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혀 다름. 던만추는 '후원'이 없음. 모험가가 신에게 받는건 등짝에 새기는 그림과 파밀리아의 규모에서 나오는 뒷배 뿐인데, 그림의 경우에는 모험자로서의 각성 및 스테이터스 갱신 쪽에서만 도움받을 수 있고, 스킬이나 스테이터스, 레벨 업 등은 모험자가 직접 일궈내야 함.
파밀리아의 후광을 등에 업는건 말 그대로 '파밀리아'의 후광이지, 그 신의 후광이 아님. 거대 파밀리아도 처음에는 약소 파밀리아로 시작해서 모함가들의 노력을 통해 차근차근 몸집을 키워갔다는 언급은 작중에서 로키 파밀리아 과거사가 나올 때마다 종종 보이는 모습임.
던만추에서의 신들은 스테이터스 갱신이나 파밀리아 운영을 위해서 권속과 자주 만나야 하고, 그렇기 때문에 던만추에서 신과 신자의 관계는 거리가 멀면 길드장과 길드원 정도로 묘사되고, 가까운 경우는 친구나 가족, 혹은 연인에 가깝게 묘사되는 경우가 잦음.
반면에 성좌물은 성자들이 직접 후원을 하기도 하고, 자기 무구나 스킬, 축복 등을 내려주거나 혹은 위의 것들을 미끼로 미션을 제시하는 등 직접적으로 이득을 내려줌. 능력 좋은 성좌들은 자기가 눈여겨 보는 인물들에게 헛수작 부리는 성좌들을 견제해주는 등, 성좌의 후의 자체가 일종의 방패가 되어주기도 함. 다만 직접 얼굴을 보는 일 없이 채팅으로만 대화하거나, 'ㅇㅇㅇ한 ㅁㅁㅁ이 흥미를 보입니다' 같은 뭉뚱그려진 메시지로만 교류하기 때문에 주인공과 성좌 사이의 거리감은 좀 멀게 묘사됨. 인방 시청자와 인방러에 가깝지.
이렇듯 기본적인 베이스가 같다기에는 신적인 존재가 등장한다는 것 외에는 작품 안에서 봤을 때에는 그 존재들과 인간의 관계성, 미치는 영향력에서도 차이가 나옴.
작품 바깥에서 봤을 때에는 글의 전개에 신적인 존재가 미치는 영향력 차이가 크고.
성좌물이나 던만추 신이나 기본적으로 권속에게서 정신적이나 물질적 풍요를 얻어내고, 그것을 위해 자신이 무언가를 제공한다는 베이스는 똑같지 않음?
애당초 그 세계관은 신이 아니면 정령과 연을 맺지 않으면 강해지는 거에 한도가 있는 세상이고 신의 권속이 되었다는 것 자체가 사실상 신화에서 비롯된 신의 시련임과 동시에 후원이나 마찬가지잖아.
심지어 그 신의 마음에 들지 못하면 자신의 경험을 스테이터스로 승화시키지도 못하는 데서 그 신에게 딸랑거려 마음에 들어야 하는 것도 마찬가지고.
물론 초짜 신의 경우 초기 멤버들과 같이 고생해가면서 크는 건 맞지만, 그건 걔들이 인간적이고 인간 친화적이라서 그런 것도 배제 못함.
악신들 같은 케이스 보면 개인의 카리스마나 지상에서 발휘하는 소량의 힘만으로도 애들 입맛따라 굴려먹는 게 가능하고. 당장 메인 등장인물은 프레이야부터 그러고 있음.
주인공과 주역 주변 신들이 워낙 인간적이라 그렇지 외전이나 게임에서 언급된 스토리 보면 신들은 철저하게 성좌물처럼 그들만의 시점으로 인간들을 대하는 게 노골적으로 드러남.
그리고 애당초 걔들이 강해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주는 것 자체가 신과 계약이자 축복이잖아.
나는 그런 관점에서 볼 때 둘 다 베이스는 사실상 똑같다고 생각했는데
교류와 교감 측면에서 차이가 좀 있어서... 일단 프레이야와 이슈타르는 미의 신이라 매혹체질을 지녔고, 그걸 이용하는 거라서 특이한 경우임.
