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국민은 그에 걸맞는 정부를 가진다.''                 

                                           -조제프 드 메스트르






대한민국의 수도인 서울의 광화문 광장에서 수많은 인파가 몰려들었다. 그리고 광화문 앞에 화려하게 배치된 연설무대 위에서 대한의 위대한 총통, 이 한의 광화문 연설이 진행 중이었다.

대한민국을 세계 유일무일한 초강대국으로 만든 인물답게 그의 언변은 그가 입은 군복과 가슴팍에 달린 훈장들처럼 화려했다. 그는 단상 앞에서 청중들을 향해 외쳤다.

'' 국민 여러분, 대한의 아들딸들이여. 지난 5년 동안 우리가 맞닥뜨린 수 많은 고난과 역경은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수립된 이후로부터 맞닥뜨린 그 어떠한 시련들보다 큰 것이었습니다. ''

그의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그의 나이는 50대에 가까웠지만 나이에 어울리지 않게 목소리는 굵으면서도 높은 톤이었다. 지금 이 순간을 위해 일주일 전부터 철저하게 준비했던 그였기에 더욱 그랬다.

'' 중국에서 터진 경제위기는 한국은 물론 전세계가 지금껏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대재앙이나 다름없었습니다. 이 최대 규모의 경제 위기가 발생한 이래로, 우리들의 고통은 날로 커져만 갔습니다.

허나 이와 같은 상황 속에서도 우리나라의 정치인들은 자신들의 국가와 국민에 대한 그 어떤 의무와 책임감을 짊어지지 않고, 그저 자신들의 배만 채우면 된다는 식으로 행동했습니다!

이들의 행보로 인해 우리 한민족은 육체적으로나마 정신적으로나마 큰 고통을 받았고, 자존심과 애국심은 밑바닥까지 떨어지게 됐으며, 민주 국가라는 사실이 의심스러울 정도로 우리의 대변인들은 부패 덩어리였습니다. 이들은 우리들의 눈과 귀, 그리고 입을 막아버린 겁니다.

그렇다면 그대들에게 묻겠습니다. 대한의 국민들이여! 우리들의 적은 누굽니까?! ''

그의 질문에 청중들이 반응했다.

'' 정치인들! 오랑캐들! 섬나라의 원숭이들! 북쪽의 빨갱이들! ''

'' 네, 맞습니다! 그들은 항상 우리 한민족의 미래와 발전을 막았으며 우리 한민족의 씨를 말라버리려 했습니다! 우리 민족의 모든 것을 앗아가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이러한 위기에도 불구하고 한반도 통일이라는 위대한 업적은 물론, 동쪽에 섬나라와 서쪽에 오랑캐 놈들을, 그리고 태평양 저 너머에 있는 미국마저 굴복시켰습니다!

동쪽의 섬나라 왜구가 침략했을 때도, 북쪽의 정부가 기습적으로 남침을 시작했을 때도, 동쪽의 빨간 오랑캐 집단이 인민의 파도를 일으켰을 때도 우리는 그들을 철저히 짓밟았습니다!

이제 걱정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우리는 더 이상 외세에 의해 우리 민족의 고유성과 정통성을 침해받지 않게 되었습니다! 우리 한민족의 단결력과 충성심, 그리고 굳건한 정신력에 의해 오늘날에 이르러서야 저희는 세계의 중심이 되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오랑캐가 무너졌을 때 전세계는 이를 재앙의 시작이라고 말했으나 우리는 이를 기회였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대한 국민 여러분, 우리는 이전에 한민족을 장님으로 만들어 혼란과 선동으로 파국의 끝으로 이끌었던 길을 다시는 밝지 않을 것이며, 영원히 그럴 일은 없습니다. ''

1분에 가까운 시간동안 이 한의 격양된 목소리에 열광한 관중들이 그를 향해 박수를 치며 환호했다. 어떤 이는 눈물을 흘리거나, 어떤 이는 그에게 경례를, 또 어떤 이는 태극 문양이 그려진 깃발을 흔들었다. 허나 이들의 공통된 점은 이 한 처럼 격양된 상태라는 거다.

경제가 붕괴되고 곳곳에서 폭동이 일어나며 정부에 대한 불신이 극에 달했던 대한민국을 세계의 중심으로 만들었던 그였기에 당연한 반응이었다.

'' 시대가 변하고 있습니다! 저와 대표자들은 전 정부와는 다르게 가장 먼저 국민들을 위해 희생할 것을 엄숙히 맹세합니다! 여러분들은 납득할 수 없는 이유로 희생과 선택을 강요당하지 않을 것이며, 더 이상 부패의 얼룩이 우리의 아름다운 국가를 더럽히게 두지 않을 겁니다. ''

그의 말 한 마디에 청중들은 크게 환호했다. 

'' 따라서 오늘부로 우리나라는 국가사회주의 국가가 되었음을 선포함과 동시에 대한민국이라는 국호를 버릴 것입니다. ''

그리고 지금 이 순간 대한의 국민으로서 역사적 장면 중의 하나를 같이 동반하게 되었으니 연설이 끝나갈 때까지 청중들은 점점 열광했다.

'' 바야흐로 우린 태평양 너머의 미국이 주도하는 구 질서에서 벗어나 대한제국으로서 신질서를 선언하리! ''

그리고 오늘, 서울에서 한 마리의 검푸른 호랑이가 탄생했다. 연설무대 근처에 배치된 카메라들이 이 순간을 촬영했고, 이를 지켜본 대한의 국민들의 환호 소리가 하늘을 향해 울려퍼졌다.

'' 이제 독재자를 위한 국가는 없습니다! 이제 국가를 위한 국민만이 있을 뿐입니다! ''


와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 대한제국 만세! 대한제국에 영원한 영광을! ''


2036년 10월 12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이 한의 광화문 연설과 함께 대한제국이 선포되었다.

제국이 부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