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의 회차들을 읽다보면 선제와 왕국의 유지에 전혀 관심이 없다는 것을 나타내는 묘사가 있다.


고작 황태자들의 권력다툼에 망할 나라라면 망하는게 옳다는 태도, 황제의 친위대는 전성기에는 못 미칠지언정 기백과 권위를 유지하고 있으나, 다른 군들에게서 그러한 태도를 찾아볼 수 없는 것은 후대 교육에 전혀 신경쓰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그러나 선제가 많은 업적을 이루었다는 투나, 아카데미의 설립이 선제가 계획한 업적이 될 것임을 생각하면, 선대가 보여준 카리스마에 압도되어 보지 못했을 뿐, 선대는 자신이 위대한 사람으로 남기만을 바라는 광증에 휩싸여있다고 예상된다.

 

모리안, 스페로 왕국 등의 유명 인사의 입학도 선대의 정치적인 뒷공작이나, 로비활동으로 인해 이루어졌을거라고 추측되며, 2 황태자의 몰락과 라일라 세력의 부흥도 단순히 선대의 카리스마적인 부분을 세상에 강조하기 위한 정치적인 장치였을 것이다.

 

선대가 정말로 국가적인 인재들을 활용하기 위한 장소로 아카데미를 점찍었다면, 그것은 잠재적인 적성국가들이 아닌, 자국민을 위주로 편성해 가르쳤을 것이다.

 

외국에 대한 친교가 목적이라면 과격한 행동으로 좌천당한 이스탈 교수나 마찬가지로 통제불능이나 다름없는 개인주의자들을 데리고 학생들을 위한 퀘스트라면서 사망자가 나오는 일이 발생하거나 학생들의 생활에 전혀 관심이 없는 태도를 보이지 않을 것이다.

 

작 중 시점은 전쟁이 터지지 않은 황금시대로 알려져 있는 국가가 전폭적으로 지원하는 15세의 인재를 아무런 대비없이 1년도 채 되지 않는 교육 활동 중에 사선으로 던져버린 것인데, 이러한 위험들이 작 중 꽤 언급이 있던걸로 보아 도적 떼, 폭력으로 변질된 지 오래된 사회적인 갈등 문제를 따위로 취급하는 교수진과 선대의 사고방식을 엿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이유를 불문하고 지각에 대한 체벌로 치유하는데 고생했을 정도로 폭력을 휘두르는 환경은 이미 유명인사들의 입학으로 이미 업적은 이루었으니, 그들에 대한 처우는 이 정도가 적당하다고 생각하거나 더 이상 신경쓰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작 중 선대의 건강에 문제가 생긴걸로 봤을 때, 아마 선제는 이 모든 뒷감당을 후대로 떠넘길 것으로 예상되고, 제국은 이 모든 감당을 어떻게 이겨낼지 기대된다.


몇 번 재독해봤더니 내 생각은 여기까지가 한계인 것 같음.

읽다 아카데미에 대한 개연성이 잘 안 맞는 것 같아서 억지로 짜맞춰봤더니 업적과 명예에 정신줄을 놓아버린 선제의 뒷감당 rpg가 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