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교란 배란일 교미의 줄임말이다. 배교자란 배란일에 교미한 자지보지를 의미한다.'


"...이게 무슨."


장난편지인가? 해괴망측한 내용에 엽서도 없는, 사실상 쪽지에 가까운 종이다.


"누가 보낸거야, 이거?"


이리저리 종이를 돌려보다, 뒷면의 글을 발견했다.


'나와 배교하자. 장붕.'


"..장난편지로군."


편지대로라면 이 편지를 쓴 사람은 나와 배란일에 교미하자는 소리라는건데, 그런 변녀가 어디있나.


"비 오는 날에 누가 이런 편지를 넣어둔건지 참..."


번쩍.


번개가 친다. 몇초 후에 천둥이 들리겠지.


"..."


번개 친 창으로 들어온 빛에 그림자가 있었다.


...집무실은 2층이다.


등 뒤로 소름이 돋는다.


편지가...빳빳하게 말라있었다.


비오는날 우편함에 봉투도 없이 튀어나와 있던 종이가,


빳빳하게 말라있을 수가 있나..?


꽈르릉!


천둥소리가 내 머리를 때린다.


...일단 빠져나가야 한다. 무엇인가 잘못되었어.


"...차가 떨어졌군."


천천히, 도망가는게 아니다. 그저 차를 가지러 부엌에 갈 뿐.


방문을 나서고, 계단을 내려간다.


부엌 뒷문이 밖과 이어져 있다. 부엌 뒷문이 밖과...


...부엌 문을 내가 잠갔던가?


숨이 가빠진다. 머리가 어지럽다. 시야가 아득해진다. 어지럽다. 눈이..


띵동.


벨소리.


머리가 돌아온다. 정신이 돌아오고, 발을 돌린다.


철컥. 끼이익.


"누구시오?"


"아! 그...죄송합니다! 비가 오는데 길을 잃어서... 실례가 안된다면 비를 피할 수 있을까요?"


"...들어오시게."


"감사합니다!"


"거실에 앉아있게. 수건을 갖다주지."


"...친절하시네요. 이 은혜 잊지 않겠습니다."


"...음."


비는 어제부터 오고 있었는데, 지금까지 비를 맞고 있었다는 건가?


...들이지 말았어야 했나?


너무 조급했다.  위험할수록 조심히 움직였어야 했는데. 지금이라도 도망칠까?


"...비가 세차네요...나가면 위험하겠어요."


조용한 눈빛으로 나를 쳐다본다.


"...비가 그칠 때까지 있게나."


"고마워요!"


무섭다. 들이지 않았어도 어떻게든 들어왔을 것이라고 본능적 감각이 작게 소근거린다.


...어머니,아버지. 신이시여. 저를 배교의 길에 들지 않도록 살펴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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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끼는 신체적 자극 후 몇시간 뒤에 배란이라더라.


일상이 배교 위기! 배교자 순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