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버려두게나, 어느정도의 위기가 있어야 사람은 성장하는 법이라네"

공작 앰버워트 케사르는 소식을 전하기 위해 급히 뛰어온 전령의 이야기를 가볍게 넘기며, 

12년산 베네트 지방 와인의 병을 따, 화려하게 장식된 황금의 잔에 넘치기 직전까지 흘러부었다.


"흐음, 이 자리에 치즈가 있었다면 정말 좋았을탠데... 아쉽군"

최고급 와인으로 가볍게 목넘김을 하고, 이내 기척이 사라지지 않은 곳을 응시하자

아직도 자신을 향해 멀뚱히 서있는 전령이 눈에 밟힌다.


"아직 안가고 무얼하는가? 무언가 할말이라도 남았는가"

고작해야 평민이, 자신의 시간을 필요 이상으로 빼앗으려 한다면 본보기로 교수대에 묶어버릴 생각을 하던 찰나.


"그게... 바로 근처 영지에서 올해 창문세를 납부하지 않고 내빼려는 움직임이 보이..."


-쾅!


"지금 당장, 기사단을 소집해라."

공작은 참을 수 없는 불쾌한 소식의, 응징을 가하고자 들고 있던 와인을 내팽겨치고 일어섰다.


"오..역시 공작님! 자애로우시군요, 고블린을 토벌하러 가시.."



"세금을 내지 않는 사악한 쓰레기는 모두 토벌해야 마땅하다, 지금 당장 출진한다"



"허억..! 그.. 아닙니다, 따르겠습니다"

평민 출신의 전령이 이의를 해봤자, 귀족의 명에 응하지 않은 죄목으로 무슨 일을 당할지 상상만해도 등꼴이 서늘하다.


그저 자신은 목석이라 생각하며, 시키는대로 따르기로 했다.








농노가 세금을 내지 않는다니!

있을 수 없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