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공은 하루 구걸하고 하루 먹고사는 30대 후반 엠생 노숙자임.


 어느 날, 자주 구걸하던 장소에서 왠 다섯살짜리 꼬마가 울면서 부모님을 찾고 있음. 그냥 미아인가 보기엔 신고도 없고 그 근처에 자식을 찾는 부모도 없는 걸 보니 버려졌구나 싶었음.


 버려졌다는 점에서 동질감이 느껴졌는지 분수 물로 대충 씻고는 얘한테 나름 웃는 얼굴로 접근했는데 왠지 얘가 잘 따라서 그날부터 아지트에서 동거하게 됨.


 얘 데리고다니다 보니 노숙자의 생활습관이 차츰 나아짐. 얘 때문에 구걸 소득은 늘어났지만 얘 신경쓰느라 술은 마실 생각도 못해서 몸 상태는 차츰 정상으로 돌아오고 얘가 나중에 "느그 아부지 뭐하시노"소리 들을까봐 최소한 구걸은 그만두고 일용직 노동이라도 알아봐서 다니기 시작함.


  맨날 사먹이기엔 비싸다는 이유로 꿀꿀이죽에서 나름의 한상차림까지 얘 밥도 만들어보고 노가다판에서 잡기술을 좀 배워서 썩은 나무 판자집에서 멀쩡한 나무 판자집으로 고치는 등 2년 정도의 시간이 흐른 뒤, 사건이 일어남. 

 근처 힘 좀 쓰는 노숙자들이 갑자기 생활이 윤택해지는(노숙자 기준) 주인공에게 질투를 했는지 얘가 이쁘게 자랐으니까 인신매매단이나 창관에 팔아넘기자고 몰려든 거임.


 당연히 없던 부성이 생겨버린 주인공은 화가 머리끝까지 났는데 대체 뭘 먹었는지 근육이 우락부락한 노숙자들이 하는 말이


"헤, 그쪽한테 거부권이 있을 거라 생각했어?"

"얘 팔고 나온 돈으로 그쪽한테도 한잔 쏠테니 걱정 말라고!"


 이러면서 점점 다가옴.

 주인공도 약간 쫄려서 허세를 부려봄.


"너네같은 놈들이 날 이길 수 있을 것 같아?" 


이러면서 큰소리 치는데 쥐뿔도 안통하고 오히려


"우리가 그쪽 한명한테 질 것 같진 않은데?"

"애초에 노숙자까지 된 마당에 이런 짓 했다고 캥길 것도 없다고!"


 하고 덤벼듬. 주인공은 겁에 질린 자식놈을 보며 각오를 다지면서


 "그럼 내가 이겼구만."


 "뭐?"


 "네놈들과 달리 난, 지금 지켜야 하는 게 있단 말이다아아!!"

 

 이런 개쪽팔리는 대사를 치면서 적어도 선빵이라도 쳐볼 생각으로 달려듬.

 그리고 숙련된 노가다 근육(단단하다)으로 전부 눕혀버린 주인공이 시선 쏠리기 전에 얘 안고 자기 집으로 도망가는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