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 쯧... 요즘 젊은것들은 싹수도 없어!"




고깃집 구석에서 소주 한 병을 들이키며 노인은 요즘 세대의 버르장머리가 없음을 한탄했다.




"저 할아버지 또 온 거야? 정말... 나도 늙어서 저렇게 되는 걸까?"


그 모습을 보고 청년은 추하게 노인의 한심함을 경멸했다.


"젊은이, 자네라고 다를 거 같은가? 세월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찾아오는 법일세"


"예? 당신 뭔데... 저는 절대로 저렇게 되고 싶지 않은걸요, 그냥 저 사람이 모자란 거겠죠"


그러자 카운터의 노인은 청년의 멱살을 잡았다.


"억! 이게 무슨 짓..."


"말 함부로 하지 말게나, 자네가 저자의 무엇을 안다고 함부로 말하는 거지?"


"큭..."


"아무것도 모르는 주제에, 누군가의 희생 아래에서 편하게 자란 주제에 함부로 지껄이지 말란 말이다!"


초라해 보이는 노인의 손에서 믿을 수 없는 악력이 나오고 있었다, 청년은 숨이 막혀와 항복을 선언했다.


"그... 그만! 알았어요, 미안합니다."


-툭.


그제야 노인은 버릇없는 청년을 풀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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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이 찾아오자 고깃집도 슬슬 영업을 끝내고 셔터를 내리고 돌아갈 시간이 왔다.


손님들도 한둘씩 집으로 돌아가고, 이내 남아있는 건 볼품없이 늙은 노인 둘 뿐이었다.


"영태, 오늘도 그녀의 무덤에 다녀온 건가?"


카운터 알바를 보던 준식은 자신의 오랜 친구, 그리고 과거 자신들을 이끌던 '리더' 영태를 향해 말을 걸었다.


"그래... 잊어야 하는데, 잊어야만 하는데... 쉽지가 않아, 다녀오느라 한참 혼났다고 택시비는 왜 이리 오른 건지 에잇"


"술은 그만 마셔, 몸에 좋지 않다고.. 그런다고 그녀가 돌아오진 않아"


" '그녀'라고 부르지 마, 너도 영희를 사랑했잖아? 왜 잊어버린 듯이 말하는 거냐고."


한때 그들이 세계를 지키기 위해 뛰어다니던 시절, 무리의 홍일점이던. 누구보다 아름다웠던 그녀를 준식은 애써 잊고자 노력했다.


이름을 대신해 '그녀'라고 불렀고, 매주 찾아가던 성묘도 한 달에 한번, 일 년에 한 번으로 기일을 미뤘다.


사랑했던 여성, 그리고 함께 세계를 구하기 위해 힘썻던 용자 그룹의 일원.


이제는 추억으로 남겨놓은 그날의 일들, 마왕을 무찌르고 다들 자신들의 길을 찾아 떠나고.


우리 셋은 고향으로 돌아와 평화로운 삶을 되찾았다.


지금까지 살아있는 영태와 준식, 그러나 영희는 태생부터 몸이 약해 '용자'의 힘을 반납하고 몇 년 지나지 않아 


눈을 감게 되었다.


그 소식에 제일 분노했던 건 영태였다, 세계를 위해 힘을 썻던 여인의 끝이 이런 형태여선 안된다고 울부짖었다.


그날 이후로 영태는 술을 달고 살았다, 평소 술 같은 건 못하던 순진한 남자가 점차 망가져 가는 모습이


준식은 너무나 안타까웠고, 동시에 사랑의 라이벌이었던 남자의 추락이 자신이 맞이했을지도 모르는 모습일까 무서웠다.


-쿠웅!


지면이 크게 울리는 소리와 함께, 주변에서 비명과 함께 과거 자신들이 겪었던 그때와 동일한...


! 이건 설마?!"


심상치 않은 사태의 영태를 부르고자 고래를 돌리자, 그곳에는 지난 세월과 사랑의 무게에 눌려 추락한 노인네가 아닌


세계를 구하던 용자의 리더, 그 시절의 타오르던 눈빛을 그대로 간직한 노장이 있었다.


"춘삼,철수,기태는? 지금도 연락이 닿는 거냐"


"그래, 언젠가는 이런 일이 일어날 거라 말했던 네가 옳았어, 지금 당장이라도 부를 수 있어"


"집합시켜, 아지트로 간다... 30년 만의 다시 우리가 모이는구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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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악의 마왕으로 부터 이 나라를, 그리고 세계를 지켜낸 6인의 용사.

다시 나타난 악의 등장에, 그들이 다시 한자리로 모이게 된다.


술주정뱅이 노인네들이

사실 세계를 한번 구해냈던 용사들

써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