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 밍이 지켜보는 가운데, 전쟁군주들은 홀로 있는 강철 여제를 둘러쌌다.
"세상의 끝은 늑대의 땅이야." 에프리디트가 말을 하고 있었다. "펠윈터 봉우리 전체가 그렇지."
"이제부턴 아니야." 초승달 모양의 빛이 전쟁군주들의 손바닥 사이에서 튀었다. "약탈자 군대와 승천자 화력팀이 내 지시를 기다리고 있어. 너희들과 손을 잡다니 펠윈터가 제정신이 아닌 거지."
헬멧 아래 사이탄의 눈이 강철 여제에서 그 뒤에 있는 전쟁군주로 옮겨 갔다. 옆에 섰던 전쟁군주가 육중한 핸드 캐논을 들어 천둥 같은 소리를 내며 발사한 총알이—
사이탄의 가슴에 꽂혔다. 에프리디트가 순간 무릎을 꿇은 것이었다. 여제는 왼손에 들린 캐논을 오른쪽으로 휘둘러, 굉음과 함께 뒤로 두 발을 쏘아 뒤에 있던 전쟁군주의 머리를 박살 냈다. 여제가 뒤도 돌아보지 않고 총을 쏘는 모습을 우 밍은 똑똑히 보았다.
세 번째 전쟁군주의 기관단총이 총알을 흩뿌렸고, 에프리디트가 몸을 굴리자 총알은 바닥에 후드득 박혔다. 나무 파편이 사방으로 휘날리고 우 밍은 속으로 욕설을 뱉었다. 사람들은 비명을 질렀다.
하지만 이미 끝난 후였다. 세 번째 전쟁군주가 구겨지듯 쓰러졌다. 에프리디트의 태양 단도에 머리가 갈라진 것이었다.
"멈춰!" 고스트 셋이 주인 위에서 나타나기 시작하자, 여제가 캐논으로 천장을 쏘며 호통을 쳤다. 그녀의 어깨 위로 나뭇조각이 우수수 떨어졌다. 이번에는 우 밍이 밖으로 들리도록 욕설을 했다.
"내가 누군지는 알겠지." 그녀가 쩌렁쩌렁 소리를 쳤다. "너희가 승천자를 되살리기 전에 너희 모두를 쏘아 버릴 수 있어."
여행자의 아이들이 그대로 얼어붙었다. 금속으로 만든 꿀벌처럼 의체가 공중에서 공격적으로 빙빙 돌았다.
"너희는 가도 돼." 그녀가 말했다. "하지만 너희 승천자는 나와 함께 있을 거다. 강철의 칙령을 따르면 다시 만날 수 있을 거야. 언젠가는." 고스트들이 서로를 바라보았다.
"전쟁군주들에게 전해라." 그녀가 코웃음을 쳤다. "펠윈터 봉우리는 늑대의 땅이라고."
고스트들은 주인이 들어왔던 길로 술집에서 나갔다. 손님들이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군중이 거칠게 포효하고, 무기 선반이 바닥에서 솟아올랐다. 오르오크는 육중한 대검을 들어 올렸다. 살라딘은 자신의 도끼가 거기 놓여 있는 걸 보았다. 그는 허락도 받지 않고 무기를 옮긴 카이아틀을 잠시 노려본 후, 그 도끼를 들어 올렸다.
두 사람이 무기를 들자, 증명의 의식이 시작되었다.
오르오크가 맹렬히 달려들어 대검의 검날을 살라딘의 갈비뼈를 향해 찔러 넣었다. 살라딘은 옆으로 움직여 기갑단의 거대한 칼날을 피하며 도낏자루로 그걸 내리찍었다. 둘은 힘을 뺀 공격을 몇 차례 주고받으며 서로의 공격 범위와 속도를 시험했다. 한순간 유리한 고지를 점한 오르오크가 빠르게 앞으로 돌진하며 살라딘의 허리를 향해 무기를 휘둘렀다.
살라딘은 아슬아슬하게 몸을 굴려 대검을 피했다. 금속과 금속이 충돌하며 그의 다리 방어구에서 불꽃이 튀었다. 그는 무릎으로 착지한 후 도끼의 뭉툭한 면으로 오르오크의 노출된 목덜미를 때렸다.
"지금이 항복할 유일한 기회다." 살라딘은 숨을 헐떡이며 비틀비틀 물러나는 발루스를 향해 말했다. 오르오크의 기침이 웃음이 되었다. 그는 모래를 차올리며 대검을 머리 위로 치켜들고 도약했다. 살라딘은 바이저에서 모래를 닦아낸 후 도끼를 들어 오르오크의 묵직한 강타를 막아냈다. 강철 군주는 충격을 흡수하며 오르오크의 칼날을 흘린 후 도끼 머리에 걸었고, 무기를 회전시켜 커다란 자루 끝 장식으로 오르오크의 얼굴을 강하게 타격했다.
오르오크는 비틀비틀 물러나며 거칠게 무기를 휘둘렀고, 살라딘의 바이저가 쪼개지며 피가 흩뿌려졌다. 강철 군주는 망가진 투구를 던져 버린 후 피를 닦았다. 그는 무자비한 칼날을 피해 몸을 숙이며 앞으로 나아갔고, 두 번째 공격을 도끼로 막은 다음 그대로 발루스의 손을 잘랐다.
"항복해라!" 살라딘은 모래에 쏟아지는 피를 보며 으르렁거렸다.
오르오크는 그를 보고, 잘려진 자기 손에 붙들린 대검을 보고, 다시 살라딘을 바라봤다. "네게는 할 수 없다." 그는 대검을 향해 몸을 날렸다.
살라딘은 무기를 휘둘렀고, 오르오크는 턱을 맞고 피를 토했다. 잠시 동안 그의 온몸이 뻣뻣하게 굳고, 결국 풀썩 쓰러져 내렸다.
강철 군주는 한숨을 내쉬며 도끼를 뽑아냈다. 그는 어느새 기갑단에 어울리는 전사가 되어 있었다.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카이아틀의 목소리가 환호하는 군중의 목소리 너머로 울려 퍼졌다.
"일어서라… 발루스 포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