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인의 광화사를 보면 솔거라는 화가가 필생을 다해 그린 완벽한 미인도가 있다.
그러나 얼굴을 완성하지 못하여 떠도는데 어느 장님 미녀를 만나 얼굴의 소재를 얻게 된다.
그녀에게 떠오른 동경의 표정에서 자신이 지금껏 그리지 못했던 마지막 조각을 확인한 솔거,

그녀의 얼굴을 모델로 마지막으로 그림을 그린다.

어느덧 눈동자, 단 두개의 점만 찍으면 되는 시점에서 솔거는 긴장이 풀리고 여인에게 허세를 부린 것도 있고,
어쩌다 저쩌다 보니 그녀와 몸을 겹친다.
그리고 눈동자를 완성시키기로 한 다음 날, 그녀는 더 이상 동경을 띈 얼굴이 아닌 애욕의 얼굴을 하고 있었고
이에 분노한 솔거는 순간적인 격앙으로 그녀를 죽이게 된다.
그녀가 죽으면서 발버둥치면서 튄 먹물,
우연인지 업보인지 그 미인도의 마지막 눈동자에 튀게 되고
원망의 눈이 되어버린 미인도를 보고 솔거는 미쳐버려 그 미인도를 신주단지마냥 껴안고 세상을 떠돌다 죽는다.

화룡점정이란 말이 있다
이야기나 작품은 끝을 맺을때까지 끝난 게 아니라는 것이다.
단 한개의 에피소드로 화를 내는걸 이해를 못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 마무리 하나만으로도 지금까지의 내용이 모두 엉망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마치 눈동자가 바뀌어 동경과 자애의 표정이 되어야 할 미인도가 절망의 표정이 된 것처럼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