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사여!"

황제가 입을 열었다

황제 게오르그 11세

마왕과의 전쟁을 끝낸 자, 제국의 아버지, 학문의 후원자, 드워프와 엘프의 친구등 아주 거창한 이름들을 줄줄이 달고 있는 사람이었다

그런 그가 은퇴하고 시골에서 편히 쉬던 용사를 다시 부른 이유는 필히 그 칭호에 하나를 더하고 싶기 때문이었으리라

이어서 입을 여는 황제

"그대가 마왕을 죽이고 전쟁을 끝낸 후 그대를 편히 쉬게 하고 싶었으나 그대가 해야 하는 일이 생겼도다"

또 존나 귀찮은 일이겠지

용사는 생각했다

제국민들은 황제가 세기의 성군이라고 입을 모아 외치지만 그를 잠시동안 직속 상관으로 모셔본 용사는 그 황제라는 인간이 어떤 인간인지 잘 알고 있었다

그는 사람을 필요할때만 찾아서 소모품마냥 써먹고 필요가 없어지면 죽이거나 어디 시골에 처박아놓는 글러먹은 인간이었다

저새끼가 태어난 시대가 저새끼만큼 막장이지 않았더라면 이미 저새끼는 신하들한테 모가지가 날아갔을 것이라고 용사는 항상 생각해왔다

은퇴한 새끼 데려다놓고 굴려먹는게 드워프들 머리숱보다 적은 양심에 찔리기라도 했나본지 황제는 헛기침을 몇번 한 후 말하였다

"내가 오늘 그대를 부른 이유는 이세계를 정찰할것을 명하기 위해서이다!"

?

---------------------------------------

시발

아무리 생각해도 좆됐다

마왕성으로 가는 마차에서 든 생각이었다

아니 뭐? 마왕 집에 있는 지하실에 이세계 포탈이 있는데 그 너머의 세계를 식민화할거니 나보고 수색하라고?

씨발 거기 뭐가 있는지도 모르는데?

아니 애초에 이딴 일은 제국 근위대...는 점령지 관리하느라 못오는구나

그러게 내가 마왕령 처우는 괴뢰국 선에서 만족하자니까 꼭 땅을 다 쳐먹어서 일을 만들어요

"도착했수다"

마차 운전수가 말하는 소리가 들렸다

비용은 제국이 지불해 나는 비용을 낼 필요가 없지만 그래도 팁을 낸 뒤 내렸다

마왕성은 여전했다

여전히 오는 사람을 압도하는, 엄청난 크기를 자랑한다

처음에는 이 크기에 압도당해서 오줌을 지릴 뻔했는데 막상 들어가보니 근위대만 그럭저럭 싸울만 하고 마왕 자체는 엄청 좆밥이라 어이없었던 기억이 떠오른다

마왕성을 지키는 제국측 경비들에게 약식으로 경례한 뒤 문제의 지하실에 들어간다

진짜 뭔가 있기는 했다

지름이 내 키와 비슷한 파란 구체가

이게 정말 포탈이 맞나 싶지만 마법 전문가들이 마력 분석 결과 100% 맞다는데 내가 할 말은 없다

근데 이거 도대체 어떻게 들어가라ㄴ

---------------------------------------

설마 갑옷이 스친것으로 들어가질줄은 몰랐다

주변을 둘러보며 상황 파악을 했다

일단 여기는 이세계가 맞다

왜냐고? 왜냐하면 내 앞에는 평생 본적도 없는 양식의 건물...이었던 것 들이 있었으니까

도시의 처참한 몰골로 보던데 아마 이 도시는 전쟁으로 폐허가 된 듯 하다

그리고 상당한 수준의 독이 느껴진다 도시에 메테오를 떨구고 독 마법이라도 시전한건가? 최정예 마법사 수십은 갈아넣어야 할 일인데?

그리고 올때 있었던 파란 구체가 주변에 없다 그게 의미하는것은...

시발 이거 편도포탈이네

황제 개새끼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