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파이스토스는 화가났다. 그리고 동시에 깊은 빡침도 함께 얻었고. 


아니, 좀 더 정확히는 한계에 도달했다는 것이 옳은 표현일 것이다. 


"하아..."


그리스의 12신 중 하나인 엄연히 주신 들 중 한 명이자 대장장이의 신이며 그와 동시에 불의 신.


화산에 자리잡고서 언제나 신들을 위해 연구와 제작에 여념이 없었던 그였다. 


그의 아버지이자 그리스의 주인 중에 주신인 제우스는 그런 아들이 불쌍해보였을 까, 미의 여신 아프로디테를 아내로 주었다. 


그러나 아프로디테는 헤파이스토스의 외모의 추함과 절름발이라는 것에 불만을 느꼈는지 헤파이스토스의 친동생과 불륜을 저질렀고. 


그날, 함정을 통해 불륜의 현장을 목격했던 그날. 헤파이스토스는 마음속에서 아프로디테를 떠나보냈다. 


"당신이 해준 게 뭔데. 장식이면 되는 줄 알아?"


"그, 그러면 안 되 아프로디테!"


적반하장으로 자신에게 화를 내는 아프로디테와 자신의 눈치를 보는 동생 아레스. 헤파이스토스는 지쳐버렸다. 


더 이상 자신이 그녀를 사랑할 수 없음과 그녀가 자신을 결코 사랑 할 수 없음을 알기에. 


그렇기에 헤파이스토스는 점점 자신의 마음을 죽여갔다. 오직 그에게 남은 마음이라고는 장인으로서의 책임감과 연구자로서의 호기심 뿐.


"덧 없어... 모두..."


자신의 대장간을 둘러보며 헤파이스토스는 목발을 한 켠에 놔둔 채 자리에 앉아 생각에 잠겼다. 


이 이상 할 것도 없는 데,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은데 그냥 저지를까? 하고. 


언젠가, 스스로의 외모가 추하다는 것이 불만이어 구상했던 어떤 것을. 


삼촌들이자 스승인 사이클롭스들과 상담했던 과업. 


"어차피 그 누구도 날 알아주지 않을 텐데 해보자."


허무함과 공허함에 잠겨진 헤파이스토스는 언젠가 구상했던 그것을, 신의 육체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기로 했다. 


어쩌면 이것은 아버지의 심기를 건드리고 폐를 끼칠 수도 있다고 생각했지만 이미 헤파이스토스는 재정신이 아니었다. 


"그래, 내가 죽어도 아무도 신경쓰지 않겠지."


스스로의 신세가 빌어먹을 정도로 딱하다고 생각하며 헤파이스토스는 과거, 판도라를 만들었던 때를 떠올리며 천천히 몸의 살을 베어냈다. 


그의 대장간은 불이 꺼지지 않았고 헤파이스토스는 새로운 연구와 장비를 만들기 위해 칩거한다고 하고는 대장간에 틀어박혔다. 


그렇게 얼마의 시간이 지났을 까. 


"하, 진작 할 걸."


헤파이스토스는 자신 앞에 있는 영혼 없이 육체만 덩그러니 존재하는 것을 보고서 실소했다. 


그 외모는 분명히 자기자신의 살을 때어내어 만들었음에도 동생과 닮은 소년이었으니까. 


물에 비친 자신의 모습에 절망했던 때가 얼마였는지 기억하면서 실소한 헤파이스토스는 천천히 기계에 자신을 연결했다. 


미련없다, 죽으면 죽는거고 성공하면 성공한대로 좋을 테니까. 


그렇게, 빛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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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파이스토스가 동생의 NTR 존나 뻔뻔한 아프로디테, 자신에 대해서 잘 알아주지 않는 그리스 신들과 영웅들 등에 의해서 망가지다가 판도라를 만들었던 때를 떠올려서 몸 새로 만드는 이야기임 


그래서 아프로디테에게 복수해서 다시 동생에게서 NTR성공시키는 게 목표고 


뭐 그냥 헤파이스토스의 복수물이라고 하면 되려나 그냥 잠 오는 김에 끄적여봄 


근데 내가 왜 헤파이스토스에게 꽂힌 거지 지금 보면 주인공이면 이만한 호구새끼도 없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