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나라와 전쟁을 지속한지 딱 36년이 지났다.
우세도 열세도 없다.
이 전쟁을 질질 끄는 이유는
괜히 그 나라를 굳이 흡수하기 싫을 뿐이다.

그 나라의 전체 인구수보다 포로의 자식들이 더 많으며
군부와 정당들은 싸그리 궤멸하였다.
왜 그 나라가 전쟁을 걸었는지 모르겠지만
세상의 눈치가 신경쓰이므로 얼른 끝내야만 할것이다.

패배를 계속 선언하지 않으니까 일단
군인들을 잡는 쪽으로만 전략하고있다.
그래서 지금이 아마도 마지막 전투일 것이다.

적군 생포는 더이상 놀랍지 않다.
아얘 군복을 입으면서 잡아달라는 민간인도 있을 정도.
하지만 이번 전투는 나름 흥미로웠다.
총소리가 오고가는 두 시간 동안의 교전이었다.

하사를 달고있던 스물세 살 여군 한 명을 생포하고
구금되어있던 다섯 살 여자아이를 구출하였다.
이제 그 나라에게 남아있는 군대는 아마도 없을 것이다.

상부에서 명령이 내려왔다.
방금 잡은 포로를 즉결 교수형하라고 한 것이었다.
난데없는 일이었다.
아군도 충격을 먹을듯한 충격요법이다.

그녀는 자기가 특별히 사형수가 되었다는 것에 별 놀랄 것 없이
시 한편을 쓴 다음 잠이나 자러갔다.

그녀는 참 불쌍하게도 죽었다.
허나 다행인 것은 그 외 포로들 모두 석방되어
그 나라로 돌아갈 수 있게 하였다.

솔직히 이런게 종전에 도움되었을지는 모르겠다.
그녀를 위한 기념탑이 만들어졌으며,
후손에게 연금도 지원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