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지자."



소녀가 내게 그리 말했을 때 하늘에는 수없이 놓아진 별들이 태양을 대신하고 있었다. 내게 있어 소녀는 별이었을테고, 텅 빈 하늘을 채워주는 별이 아니었을까?


그러니까, 이름모를 별이란 말이다.


하나밖에 없을 달이 아닌 수없이 많은 별들 중 하나. 이름조차 모르고, 그냥 반짝인다는 사실만 알고있는 별인데, 도대체 왜 내게 헤어지자 말했는지 도저히 알 수 없었다.



"그…"


"그러게 나한테 잘해줬어야지."



누구냐고 물으려하는데, 소녀가 말을 끊으며 대답했다. 소녀의 대답에 생각했다. 반짝이는 푸른 눈동자나 오똑한 코, 하얗게 물들인 머리색 그보다도 자신감으로 물들어 있는 표정.



"같이 등교…"



예쁘기는 하다는 것. 누군가에겐 별같은 존재라는 게 분명해 보이지만, 그냥 별똥별이나 되어버렸으면 좋겠다고 그리 생각했다. 심상에 잠겨있을 때 동안에도 소녀는 요구사항을 읊으며 곁에서 떨어지지 않고 있었으니까.



"머리도 쓰다듬어줘…"


"헤어져 드리면 되는거죠?"


"응뭐!?"



그래서 소녀의 말을 끊고, 헤어져주면 되냐고 물었다. 어째서인지 내게 헤어지자 고했던 소녀는 예쁜 얼굴을 경악으로 물들이며 손끝을 뻗어 나를 잡아당겼다. 이제는 앙다물린 소녀의 다홍색 입술이 뭐랄까. 탐스러워 보였다.



"아, 차여 드려야 하는건가요?"


"그래! 내가 차는거고, 너는 차이는 거야. 알겠어! 이 바보 멍충아!"



흥분한 소녀에게서 튀어나온 아밀레이스가 얼굴에 묻었고, 마치 초신성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분명 이유야 있을테지만, 나로서는 모르는 이유로 터져버렸으니. 



"내가 더러워!?"


"침이 더러운거죠."



또한, 아무리 예쁜 소녀라도 침냄새까지 예쁘게 느껴지진 않았다. 그렇기에 주머니에서 손수건을 꺼내들어 얼굴을 닦아냈다.



"아니잖아, 내가 더러운 거잖아!"


"그보다 침 질질 흘리지 마요."



이젠 침까지 질질흘리며 말하고 있는 소녀를 보고있자니 왜인지 처량해보이기도 하고, 예전에 키웠던 치와와가 생각나 손수건을 그녀의 입술로 가져갈 수밖에 없었고



"읍… 뭣 뭐하는 거야! 말하고 있잖아!"



침을 닦인 탓인지 소녀의 뺨은 져가는 노을처럼 주황으로 물들어 목소리와 달리 부끄러워 한다는 사실을 넌지시 알려주고 있었다.


그보다 도대체 소녀는 누구고, 나는 어째서 이러고 있는지 아무나 알려주었으면 좋겠다. 아니, 누가 이런 글좀 써줬으면 너무 좋겠다. 


써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