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창 조금 암울한 분위기의 로그라이크 게임에 빠져있었을 때.

 기괴한 분위기의 탑을 올라가는 게임 속 아무 능력 없는 주인공을 이끌어주는 NPC가 된 꿈을 꿈.

 게임 난이도가 헬이고 갑툭튀한 사람들이 핏발 선 눈으로 주인공을 죽이려하는데, 내가 주인공을 이끌어주는데다가 여러 함정까지 맞닥뜨려 죽음.
 말만 이끌어주는거지 설정상 그럴 뿐 나도 처음이었으니까.

 그런 나를 배려하듯 앞서나가는 또다른 동물 NPC가 있었음.
 날렵한 셰퍼드였는데 아마 주인공이 이 개를 찾다가 탑으로 들어온거 같았음.

 이 개가 이상한게 내개 빙의자인걸 알고있음.
 게다가 난 루시드 드림을 할줄 암.
 왜냐면 이상하게 세계가 내 뜻대로 움직이면 항상 꿈이었거든.

 어쨌든 꿈인 것도 알겠다, 나를 이끌어주던 개가 이상할 정도로 많은 걸 아니까 기분이 묘한거임.
 암만봐도 마지막에 최종 흑막일 느낌?

 그걸 느끼자마자 함정에 걸려 죽고 살아난 상황이었고, 난 꿈인것도 알겠다 몸도 불사겠다 꿈 속이기에 느껴지는 미묘하게 불안정한 생생함을 즐기기로 함.

 그렇게 온몸을 던져가며-정확히는 함정에 걸려 죽어가며 주인공을 셰퍼드의 말대로 인도하고 있었는데.
 성인 남자가 양손을 벌린 것보다 조금 큰 정도의, 작은 탑에 있는 회전계단을 통해 위로 올라가던 중.

 함정으로 문 열고 갑툭튀한 괴이한 아저씨가 휘두르는-순간만 무섭고 그 후엔 기분만 나쁜 돌돌 만 종이 뭉치에 계속 얻어맞다  꿈에서 깸.

 엔딩이 궁금했는데 아쉽더라.