던만추 설정상 신들은 하계에서 힘을 극단적으로 제약당하기 때문에, 매혹같은 타고난 특성을 가진 특이한 경우 외에 신력으로 인간에게 영향을 끼칠 수 있는건 등짝에 그림 그려주는것 정도가 다임.
이에 대한 예시로는 소마나 헤파이스토스에 관해서 언급이 나옴. 몸에 밴 기술로 '신주'를 만들고, '헤스티아 나이프'를 만들었지만, 그건 기술로 일궈낸 작품이고 신으로서의 힘을 사용한 건 아니라는 식으로.
즉, 던만추에서 신이 인간에게 줄 수 있는건 스테이터스 뿐이고, 신이 스테이터스 갱신을 거부하는건 자기 파밀리아 전력을 깎아먹는 멍청한 행동이기 때문에 정상적인 상황이면 거부할 이유가 없음. 작중에서 신에게 '딸랑거리는' 모습을 보인 경우는 '소마'한잔만 달라고 소마한테 빌던 릴리 부모님 같은 경우 정도밖에 없었지 않나 싶음. 선넘는 짓을 하면 파문당할테니 길드원들도 신을 마냥 업신여기지는 않고, 그렇다보니 신도 스테이터스 갱신가지고 권속을 겁박하는 신은 없없던걸로 기억함.
모험자는 신에게 스테이터스를 받고 모험을 통해 레벨을 올려 파밀리아를 일궈나감. 파밀리아가 커지면 커질수록 신의 이름값이 높아짐. 던만추에서는 이런 식으로 서로 상생하는 관계가 되어있음.
하지만 성좌물은 인간이 성좌에게 주는게 없음. 이게 성좌와 인간의 관계가 인방러와 시청자의 관계라고 했던 이유임. 성좌가 열심히 후원 하고 축복 하고 해봐야 성좌에게 직접적으로 남는건 없음. 작품에 따라서 후원하는 인간들 가지고 도박해서 돈을 따간다든가 하는 얘기가 나오는 경우도 있지만, 그것도 따지고 보면 성좌가 배팅할 대상을 잘 고른것 뿐이고, 인간이 직접 성좌에게 뭘 해준건 아니니까. 결국 신은 특별한 이득도 없이 흥미 본위로 인간에게 지원을 해주는게 되기 때문에 지원 여부는 완전히 신의 의향에 달리게 되고, 그래서 성좌물에서는 인간들이 신들에게 '딸랑거리는' 모습을 보이는 묘사가 나옴.
성좌물에서는 이런 식으로 일방통행에 가까운 관계성을 보임.
그리고 마지막 차이점은 [그리고 애당초 걔들이 강해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주는 것 자체가 신과 계약이자 축복이잖아.] 이 문단에 관한건데, 물론 작품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대부분의 성좌물은 성좌 없이도 성장이 가능함.
성좌물 하면 대표적으로 떠오르는 전독시도 초반에 후원 성좌 고르는 장면에서 아무도 안골랐던걸로 기억하는데, 이런 점에서 나타나듯 성좌물에서는 후원과 개인 기량이 별개의 사안임. 하지만 던만추는 등짝의 그림이 무효화 돼버리면 그냥 민간인이 됨. 이런 부분에서도 신과 인간의 관계성에 차이가 나타남.
이렇듯 던만추의 모험가들은 '권속'이라 불리는 만큼 자신의 신에게 힘이 종속되어 있는 면이 크고, 성좌물에서는 성좌가 후원을 끊고 축복을 거둬가도 이미 올려놓은 레벨이 떨어지지는 않고, 새 후원자를 찾으면 되는 등 성좌물의 주인공들은 힘 자체는 독립적인 면이 강함.
'신'이 등장한다는 점은 비슷하지만 던만추는 '신'이 이야기 속에서 역할을 부여받고 움직이는 등장인물이라면, 성좌물은 역할을 부여받은 주인공이 뛰어다니는걸 '성좌'들이 구경하는 구도로 전개되는게 차이점임. 이 차이 때문에 둘이 '기본적으로 같다'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생각함.
캐리비안의 해적과 원피스를 두고 '주인공이 해적이고, 모험을 하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베이스가 같다'고 하기 힘들듯이, 성좌물과 던만추의 구성 요소가 비슷하다는 이유로 같은 카테고리로 묶기 힘들다고 생각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