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팔도의 백성을 해치고 종묘사직을 위협하는 괴수들이 우리 조선의 바다에 나타나기 시작한 지도 어언 반 백년이 넘었다.

"위험등급 丙, 괴력난신 제 三형 괴수이옵니다."
"척화비 - 335, 408 동시 작동!"
"척화비 잉여 활력 전환 중..."

허나, 인간이란 적응하며 사는 동물 아니던가.

"압력 정도, 甲에서 丁으로 전환합니다."
"공조판서, 나티는 출격 가능한가?"
"전력 보급만 된다면 즉시 가능하옵니다."
"척화비 - 334의 잉여 활력도 사용하도록 하여라"
"예, 대감."

괴력난신 제 一형, 인간형 인공 전투 병기 나티.
그것이 우리 조선이 택한 길이었다.

"전력 공급 완료, 즉시 출격 가능합니다."
"출격 승인."

. . .

"유압관 甲부터 丁까지 개방"
"하던 거 마무리되는 대로 전원 복귀하거라!"

출격을 앞두고 깨비골은 분주해졌다. 두 길 살짝 안되는 거대한 나티가 출격하기 위해선 눈코뜰 새 없이 바쁜 게 당연했다.

"조종관 삽입 절차 시행, 내부 압력 수준 戊"
"선향아 준비됐느냐?"

쌍방향 연결 전자식 두루마리가 푸르게 빛났다. 온 몸에 착 달라붙는 조종복과 각종 기괴한 장치

벌써 출격횟수만 두 자릿 수가 넘어가는 베테랑 중의 베테랑인 선향도 감각은 도저히 익숙해지지않았다.

"예, 나으리."
"조선 팔도의 백성과..."
"종묘사직이 자네에게 걸렸다네. 맞죠?"
"...뭐, 알고 있으면 됐고."

이젠 익숙하다는 듯 선향은 천장에 달린 각종 전기 개폐기를 여닫으며 휘파람이나 부르고 있었다.

"홍채 인식완료. 탑승자 - 나 선 향 환영합니다."

"좋아, 이번에도 해보자고."


대충 이런 거 어디없냐? 인조병기는 양기가 강해서 음기를 지닌 여성만 조종할 수 있다는 설정 가지고 있는 그런 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