010이라... 보이스피싱이나 뭐 그런것도 아닐테고. 한 번 전화해볼까?"


(통화연결음)

"여보세요?"

"아, 안녕하세요. 전단지 보고 연락 주셨나요?"

전화기 넘어에서는 조선족 티 없는 여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다행이다.


"네. 어... '당신을 죽여드립니다'라고 써져 있던데 이게 뭔 뜻인가요?"

"아, 요즘 힘든 일이 있거나 자살하고 싶다는 생각이 드신다던지, 그러시지 않나요?"

"네?... 뭐... 딱히 그런 생각은 안 듭니다."

대뜸 자살 생각이 있냐 물어 당황했다. 그러나 이윽고 여자의 말이 이어졌다.


"저희 업체에 연락 주시는 분들 사연을 들어보면 다들 생활고에, 가정사에, 힘든 일 겪고 나서 연락 주시는 분들이 대부분이거든요. 의뢰자 분도 그런 일 때문에 전화 주신거 아니었나요?"

"어... 진짜로, 그럴 만한 일 없고... 저 정말 괜찮습니다."

"괜찮아요. 부끄러워 하지 마시고, 저희가 편안하게 모셔드릴 수 있으니 편안하게 말씀해주세요."

"저 진짜 괜찮은데... 괜찮습니다. 정말요."

"네... 아직 준비가 덜 되셔서 당황하신거 같은데 알겠습니다. 혹시 다시 생각나시면 다시 연락 주세요. 언제나 상담 가능합니다. 아, 전화 말고도 찾아가는 대면 상담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원하시면 주소랑 가능한 시간 정해서 다시 연락 주세요."

"네, 네. 아, 괜찮습니다. 안녕히게셰요"

"네, 다음에 다시 연락 주세요. 안 그러면 ㅊ..."

(통화 종료)


'뭐야, 이게. 뭐 다행히도 보이스피싱 아니니 다행이지 뭐. 별일 없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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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 전화를 걸었던 것을 뼈저리게 후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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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뒤, 퇴근 후 돌아와 비밀번호를 누르고 집에 들어서던 때였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보이는 것은 낯선 여인. '도둑인가?' 라는 생각이 들기도 전에 그의 손에 들고 있던 흉기를 보았다.

"으아아악!"

나는 외마디 비명과 함께 현관문을 쾅 닫고 층계참을 뛰어 내려갔다.

여자는 "의뢰자분!" 이라고 외치며 문을 열고 뒤따라 계단을 내려오며 쫒아왔다.


건물 현관을 나서 골목길을 전력으로 내달렸다. 내가 달릴 수 있는 가장 빠른 속도로.

'큰 길가로 나가야 한다.'

본능적으로 큰 길가를 향해 내달렸다.

뒤에서는 그 여자 또한 전속력으로 달려왔다. 흘깃 보니 100m 차이는 났다.


길가로 나오자 보이는 지하철 출입구. '일단 사람 많은 곳으로 들어가자.' 라는 생각으로 계단을 뛰어 내려갔다.

"의뢰자분! 어디가요!"

바로 머리 뒤에서 여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미친 어떻게 이렇게 빠르게 따라잡았지?'


대합실에 들어서 열려있는 개찰구가 보였다. 교통카드는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무임승차 안하면 난 칼에 맞아 죽는다.

개찰구를 지나 역사로 뛰어내려갔다.

"지금 방화, 방화행 열차가 들어오고 있습니다."

딱 맞춰 지하철이 들어오고 있었다.


스크린도어가 열리고, 최대한 시간을 벌자는 생각으로 1번 칸 쪽까지 달려 열차에 올라탔다.

"스크린도어가 닫힙니다."


열차 문이 닫혔다.

'겨우 살았다.'


헐떡거리는 숨을 참고 112에 신고하려던 찰나,

"의뢰자분?"


그렇게 한밤중의 지하철 추격전이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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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러물+추격전+얀데레?

심심해서 아무 말이나 생각하다 저 제목 '당신을 죽여드립니다'가 떠올랐는데, 그거랑 무한도전 추격전 생각나서 결합해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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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저 여자는 죽이려 드는거 같지만 바로 죽이진 않을 거고, '의뢰자가 원하는 대로' 죽여줄 거임.

그 전까지는 추격만 할 거고, 주인공이 몇 차례 잡히지만 여자는 의뢰자가 죽을 방법을 이야기 할 때 까지 주인공을 잡아 둠. 여기서 주인공이 탈출하며 다시 추격전 시작. 주인공이 빠르게 달아나도 휴대폰 위치 추적으로 계속 따라옴. 휴대폰 꺼도 따라오는데 몸에다 위치추적기 달아둠.(단, 주인공은 알아도 뺄 방법이 없음. 목 뒤에 칩으로 박았는데?)


교통수단을 이용한 추격전이 메인임. 지하철 이용해서 섬식 승강장에서 반대편 열차 건너 타면서 따돌리고, 시내버스 타다 잡힌 걸 하차하면서 따돌리고, KTX도 타면서 여자를 피해다님. 서울은 물론이고 수도권, 부산, 강원도, 그리고 배타고 제주도 넘어가서도 추격전하고.


주인공이 경찰에 신고도 해보고 집으로 돌아와서는 보호 관찰도 받지만, 여자는 귀신같이 나타나지 않다 보호 관찰 끝나자 마자 나타나 다시 쫒아오고.

여자가 워낙 신출귀몰한 탓에 경찰은 별 도움이 안될 거고 오로지 혼자서 피해다녀야 함.


난 여기까지가 한계고 장편으로 쓸 능력 없으니 뒤에 써볼려면 걍 맘대로 갖다 써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