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썼어요"


"예?"


소리 반응하여 뒤를 돌아보니 수상한 남자가 있었다.


"상태가 깨끗하니 좋더라고요"


싱글싱글하게 웃는 남자


이해가 되지 않는다.

만난 적도 없는 초면 사이

다른 사람과 헷갈린 게 아닌가?


"다른 사람으로 착각하신 거 같은데요?"


"급했었는데 감사합니다."

그는 고개를 숙여 감사의 인사를 표현했다.


나는 이 남자에게 무엇을 건네주었는지는 잘 모른다.

하지만 깍듯한 인사를 보니 귀중한 걸 빌려준 듯하다.


"아 예... 그럼 이만"


지치고 피곤한 퇴근길이라 별로 상대하고 싶지 않았다.

가볍게 목례를 건네고 집으로 들어왔다


"나 왔어"


오늘같이 고된 일을 마치고 집에 오면 나만의 활력소가 있다.

귀엽고 예쁜 나의 여친

그녀의 웃음을 볼 때면 피로가 싹 가신다.


"자기야?"


집안 불은 꺼져있었고 물건은 어질러져있었다.

신발을 내팽개치고 사태 파악에 나섰다 무언가 잘못됨을 감지했다.

현관, 거실, 화장실... 그리고 안방

안방 문에 적힌 쪽지 하나


- 잘 썼어요


덜컥

손잡이를 돌려 조심스럽게 문을 열었다.


조금씩 조금씩 문틈 사이로 시야가 들어왔을때 다리에 힘이 풀려 넘어지고 말았다.


"아 니 여친 쩔더라"
사내는 킥킥 대며 군중들 속으로 사라져 갔다.

"다음엔 어떤 보지를 써보러 가볼까"

ps. 잘 썻어요 라는 말 너무 야함을 보고 글 써봄 다음 편 '써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