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


깨진 창문사이로 들어오는 달빛만이 한켠에 존재하는 폐허속 . 온몸에 자상이 가득한 여인에게 다가가 나는 물어보았다.


"지금 고용하시면 무료로 깔끔하게 시체를 닦아 안전한 관속에 들어가실 수 있게 해드립니다! 이것만 해드리면 섭섭하죠! 죽은 다음에 자신의 시체가 언데드가 되어서 돌아다니다가 두번 죽기 싫으신가요? 성수와 성법으로 마감하기 때문에 언데드가 되실 걱정도 없으십니다! 그리고 또..."

"뭐야... 이 미친놈은... 읇!"

-쿨럭!


달빛에 기대어 숨을 쉬고 있던 여성이 갑자기 피를 토하기 시작했다. 


"어떻게 하시겠어요?"

"흐으....흐으... 시발... 죽을때 되서 이딴 미친놈이나 만나다니..."

"다 나쁘게 사셨으니까 그런거에요~"


내가 미소지으며 놀리듯 말하자 죽어가던 여인은 날 째려보기 시작했다.


"씨발... 내가... 어떤 각오로... 이딴짓을 한지도 모르면서...!"

"그럼 알려주시죠."

"허?"

"가시는길 이야기나 좀 풀어봅시다. 아무도 기억해주지 않는체로 쓸쓸하게 죽어서 퇴장하실 겁니까?"

"..."

"저라도 기억해 드리죠. 말해봐요."


여인은 별 미친놈을 보듯이 날 노려보다가 한숨을 내쉬고는 될대로 되라는 식의 표정을 지으며 자신의 인생을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악당이 된 계기부터 성장배경, 악행을 저지르면서도 가끔 행했던 선행, 마지막으로 죽기전에 일어났던 일들도. 나는 맞장구를 치며 이야기를 들어주었다.


***


"후우... 후우..."

"꽤 사연있는 인생을 사셨군요."

"크...흐흐... 그런가...?"


사연이 없는, 과거가 없는 사람이 어디있겠는가. 누군가를 노리던 악당도 결국에는 과거가 있고 평범한 삶을 산적도 있는 사람이였다. 


세상이, 운명이 이 여인을 악당으로 내몰지만 않았어도 평범하게 삶을 살며 모두에게 기억되며 안식을 가졌을 인간이다.


세상이 이 악당을 잊게 할려고 한다.


그렇기에 나는 물었다.


-당신의 인생의 마지막을 제가 걷어가도 되겠습니까?


"흐... 흐흐... 미친놈... 이런 나쁜년의... 마지막을 장식하는게 뭐가 좋다고..."


여인은 몸을 떨며 웃다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조용히 여인의 차가운 손을 잡으며 옆을 지켰다.


그녀의 마지막을 함께 해주는 사람이 여기 있다고.


여인의 숨이 점점 멎어갈때즘 나는 마지막으로 입을 열었다.


"그래도 가시는길 외롭지는 않으시죠?"

".. 그래..."


점점 여인의 목소리가 작아지며 마지막 한마디를 쥐어짜듯 내뱉었다.


"너... 손... 따뜻하네..."


그렇게 한 에피소드를 이끌어가던 악당의 숨이 초라한 폐허속 달빛아래 부스러졌다.


-띠링!

[능력 상속의 허가를 받아내셨습니다!]


안녕히 가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