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마왕아...."

"응. 말해라. 듣고있다."

눈물에 비친 그녀의 붉은 눈동자는 꼭 조각나 금 간 루비처럼 보였다.

"나... 너한테... 거짓말을... 하고..
 쿨럭! 있었어..."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눈물이 그렁그렁한 그 샘에 담긴 것은 잔인한 아름다움이다.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상대에게 마지막까지 아름다운 기억만을 남기고 싶다는 배려심과...

"너는... 거짓말이 너무 서툰 친구였다."

이 잔인한 결말을 애써 부정하고자 하는 슬픈 마음이 보였기에.

"종이학은 거짓말이었어."

"안다."

"사진도 거짓말이었어."

"알고 있었다."

"나가고 싶지 않다는 말도... 거짓말이었어."

"... 그랬구나."

이것만큼은 듣고싶지 않았던 걸까, 먹먹한 마왕의 목소리에 울음기가 더해졌다.

"그런데, 이젠 아니야."

세상 그 어떤 보석보다도 아름다운 한 쌍의 태양이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네게 알려주고 싶었어, 바깥의... 쿨럭! 아름다움을..."

"괜찮다."

"바다에... 가본 적... 없지? 거기는 물이... 커허억... 아주 짜고... 시큼해서..."

"그만. 그만해라."

"축제에도 같이 가보고 싶었는데. 신기한 볼거리가 아주 많아서 너도 좋아... 쿨럭!"

"말하지 말란 말이다!"

무게를 이기지 못한 눈물방울이 선이 그리며 흘러내린다.

"너에게... 허억, 보여주고... 싶...은... 것들이...."

"제발 그만하란 말이다..."

"아직... 너무....나도... 많은, 데..."

두 눈을 질끈 감은 마왕이 내 품 속으로 쓰러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