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미래 배경, 1인용 가상현실 게임은 몇몇 출시됐지만 아직 pc게임도 남아있는 시기임.


 [성좌 시뮬레이션]이라는 pc게임이 출시됨.

 무작위로 등장하는 캐릭터들의 잠재력을 파악하고 적절한 후원을 통해 캐릭터가 성과를 내면 그에 맞는 포인트를 돌려받는 방식의 게임

 그 포인트로 성좌로서의 능력을 강화할 수도 있고 캐릭터에게 다시 후원을 내려줄 수도 있음


 또 캐릭터에게 단독 후원 제안을 할 수도 있음. 단독 후원할 경우 플레이어만이 후원할 수 있고 그 성과에 대한 보상도 플레이어만 받게 됨.

 단 거절할 수도 있으며 수락 확률은 신뢰도에 따라 달라짐

 캐릭터의 성장 상태에 따라 f에서 S+까지 등급이 상승함

 일반 캐릭터와 네임드 캐릭터의 구분이 존재함


 외형이 무작위로 생성되며 죽어도 많은 재화를 들이면 부활시킬 수 있는 일반 캐릭터들과 달리 네임드 캐릭터들은 모두 다른 외형을 가지며 부활시킬 수 없음(후원으로 일시 무적 부여는 가능). 네임드들이 딱히 특별한 재능을 갖고 있다거나 한 게 아니고 단순히 희소성에만 가치가 있는 것.


 성좌 시뮬레이션이라는 컨셉 때문인지 캐릭터들의 행동은 영상으로 볼 수 있지만 소리는 들리지 않음. 유저들이 음성 추가를 간곡히 바라도 게임사는 절대 추가해주지 않음.



 주인공 김장붕은 해당 게임의 유저로 단독 후원 중인 S+ 캐릭터는 3개, S 캐릭터는 5개, 그것도 모두 네임드 캐릭터일 정도로 게임을 열심히 해왔음. 


 보통 네임드 캐릭터는 비정기적으로 업데이트되고 있었음. 다음 네임드 캐릭터들이 추가될 예정이라는 공지를 스마트 안경으로 확인하며 주인공은 집으로 가는 지름길을 걸어가고 있었음. 그런데 인적 드문 골목의 모퉁이를 돌다 뛰어오던 사람과 부딪힘. 그 과정에서 안경이 서로 떨어짐. 다치지도 않았고 안경도 깨지진 않아서 주인공과 상대는 서로 적당히 사과하고 상대는 다시 뛰어감. 그런데 안경의 먼지를 털어내고 막 쓰던 주인공은 자기 스마트 안경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음. 막 뒤돌아서 멀어지는 상대를 부르려는데, 갑자기 둔탁한 쇳소리와 함께 의식을 잃음.



 사실 주인공이 하던 게임은 가상현실이었고 네임드 캐릭터는 실제로 사람을 납치해서 가상현실 속에 집어넣었던 거였음. 그 대상은 보통 가족이 없고 지인이 적어 알아볼 사람이 적은 보육원 출신이 되는데 마침 주인공이 도망치던 대상과 체구, 외형이 비슷했고 하필 입은 옷도 색감이 비슷해서 운 나쁘게 잘못 납치당한 것.


 처음엔 주인공을 타깃으로 착각하고 납치하던 납치범들은 목적지에 도착하고서야 이상한 것을 눈치채고 잘못 납치했다는 것을 깨달음. 납치범들은 사실대로 말해야 한다, 아니다, 그랬다가 책임 지라고 우리 중에 하나가 들어가라고 하면 어쩔 거냐 이렇게 싸웠지만 결국 행동대장 격인 사람이 만약 그렇게 되면 내가 들어가겠다고 총대 매고 말하자고 함.


 마침 납치당한 사람들을 캡슐에 넣기 위해 다가오던 게임 개발자들을 발견하고 행동대장이 말을 걸지만 갑자기 마취총을 맞고 쓰러지고 곧 처리당함. 개발자들은 증거인멸을 위해 지속적으로 고용하는 납치범들을 제거 후 교체해왔음. 굳이 게임에 활용하지 않은 이유는 우락부락한 남캐는 인기가 없기 때문... 20번 납치 의뢰를 수행하면 제거하기로 룰을 정해놨기 때문에 방심했을 때 기습해 처리한 건데 그 탓에 주인공의 존재가 개발자들에게 알려지지 않게 됨



 납치당한 사람들은 투입 직전 강력한 약물을 주입해 하루 정도의 기억을 날려버리기 때문에 눈 떠보니 갑자기 이세계에 왔다 정도로 생각하고 있음. ai로 돌아가는 일반 캐릭터들을 만나도 가상현실 안에서는 무작위 외형 시스템이 꽤 잘 구현돼 있는 데다가 ai가 잘 작동해서 위화감을 느끼지 못하는 것도 있고, 매 순간 다음 적을 찾아나서지 않으면 시스템이 제재해서 구현되지 않은 세세한 부분을 신경쓰지 못하기 때문에 눈치채지 못하는 것도 있음.


 가상현실인데 그 안에서 죽으면 실제로 사망. 가상현실에서 빼낼 수 있긴 한데 그 경우 1명을 빼려고 해도 가상현실을 완전히 종료하고 해야 함. 그 경우 납치한 사람들이 깨어나 탈출할 수 있기 때문에 게임사에선 그럴 생각이 없음. 사람 추가는 그냥 준비한 기계에 집어넣으면 끝이라 상관없음.


