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시멜로<<딸칠 때 좋음]


발단은, 언제나 그렇듯이, 시덥잖은 계기였다. 


「중요한건 얼마나 온도를 잘 유지하느냐임.


완전 녹지도 않고 그렇다고 고체인 상태도 아닌 흐물흐물 반쯤 녹은 상태의 마시멜로들을 손에 담고 그걸 오나홀처럼 하면 쓰면 됨


겁나 많이 녹혀서 쓰면 쫀득하게 달라붙어서 ㄹㅇ 뷰지가 따로없음 ㄹㅇㅋㅋㅋ」



댓글들의 반응은 한결 같았다. 


ㄴ게이야...

ㄴ우욱 씹

ㄴ씻파 식사 시간에 이딴 거 쳐올리지 말라고


하지만 이 넓고 넓은 세상과 영원히 뻗은 시간대 안에는,


"......오."


아무리 미친 짓이어도 꼭 해보는 더 미친 놈이 있기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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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시멜로 딸 후기]


「념글보고 파티용 마시멜로 큰거 사서 한 절반 다 써봤음. 


일단 적당한 온도로 녹이는 게 좀 어려웠음. 조금만 센 불에 녹이면 그냥 그을리면서 바로 흘러내려서 안되고, 약불로 조교를 해줘야 애들이 하얀애액 줄줄 흘리면서 쥬지문대질 준비를 하더라. 


근데 그 반쯤 녹은 상태를 유지하는 게 쥰나게 어렵더라. 조금만 지나도 금방 다시 굳어서 ㅅㅂ 쥬지 석화되는 줄 알았음. 


그래서 욕탕에 뜨신물 잔뜩 받아놓고 거기서 하니까 쫌 잘 되더라. 


그리고 ㅅㅂ 이거 할 사람 있으면 무조건 콘돔끼고 해라 반쯤 녹은 거길래 그냥 뜨끈하겠지 하고 맨쥬지에 했다가 ㄹㅇ불방망이 될뻔했다 ㅅㅂㅅㅂㅅㅂ 저거 념글 쳐쓴 새끼 안해본 게 분명함



아 근데 기분은 ㄹㅇ 개좋더라 요령잡으니까 중독돼서 4번쌈ㅎ 특히 마시멜로가 녹으면서 달콤한 향기 나는데 그래서 냄새 좋은 여자랑 떡치는 기분이라 만족스러웠음 헤으응 뷰지 잘 조이고 설탕 땀내 나는 마시멜로쨔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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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우욱...

ㄴ마시멜로게이게이게이야...

ㄴ장챈의 품격 잘 봤습니다 다시는 오지 않을게요 살려주세요

ㄴㅅㅂ 중간에 화상입을 뻔했다고 급발진하니까 진짜 한 거 같넼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진짜로 한 거 맞다고."


그 증거로 나는 지금도 쥬지에 얼음팩을 하나 끼우고 침대에 누워 커뮤니티질을 하고 있었다. 


한손으로는 스마트폰으로 실시간으로 올라오는 충격과 공포의 댓글들을 보고, 다른 한 손으로는 새하얀 마시멜로를 입 안에 쏙쏙 집어 넣고 있었다. 


......입안에서 달콤한 마시멜로 향이 퍼질 때마다 그걸로 4연딸 친 후의 미친 자괴감이 다시 떠올라서 좀 그랬지만, 남은 놈들이라도 제 구실을 할 수 있도록 해야지 그나마 지구와 마시멜로에게 죄책감이 덜할 거 같다. 


'남은 마시멜로는 스태프가 맛있게 먹었습니다.'


"기분 엄청 좋기는 했는데, 그래도 두 번은 못하겠다."


애초에 나는 이런 미친 기행을 즐겨하는 놈이 아니다. 추석연휴동안 혼자 자취방에 며칠씩 박혀있으려니 잠시 머리가 돌아버린 게 분명하다. 


