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가 드디어 입을 열었다.


"용서해 주세요. 부디 행복하시길 바랄게요."


그녀가 비난을 퍼붓지 않는 것은 놀라운 일이었다. 그는 그저 멍청하게 서있었다. 이렇게 평온하고 다정하다니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


"그래요, 전 당신을 사랑해요. 당신은 그걸 알아차리지 못했지만 제 잘못이죠. 부디 행복하길 바래요... 그 유리 덮개는 치워주세요. 이젠 필요 없어요."


"하지만 바람이..."


"저는 그렇게 감기에 잘 걸리지 않아요. 밤바람 정도는 제겐 시원할 뿐이죠. 전 한 송이 꽃이니까요."


"하지만 짐승들이..."


"아름다운 나비를 보려면 벌레 두어 마리는 감수해야죠. 그러지 않으면 누가 절 찾아오겠어요. 당신은 멀리 떠날 거고, 커다란 짐승들이 와도 전 겁내지 않아요. 제겐 발톱이 있으니까요."


그녀는 가시 네 개를 내보였다.


"언제까지 그렇게 꾸물거릴 생각이세요? 떠나신다고 하지 않았나요. 이제 가요."


그녀는 우는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 그렇게도 거만한 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