 이런 기술력을 가졌다면 1인용 게임으로 출시해도 괜찮겠지만 개발자들이 굳이 사람을 납치하는 이유는 이미 1인용 가상현실 게임에서는 쟁쟁한 경쟁작들이 많기 때문임. 이 악물고 멀티플레이가 가능한 가상현실을 구현했는데 안정성이 너무 떨어져서 이대로 출시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썩혀두자니 이미 개발 도중에 회사는 파산위기에 몰리고 개발자들도 망조를 느끼고 다수 퇴사한 상황.


 그때 직원 하나가 성좌물과 빙의물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게임의 틀을 만들고 성좌 시뮬레이션이 완성됨. 거기에 더해서 [조금 밋밋한데 희소성 있는 캐릭터를 만들어볼까? → 그러기엔 이미 모델링팀이 다 퇴사했는데? → 살아있는 사람을 넣어보면 어떨까?] 라는 발상을 떠올림.


 첫 납치 대상들은 개발자들의 지인 중 얘는 납치되도 아무도 안 찾겠다, 싶은 지인들. 좀 어설프긴 하지만 개발자들은 어떻게든 대상들을 납치하는 데에 성공함. 모델링팀이 만들어뒀던 플레이어 스캔 시스템은 제대로 작동했고, 스캔이 탑재된 캡슐을 이용해 납치한 사람들을 투입함. 그 사람들도 이상한 건 느껴도 당장 움직이지 않으면 시스템의 제재를 받거나 몬스터에게 죽게 되므로 결국 개발자들이 원하는 대로 게임이 굴러감.


 유저 수는 많지 않지만 마니아층이 생겨 지속적으로 수익이 들어오자 빚더미에 앉았던 회사는 안정을 되찾았고 더 돈을 벌 수 있다는 희망을 얻게 됨. 돈 욕심이 생긴 개발자들은 납치범들을 통해 지속적으로 사람들을 납치하며 게임을 유지시키게 됨.



 한편 원래 납치 대상은 계속 도망치다가 따라붙는 사람이 없는 걸 깨닫고 숨을 고름. 그는 안경을 추켜올리다가 버튼을 눌러 화면을 우연히 켬. 그러면서 성좌 시뮬레이션의 존재를 알게 되며 자기를 추격하던 것도 이것 때문이었다는 것을 알게 됨. 그리고 추격이 없는 것과 아까 마주쳤던 닮은 사람을 떠올리고 그 사람이 잘못 납치됐다는 것도 깨달음. 그러면서 어떻게 이 사람을 구할 수 있을까를 고민함.


 스마트안경을 서투르게 조작하던 그는 납치된 사람의 집과 자동저장된 아이디 뒤의 숫자, 접속기록이 있는 커뮤니티에서 자주 사용하는 닉네임 따위를 알아낸 뒤 집 앞에서 숫자를 조합해 비밀번호를 맞추고 집 안에 들어가는 데에 성공함. 그 뒤에 커뮤니티 글들을 훑어보면서 기본적인 시스템과 용어 등을 숙지함.


 pc를 켠 그는 게임을 실행하고 마침 인게임 공지로 새 네임드 캐릭터가 추가되었다는 내용을 확인함.


 주인공은 기억이 날아가 잠깐 혼란을 겪지만 기존에 갖고 있던 게임의 지식 때문에 위화감을 느끼고 자기가 좆됐다는 걸 깨달음. 튜토리얼은 여러 단계로 이루어져 있는데 후반부로 갈수록 아주 가혹해서 성좌의 관심을 끌어 후원을 받지 못하면 살아남기 힘들기 때문. 심지어 네임드 캐릭터라도 남자 캐릭터는 튜토리얼에서 살아남아야 플레이어들이 관심을 가지기 시작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더 불리한 것도 있었음.


 튜토리얼 단계를 계속 돌파해나가지만 [성좌 ㅇㅇ이 당신을 주시합니다] 같은 문구만 계속 출력되고 결국 고블린 시리즈를 넘어 오크 일꾼과 싸우게 됨. 수십 분이 넘는 사투 끝에 간신히 상대를 이겨내지만 지켜보던 성좌들 중 그 누구도 후원을 해 주지는 않고 결국 마지막 단계 오크 전사와 마주하게 됨. 주인공이 절망하고 현실을 부정하며 계속 이건 꿈일 거라고 하는 그 순간,


 [성좌 김장붕이 당신을 주시합니다.]

 [성좌 김장붕이 당신에게 15등급 활력의 축복을 내립니다.]

 [성좌 김장붕이 당신에게 15등급 신속의 축복을 내립니다.]

 [성좌 김장붕이 당신에게 유니크 스킬 '천뢰'를 내립니다.]

 [!!! 등급(F)으로 인해 유니크 스킬 '천뢰'가 F급 스킬 '뢰'로 제한 적용됩니다. !!!]

 [성좌 김장붕이 당신에게 단독 후원을 제안합니다. 수락하시겠습니까?]


 멍하니 그 문구를 쳐다보던 주인공이 수락함과 동시에 다가오는 오크 전사가 가루가 되어 사라지고 튜토리얼이 클리어 됨.


 그렇게 가상현실에서 살아남으려는 주인공과 현실에서 주인공을 지원하며 게임사의 만행을 밝히려는 서브 주인공, 그리고 주인공이 후원하던 사람들과 주인공이 만나게 되는 이야기 정도가 나오면 좋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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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왜 성좌물 소재 게임 안 나옴? 이러다가 떠올랐던 소재

 나도 멋진 성좌명으로 [성좌 ㅇㅇㅇ가 당신을 주시합니다] 이런 메세지 출력해보고 싶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