그리고 처음 할 때는 호기심과 쓸데없는 자존심으로 어찌어찌 했는데, 준비과정이 너무 길고 어렵다. 


결국 마시멜로 딸은, 이제 공략을 끝낸 야겜처럼 마음이 시들해졌다 이말이다. 


"아으, 게임이나 해야겠다."


겜 한 판 돌리면 도대체 얼마나 많은 '게이야...'가 더 달려 있을지 내심 궁금해하며 침대에서 몸을 일으키는 그때,


띵동~


"뭐고."


집 찾아올 사람 없는데.


어무니가 추석맞이로 택배라도 보냈나 싶어서 나는 아무 생각 없이 문을 열었다. 


"안녕."


그리고 그곳에는 비현실적으로 아름다운 소녀가 서 있었다. 


우윳빛의 티끌 하나 없는 깨끗한 피부는 만지면 손가락이 옴폭 들어갈 듯 말랑해보였다. 


마른 체형의 아담한 몸을 커다란 박스티 한 장이 가려주고 있었지만, 사이즈가 너무 커서 그녀의 뽀얀 어깨 한쪽이 드러나있었다. 


커다란 눈망울에는 옅은 핑크색의 눈이 반짝이고 있었고, 기다란 속눈썹이 그 눈의 아름다움을 더해주고 있었다. 소녀의 눈썹과 속눈썹이 하얀 것을 보고 처음 든 생각은 알비노인가? 하는 생각이었다. 


하지만 그 비현실적인 아름다움과 하얀 눈썹보다도 내 시선을 잡아 끈 것은, 


보통 머리카락처럼 수많은 가닥으로 된 것이 아니라, 마치 하나의 흐물거리는 반고체로 이뤄진 그녀의 새하얀 머리카락이었다. 


마치 슬라임을 얹은 것 같이. 


아니면 마치 반쯤 녹아내린......


마시멜로 같이.


"어......?"


꿈을 꾸고 있나 싶어 정신을 못차리고 있을 때, 소녀는 커다란 눈을 깜빡거리며 입을 열었다. 


"로멜."


그건 산속에서 아득히 들려오는 새 소리처럼 작지만 선명한 맑은 목소리였다. 


"뭐, 뭐라고?"


소녀가 다시 눈을 깜빡, 거렸다.


"마시로 로멜."


"내, 이름."


"어, 어......나, 나는 김장붕이야."


나는 왜 이 여자애한테 자기소개를 해주고 있는거지.


이성을 되찾기도 전에, 마시로는 예고도 없이 내 품에 포옥 안겨왔다.


"자, 잠깐?!"


소녀의 정체가 무언인가부터 이러다 잡혀가는 거 아닌가하는 온갖 생각이 스쳐지나가는데, 마시로의 목소리가 다시 맑게 피어올랐다.


"받으러 왔어."


"받으러 오다니, 뭘?"


나 대출 받은 적도 없는데.


"이상한 고무 때문에 못 받은거."


무슨 소리인가 해서 소녀를 내려다보자, 소녀 또한 깊게 반짝이는 눈으로 나를 올려다보고 있었다. 


나는 문득 그녀의 분홍빛 눈이 내가 방금 먹던 마시멜로 봉지 안에 몇 개 들어있던 핑크색 마시멜로와 색이 같다는 미친 생각을 했다. 


하지만 마시로의 입에서 나온 다음 말은 그것보다 더 미친 것이었다. 


"오빠의 하얀 연유."


고무, 내 하얀 연유. 


그리고 녹은 마시멜로 같은 걸 머리에 얹은 소녀.


이 세 키워드만으로도 히토미에 절여진 내 뇌는 정답을 도출해낼 수 있었다. 


"너, 설마......"


하지만 그 정답이 말도 안되는 것이라 말을 끝맺지 못하고 있을 때,


마시로는 고개를 살짝 갸웃거리고는 보일듯말듯한 작고 귀여운 미소를 내게 지어보였다.


"이번엔 제대로 내 안에 뿌려줘야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